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DEA28 [콘문학] 말린 멀린 모듬 볶음 어둠의 장막이 드리운 창밖으로 냉기를 막고 있는 이 투명한 창 밖이 그저 암갈색 벽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듯세찬 눈발이 희끗희끗 모습을 드러내며 분주하게 창을 두드린다. 철충의 군세가 보이는 기세를 한파가 꺾는 게가능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온 세상을 집어삼킬듯 쏟아지기 시작하는 폭설과 함께 오르카호의 대원들은 잠시나마 짧은 평화를 만끽할 수 있었다. 걱정 마시오.폭설로 인해 고립된 아군에 대한 구조 작전은 교대를 통해 주야 구분 없이 진행 중이오. 또한 구조대에 대한 보급 역시 끊이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를 기울이고 있소. 특별 편성된 구조대뿐만 아니라 자원봉사단도 열심히 활약중이라고 하더군. 사령관은 현장에 투입된 인원들에게 뿌려진 '상점'을 어떻게 회수할지를 더 걱정해야 할지도 모르겠어.. 2024. 12. 24. 마키나의 광역최면 : 오르카 고등학교편_1교시:국사 자, 여러분. 집중해주세요. 오늘 새로운 친구가 전학을 왔어요. 어, 음.. 흠흠. 안녕하세요. 처음 뵙겠습니다. 오르카호의 사령관이라고 합니다. 앞으로 잘 부탁 드립니다! 그러면... 이제 자리를.. 선생님~ 여기요~ 제 옆자리 비었어요~ 아, 그러면.... 천아 옆에 앉을래? 네, 선생님. 사령관은 마키나에게 꾸벅 목례하고 천천히 학급 친구들과 한명 한명씩 눈을 맞추면서 천아의 옆 빈 좌석으로 향했다. 의자를 당기고 부자연스럽지 않게 착석한 뒤 천아에게 조용히 인삿말을 건네려 고개를 돌리자 천아가 먼저 말을 걸었다. 성이 '사' 씨고 이름이 '령관'이야? ㅋㅋㅋ 뭔가 어감 이상한데 그냥 앞으론 핫팩이라고 부를게~? 어? 어, 응... 사람을 가리켜 물건으로 지칭하는 것은 예의에 어긋나는 행위이지 않나.. 2023. 5. 6. 우당탕탕 사라카엘 집필기.context ..흠흠. 사라카엘이 목을 가다듬었다. 『사라카엘이 가로되 빛이여 아직 기후가 냉랭하니 내 어찌 하오리까 동장군의 매서운 날끝에 어린 양이 떨고 있나이다 하니 빛께서 이르시되 내게 안기라 이에 사라카엘이 빛의 품에 안기니 곧 전신에 온기가 느껴지더라』 ... 계속 해봐. 『사라카엘이 가로되 여기 황야에 계속 머무르나이까 아니면 사방이 벽으로 차폐된 방으로 떠나리이까 하니 빛께서 떠날 채비를 하라 이르시고...』 크윽... 이 이상은 부끄러워서 읽을 수가 없다! ... 어느 부분이? 수치라는 감정이 메마른 것인가? 향후 이 몸과 구원자가 아무도 방해할 수 없는 둘뿐인 공간에 당도하여 무슨 일이 벌어질지는 너무나도 당연한 흐름이 아닌가! 글쎄? 처녀 수태라도 하는 거 아닌가? 처녀는 아니다만.. 뭐라고? 에.. 2023. 4. 10. 개와 늑대의 유전적 차이는 0.04% 미만이다.context 사령관실에 업무 이외 방문 절차는 까다로운 편이지만 그럼에도 누구에게나 열린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개인명으로 단체를 신청할 수 있고 때로는 업무 성과, 포상 또는 특수한 경우를 대며 다른 대원이 사령관실을 이용중일 때도 들어올 수 있다. 듣고 있어, 핫팩? 응. 그러니까... 바르그가 요새 이상 행동을 보이고 있다는 거지? 걔가 원래 정상은 아니긴 했는데, 요근래 점점 심해지고 있는 것 같아서. 핫팩은 뭐.... 일단은 알아둬야 하지 않을까? 싶어서 알려주러 온 거야. 우리, 아, 아니. 나랑 장화랑 셋이 떠들 때를 제외하면 항상 이어폰으로 어떤 음성을 듣고 있는데 죄다 사령관 목소리 모음집이라는 제목의 파일이고 게다가 잘 때는 사령관 ASMR을 들으면서.. 2023. 4. 5. 이전 1 2 3 4 ··· 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