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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nyReview/▶ About Anything

초고-급 안전화 지벤 ZB-207 한달 사용 후기

by 레블리첸 2020. 9. 6.

 

 

드디어 거지발싸개 같은 안전화에서 탈출하신 겁니까?

진흙밭에서 마대자루를 옮기던 어느날 원래 사용하고 있던 안전화가 드디어 수명이 다했음을 느꼈다.

몇번의 기름 샤워와 철근까지도 버텨주었던 녀석인데 내부까지 몇번 쫄딱 젖었더니 그이후로 더이상

안전화로서의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제발 죽여줘..."라고 호소하는 듯해서 그만 작별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먹고 살기 위해서는 출근을 해야 하니 대체할만한 안전화를 구매해야 하지 않겠는가? 적당한

안전화를 하나 사야겠다고 생각하고 네이버 쇼핑을 뒤적거리던 중 '방수'가 되고 '멋지구리한 외관'과

결정적으로 '통풍이 잘되는 메쉬 소재'를 키워드로 검색하다가 발견한 것이 지벤 사의 ZB-207이라는

제품이었다.

10만원에 달하는 거금이라 조금 망설여지긴 했지만 "비싼 건 반드시 그 제값을 한다"는 것이 몇번의

경험이 교훈이 되어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생각하고 과감히 질러버리기로 했다. 사은품으로 양말을

제공해주시는데, 마침 각반이 없어서 혹시 각반으로 대체 가능하냐고 넌지시 요청을 했더니 흔쾌히

교체해주셨다. 그 각반도 한달 넘게 잘 사용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잘가~!

 

 

인터넷으로 신발을 사는 것에 대해 걱정이 많았으니 배송와서 신어보니 대만족이었다. 발볼의 폭도

적당하고 신발끈을 대체하는 신세대의 다이얼 방식은 딱 생각했던 것만큼 편리했다. 외관이 멋져서

신고 가도 공사판 간다고 딱히 생각도 안 들듯.

다이얼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자꾸 풀린다거나 현장에서 끈이 끊어지면 어떻게 하지 걱정을 많이

했는데 다이얼은 한번 작동하면 내가 직접 신발끈 묶는 것보다 제대로 조여줬고 무엇보다도 편하며

끈이 끊어지면 단돈 3천원(택배비 본인 부담)으로 A/S가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고 안심했다.

 

 

 

 

 

 

원래 안전화는 더러워져야 제맛이지

 

 

메쉬 소재라길래 바람이 솔솔 들어오고 경량화라길래 깃털처럼 가벼울 줄 알았는데 따뜻하고 묵직하다.

물 속에서 작업해야 하는 날에는 저번에 구매해둔 7만원짜리 안전장화를 착용하기 때문에 방수 효과를

100% 체감하는 건 어렵지만 담수 위를 이동할 때에도 양말이 젖지 않는 것을 보니 안심해도 될 것 같다.

안타까운 점은 발목 위를 덮어줄 정도로 발목이 긴 부츠형이 아니라서 허벅지 위까지 젖을 만큼 날씨가

궂을 경우 물기가 바지 밑단까지 내려와 결국 안전화 내부를 적시고 따라서 양말까지 젖고 마는 사태

벌어진다는 것이다. 그러는 와중에도 발코만은 여전히 건조하더라.

돌이켜 생각해보면 처음 회사로부터 안전화를 제공 받아 신고 산에 올랐을 때 발 뒤꿈치가 다 까졌었던

경험이 있었는데 지벤 ZB-207은 처음 사서 신자마자 공사 현장을 뛰었는데도 마치 오래 신었던 것처럼

전혀 부담이 없었고 발을 부드럽게 안아준 덕분에 착화감이 무척 안락했다. 묵직하다고는 했지만 다른

가죽 안전화에 비하면 확실히 가벼운 편이기도 하다. 바닥에 던졌을 때에 들리는 데시벨부터가 다르다.

그래선지 일상적으로 운동화 대신해서 신고 다니기에도 무리가 없을 정도라고 생각이 들더라.

 

 

 

 

놀랍게도 사용하고 2주일 정도 지나서 찍은 사진이다.

검은색이라서 먼지를 뒤집어쓰면 제대로 씻어내기가 힘들고 무척 티가 날 것 같아 걱정이 됐었는데

에어건과 워터건으로 세척하니 마치 방금 포장 상자에서 꺼내기라도 한듯 깨끗한 상태로 보여 매우

흡족했다.

무엇보다 메쉬 소재에다 통기성이 좋아선지 태풍의 영향으로 거의 2달 내내 비가 내린 탓에 습도가

미쳐돌아가던 2020년 8월 건조한 방안으로 가져와서 그 귀하신 몸을 책상 위에다 올려두고 에어컨

바람을 쐬게 해줬더니 하루만에 완전히 말랐다. 물론 신발을 식탁 겸 쓰고 있는 책상 위에 올린다는

상황이 무척 어색했지만 10만원 벌어오는 10만원짜리 밥줄이라고 생각했더니 납득되더라.

사용 만족도 : 10점 만점에 10점

 

아직 수리를 진행해본 적이 없어서 완벽한 후기는 못되겠지만 10만원 거금 밥값은 충분히 하고도

남았다. 당일 구매해서 신고 다녔더니 양발 새끼발가락이 까져서 피가 줄줄 흐르던 시장 바닥에서

구매한 3만원짜리 샌달과 더더욱 비교가 되더라. 처음 신었는데도 내부가 푹신푹신하고 방수까지

완벽에 가까울 정도이며 안전화로서의 기능도 충분히 수행하고 잘 마르기까지 한다.

구매한지 현 시점에서 1달이 경과했는데도 관리를 잘해줬더니 같이 작업 지시받은 반장님께서 내

신발을 보고는 새것이냐며 안타까운 시선을 보낼 정도로 관리하기도 편하다.

동 스펙에 조금 더 비싼 값을 주더라도 발목까지 덮어주는 대형 안전화가 출시된다면 망설임없이

구매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