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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nyReview/▶ About Ani thing

증말 갓ㅡㅁ겜입니다 골든 크레마 라스트오리진 콜라보 카페 견문록

by 레블리첸 2023. 6. 20.

 

 

 

 

 

 

가슴이 시켜서 하는 게임 『라스트 오리진』이 홍대 입구에 위치한 '골든 크레마'라고 하는 카페와 협업한다는 소식을 듣고

호기심이 동했다. 지난 토요일인 17일부터 24일인가까지 대략 일주일간 콜라보 카페 행사가 진행된다고 들은 나는 원래

이러한 행사에 눈곱만큼도 관심이 없었지만 QA Test Engineer로서 업계를 이해하고 고객의 고객을 감동시키는 요소가

무엇인지 파악하기 위해서라는 철저히 업무적인 목적을 가지고 친구와의 약속을 잡았다. 마음만 같아서는 콜라보 카페가

시작되는 당일 개점하자마자 달려가고 싶었지만 공교롭게도 당일에 CSTS Foundation Level 국가공인 자격증이 있어

참가할 수 없었다. 뼈 아픈 소식이지만 당일날 모든 상품이 품절되었다고 하더군. 하여간에 게임하는 놈들은 남은 안중에

없는 이기적인 종자들이라니까. 당일날에 상품을 죄다 가져가 버리면 나 같은 선량한 시민은 어쩌라고.

그래도 카페 가면 뭐라도 건질 수 있겠지 막연한 희망을 품고 카페로 향했다. 품절은 진짜여서 아무것도 못사고 간식이랑

잡동사니 정도만 건진 채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는 닫힌 결말이 기다리고 있었지만 말이다.

 

 

 

 

 

 

 

 

카페 입구가 워낙 조그마하고 숨겨져 있어서 건물을 두고 빙 돌아 겨우겨우 입구를 찾았다. 다행이라면 다행이라 해야 할지

어제 이미 모든 상품이 팔렸기 때문에 더이상의 인파는 없더라고. 선선한 날씨를 기대할만도 한 6월임에도 마치 8월이라도

되는 것처럼 맹렬하게 태양이 타오르고 있었고 인도에 아지랑이가 피어오를 지경이었기에 곧바로 건물 안으로 피신할 수는

있었지만 그렇다고 내부가 시원한 건 아니었다.

긴장해서 그렇게 느낀 건가.

 

 

 

 

 

 

 

 

 

 

좁은 복도 양옆으로 도저히 찍지 않고 참을 수 없는 수많은 축전이 보여서 염치 불구하고 올라가는 계단을 막고 사진을

마구 찍느라 정신이 없었다. 다행히 뒤에서 따라오는 사람은 없었던 거로 기억한다. 근데 워낙에 주변에 관심이 옅어서

있었는데도 인기척을 못느꼈던 걸수도 있고. 혹시 그랬다면 내가 미... 미.. 미련하게 기다리고 있지 말고 너도 찍던가!

일본 유명 작가들의 축전을 보니까 가슴이 다 웅장해지더라.

라스트 오리진 잘되게 해주세요.

 

 

 

 

 

 

 

 

 

또 하나 다행인 점은 카페 내부에 숭한 것들은 없었다는 거다. 하긴 풍기는 준수해야겠지. 다짜고짜 경찰이 들이닥치면 심히

곤란할테니 말야. 게임 자체가 어떤지 둘째치더라도 카페 내부 분위기 자체는 건전한 느낌이 낭낭했다. 그게 난 좀 아쉬웠어.

조금이라도 더 많은 살 면적을 보고 싶었는데.

 

 

 

 

 

 

 

 

 

 

아아.. 이정돈가.

너무 건전해서 내가 아는 그 게임 콜라보 카페가 맞나 싶긴 했지만 이건 이것대로 나쁘지 않았다. 게임 화면으로만 보았던

캐릭터를 등신대로 보니 확실히 압박감이 엄청나더군. 노출도가 아쉬웠지만 그렇다고 다 벗긴 채로 벽을 도배했다면 남이

봤을 때 단순히 음료만 파는 곳이 아니라는 착각을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었을테니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

개인적으로 '소완'의 2주년 기념 스킨이 마음에 들어서 곧잘 사용하고 있었는데 여기에서 보니까 또 반갑더라.

 

 

 

 

 

 

 

 

 

 

콜라보 카페라는 문화를 즐겨본 게 이번이 처음인데 전설에 따르면 특정 캐릭터를 본따 음식을 개발한다고 들었건만

아쉽게도 특별히 먹을만한 요리는 없었다. 친구는 엘븐 밀크 첨가 카페라떼를 주문했고 나는 레모네이드를 주문했다.

15시에 영화 『엘리멘탈』 예매했기 때문에 대략 1시간 정도는 자리를 지키고 있어야 하는 관계로 주변의 시선을 피할

요량으로 허니브레드랑 와플 아이스크림까지 추가로 주문했는데 특히 와플 아이스크림이 맛있었다.

기억에 따르면 분명히 음식 사진도 찍었던 거 같은데 지금 뒤늦게 사진첩 확인하니 죄다 부채 앞뒷면 찍은 게 전부네.

