『붕괴:스타레일』 여행기 2일차. 2일차라고 적기는 했지만 플레이 타임은 48시간이 채 되지 않고 엄밀히 따지면 2일차도
아니다. 왜냐하면 수일간 잠들기 1시간 전쯤에 틈틈히 진행했기 때문. 지난 번 5성 캐릭터 뽑기에서 빌어먹을 남자 새끼
뽑아서 극심한 현타가 왔었는데 와중에 유일무이한 힐러인 '나타샤'는 성격 자체가 극심한 개노잼인데다가 꼬라지 역시
마음에 들지 않았다. 다른 게임이었다면 그냥 다른 힐러 썼겠지만 여기에서는 강제되다시피하여 짜증이 치밀었다.
'삼포'는 이야기 진행하다보니 능글맞고 재치있는 게 은근 보는 맛이 있어서 채용했고 삼칠이는 애교 보는 게 재미있어
계속 키웠었는데 후반부에는 결국 메인 임무조차 따라가는 게 버겁다는 게 느껴져서 주인공 개척자를 넣었다.
아무튼 앞뒤 꽉 막혀서 곱창이었으면 존맛탱이었을 거 같은 스바로그와 대면을 앞두고 있는 상황. 저기에서 저 망할놈의
로봇에게 대가리가 수도 없이 깨진 끝에 현타 와서 눈물로 베개를 적시며 게임을 끄고 잠들었던 과거의 기억에 내키지가
않는 발걸음을 옮길 수밖에 없었다. 한낱 기계따위한테 무릎을 꿇게 되다니 이처럼 비통한 일이 또 있단 말인가.
처음 게임 시작하기 앞서 여러가지 정보를 찾아보았을 땐 '클라라'가 너무 귀여워서 부모된 마음으로 꼭 육성하리라 했는데
실제로 마주해보니 바로 고아원에 보내버리고 싶어질 정도였다. 애교도 없고 재미도 없고 게다가 행동도 굼떠. 얘가 중재만
잘해줬으면 내가 저 스바로그라는 고철 덩어리한테 쳐맞을 일이 있기나 했을까?
내심 주인공 일행이 사망하고 '평화로운 일상'을 되찾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눈앞에서 당당히 섬멸하겠노라고
선언하는 스바로그를 저지하는 움직임이 심심하다. 박쥐 같은 녀석.
또 다시 스바로그에게 뚝배기 깨지고 설원 어딘가에 조용히 묻혀버리기 일보 직전 나타샤와 삼포가 도와주러 왔는데
까놓고 말하자면 둘이 온다고 해서 전투 양상이 바뀌는 일은 없었다. 도대체 뭐하러 온 건지 모르겠군. 회복시켜주지
않고 추가적으로 공격해주지도 않고 그냥 와줬다 뿐이군. 그럴 거면 저 멀리 동방의 교회에서 눈 감고 기도나 해주지
그랬냐.
정말 문자 그대로 뒤에 있기만 한 거 같아서 스바로그를 A/S (물리) 해주는 내내 도대체 얘네 뭐하나 싶었다.
이미 내가 스바로그에게 6번 정도 쳐맞고 인간이 맞았나 싶을 정도로 쪼개져서 땅바닥 위에 흩뿌려지는 건 두 눈 뜨고
지켜봤으면서 막상 생명체도 아닌 스바로그를 분리수거 폐품함에 쳐박아주려고 하니까 눈 부릅뜨고 달려와서 막는 거
보니까 울화통이 치밀더군.
만약에 내가 개척자였다면 그대로 클라라 옆으로 밀쳐두고 고장난 고철덩어리를 곱게 접어서 음료수 캔으로 재활용을
시켜준 다음 클라라도 내가 당했던 것처럼 고철 분쇄기에 던져버렸을 거다. 너가 눈 부릅뜨고 쳐다보면 뭐할 건데ㅋㅋ
스바로그 박살내면 그 다음 박살나는 건 너니까 조용히 차례를 기다리고 있으렴. 내가 여자라고 봐줄 거 같냐?
이건 그냥 솔직히 히메코 누나에게서 눈길을 뗄 수가 없어서 사진 찍었다. 나보다 몇살 연하지만 예쁘면 전부 누나다.
어쨌든 스바로그를 폐품 수거함에 넣어준 후 유유히 우주정거장에 돌아와 이런저런 임무를 진행했다. 아스타의 흑막
분위기 가득한 임무를 진행했는데 사실 아스타를 키우지 않았지만 키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캐릭터의 매력이
충만했다.
개인적으로 흑인이 길 가다가 총에 맞는 일에 특별히 이름까지 갖다붙일 일인가 생각할 정도로 인종차별주의가 극심한
나로서는 '아스타'의 애완 인간 '아를란'을 고운 시선으로 바라볼 수 없었지만 이번 임무를 진행하고 난 후 둘의 관계를
귀여운 한쌍의 연인을 바라보는 노부부의 마음으로 볼 수 있게 되었다. 너무 귀여워!
그리고 7일간의 출석 이벤트 도장을 드디어 다 찍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당 포스팅의 제목은 '2일차'다. 왜인지는
묻지 말라고. 참고로 5성은 '연경' 이후 구경도 못해보았다.