상당히 맛있었다. 단 것만 먹어서 조금 힘들긴 했지만. 이래도 되는 건가 싶었지만 자리에 짐을 두고 곧바로 4층으로

올라갔다. 자꾸 헷갈리는데 일단 주문 받은 곳이 2층이고 3층에서 커피 마시고 아마 4층에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것 같더라고.

 

 

 

 

 

 

 

 

'그 라스트 오리진' 콜라보 카페라서 숭한 복장의 처자들로 가득할 거라 생각했던 친구가 꽤나 의외라는 듯한 표정을

하는 것을 보며 조금은 의기양양해져 들뜰 수밖에 없었다. 누가 봐도 상당히 조신하고 세련된 복장인 '데이트 공모전'

스킨들이 주를 이루고 있었던 건 신의 한수 같았다.

개인적으로 특히 '스파토이아' 스킨이 복장은 예쁘다고는 생각했었는데 이렇게 등신대로 다시 보니까 가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데이트 공모전 이벤트 때 나온 스킨들은 대부분 중파가 없기 때문에 그다지 끌리지는 않아 안 샀다.

그렇지만 진짜 내 여자 친구가 충분히 입어줄만한 복장이라는 점을 새삼 생각하니 참 야하더라.

 

 

 

 

 

 

 

그나마 친구를 주춤하게 만든 건 딱 이정도였던 거 같은데 다만 개인적으로는 다소 심심한 복장이라고 생각했었다.

겨드랑이 부분이라던가 허벅지라던가 세세하게 뜯어 보면 맛있는 요소가 숨겨져있지만 소고기로 따지자면 육즙이

부족하다고 평가할 수 있을 정도다. 무엇보다 너무 어린 인상이잖아. 물론 몸매는 안 그렇지만 말이지.

아무튼 QA Test Engineer로서 평가하자면 개발자는 이용자의 욕망이 아닌 욕구를 사회 규범 선상에서 적절하게

충족시켜주고 있음을 알 수 있었고, 또한 방문자를 최대한 배려하여 따뜻한 고객 사랑이 묻어나는 것 같았다. 만약

내가 이번 행사 담당자였다면 대뜸 중파 상태 스킨을 창문에 덕지덕지 발라두지 않았을까.

 

 

 

 

 

 

 

그밖에도 다양한 볼거리들이 전시되어 있어서 여기저기 기웃거리는 내내 심심하지 않았다. 도대체 왜 안 파는 거냐.

닥치고 내 돈을 가져가란 말이야. 다만 창가쪽에 전시되어 있는 작품의 경우 역광을 받아 사진 상태가 썩 안 좋았다.

거 내 시간 내고 찍고 싶은 사진 찍을 수도 있지 자꾸만 시선이 느껴져서 마음에 흡족한 사진을 남길 수가 없었다는

부분은 계속 안타까웠다. 이렇게 된 이상 한번 더 가는 수밖에 없겠네.

 

 

 

 

 

 

 

 

단순히 내가 못보았던 건지 눈에 익지 않은 그림도 많이 보여서 더 각별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최근 모 이벤트에서

성우를 활용해 몇몇 곡을 발표했었는데 이것을 정식 앨범처럼 제작한 것을 보니까 사지 않았던 스킨도 마렵더라고.

특히 '히루메'의 노래랑 '페로'의 노래는 친구랑 같이 살던 때 종종 샤워하면서 틀었던 곡이라 친구가 치를 떠는 게

나름대로 볼만했다. 뀨뀨!

 

 

 

 

 

 

 

 

탁자에는 이번에 새로 출시된 '멀린'의 새 스킨이 장식되어 있었는데 이 위에 쟁반 올리기 참 아깝다는 생각마저 들

지경이었다. 친구가 음식물을 위에 떨어뜨렸었는데 보는 내가 다 아깝다는 생각에 곧바로 휴지로 닦아내었다. 절대

구매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전히 역광이 참으로 아쉽다. 한달 정도 했으면 좋았으련만. 그나저나 동호인 모임에서 전해 듣기로는 일반인 구역과

오타쿠 구역이 구분되어 있었다는데 그게 도대체 무슨 말일까. 4층은 완전히 상품 판매만 위한 곳인 줄 알았는데 사실

4층에서 식사를 해도 괜찮았던 갈까? 사람 많은 거 불편했는데 4층 올라가서 먹었으면 좋았을걸.

 

 

 

 

 

 

 

 

 

정말 사고 싶었던 건 마그네틱 뭐시기랑 아크릴 스탠드였는데 닫힌 결말대로 결국 전부 품절 상태였기 때문에 눈물을

머금고 그림에 떡을 구경만 하는 수밖에 없었다. 내 삭막한 사무실 자리를 꾸밀 수 있는 모처럼의 기회였는데 그 망할

선발대가 가게를 초토화시켜서 나의 즐거움을 짓밟았다.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

 

 

 

 

 

 

 

 

 

 

하여간에 분노를 억누르고 친구와 함께 영화를 보러 갔다가 라멘까지 먹고 해산했다. 베이컨 오코노미야끼인가 뭔가가

맛있어 보이길래 구매해서 간식으로 먹어보았는데 맛대가리 없는 실패한 계란빵에 타코야끼 소스 뿌린 느낌이라 바로

딸기 생과일 음료로 입가심했던 기억이 난다. 그나마 영화는 재미있어서 다행이었네.

콜라보 카페 난생 처음 가본 거였는데 꽤나 즐거운 추억으로 남을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