지하 동네를 섭렵한 이후 윗동네에 올라가서 깽판을 치는데 '서벌'이 너무 예쁘고 매력적이어서 호감도가 대폭
증가했다. 약해서 키우려다가 바로 버렸었는데 다시 키워야 하나 진지하게 고민하게 만들 정도였다. 특히 나이
마흔살 가까이 먹고 머리 염색하고 노래 부르며 "반항, 동요, 타락" 같은 대사 운운하는 모습이 꽤 봐줄만 했다.
철딱서니 없는 모습에서 뭔가 동질감도 느껴지더군. 뭔가 와닿아서 나도 상태 메세지를 변경해주었다.
어떻게 사람 이름이 -던-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보아하니 '서벌'을 좋아하는 거 같던데 BSS 느낌이 낭낭해서 보니까 고간에 신호가 오더군. 너랑만 안 잤고 다른 남자랑
숱하게 잠자리 가졌는데 못가져서 억울하지 않냐고 골려주기 딱 좋은 대상처럼 보였다. 이게 바로 꼴림이지.
이렇게 생긴 여사친이 부탁하는데 어떻게 안 들어주고 베기겠냐고 싶었는데 만만하게 생각했던 '던'이 꽤 강단이 있는
남자라서 조금은 다시 보게 되었다. 『붕괴:스타레일』이 아직까지 흥미로웠던 이유는 명백하게 악당이 없다는 부분이다.
나처럼 성격 뒤틀려서 그냥 모두 고통 받았으면 좋겠다며 괴랄한 짓거리 벌이는 인물은 없고 모두 저마다 이유가 있다.
저마다 소신이 있단 말이지.
삼칠이가 너무 귀여워서 사진 찍었다. 어떻게 이렇게 캐릭터랑 딱 맞는 성우를 기용했담. 약간 철 안 든 여중생이랑
떠드는 거 같이 통통 튀는 매력이 있다. 가끔 꿀밤 한대 쥐어박고 싶어지는데 그건 아마 귀여운 강아지를 보았을 때
너무나 귀여워서 물어뜯어 죽이고 싶어지는 욕구가 샘솟는 이치와 같을 거다.
꽤나 맛있어 보이는 여성형 적대자가 나타났는데 개인적으로 『마비노기』처럼 조련 기술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가 없더군. 키우고 싶은 외형이었다. 사로잡아서 죽인 만큼 낳게 만들고 싶었다.
삼칠이가 귀여워서 나도 모르게 또 사진을 찍어버렸다.
삼포가 서 있는 자세가 기묘하게 '기둥 속 사내' 같았는데 이게 또 보는 맛이 있다. 지속 데미지도 상당히 매력적이고
아마도 계속 키우게 되지 않을까 싶기는 개뿔 마음만 같아서는 곧바로 삼포 갖다버리고 '서벌' 키우고 싶다.
나는 이런 장면이나 대사가 참 뭉클하더라. 『Fate stay night』에서 '베디비어'가 세이버에게 남긴 작별 인사가
연상되었다.
'던' 이녀석 왠지 '서벌'한테 관심 있어서 수작 부리려는 거 같은데. 아무튼 임무는 귀찮아서 진행하지 않았다.
혹시 모르니까 한번 진행이나 해볼까 싶군.
그 이외에는 컷씬을 구경했다. 참 좁아터진 세계야. '브로냐'에게는 큰 관심 없고, 마찬가지로 세상 돌아가는 일따위
관심 없다는듯이 음료수 마시고 있는 삼칠이가 귀여워서 찍었다. 관광의 즐거움은 맛난 음식을 먹었을 때 배가 되지.
즐길 줄 아는 녀석이라니까.
소소하게 열차팀의 일상적인 면모를 볼 수 있었는데 어디에서든지 통통 튀는 발랄한 삼칠이를 보고 있으니 저절로
아빠 미소가 지어지더라. 약간 제멋대로인 구석도 있고 반항적인 면도 있으면서 자기 뜻을 고집하는 게 딱 그 나이
여자 아이 같았다. 솔직히 예쁘니까 모든 게 용서되긴 해.
그리고 '단항' 얼른 죽었으면 좋겠다. 얼굴을 비출 때마다 재미없어. 요즘은 『붕괴:스타레일』을 실행하면 30분만에
꿈나라에 곯아떨어지곤 하는데 아마 그 지분의 대다수는 아마 틀딱 '웰트', 진지충 '단항'이 큰 지분을 차지할 거다.
도통 극의 전개를 지켜볼 수가 없을 지경이라니까. 몇발자국 못나아가고 잠들기 일쑤다.
요즘 가장 최근 빡친 일은 '경원'이 출시되었는데 원래 사내 새끼는 안 뽑는 주의지만 소환수 다루는 컨셉인 부분이
마음에 들어서 뽑아보려고 했지만 장렬히 산화해서 무일푼이 되어버렸다는 점이다. 그후로 게임을 안 킨 것 같은데
누가 칼 들고 게임하라고 협박한 거 아니니까 하고 싶은 마음이 강렬히 들었을 때 이어서 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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