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성인웹툰 대표주자 '탑툰'에서 새로운 신작 『찐』을 공개했다. 내용의 줄거리는 '26' 글작가가 맡고 작화는
'영묘'라는 화가가 맡았으며 여타 작품들과 달리 출시와 동시에 9화까지 공개되었고 이미 Thumbnail이나 대사를
통해 달달한 연애물과는 달리하며 독자들의 심장을 쥐락펴락할 매콤한 장르라는 것을 유추할 수 있어 탑툰 구독자
모임에서 상당히 이목을 끌었다.
연인을 빼앗기거나 호감이 생긴 상대를 다른 수컷이 취하는 것을 그들만의 전문 용어로 NTR 및 BSS라 칭하는데
대게 이것들을 매운 맛이라고 한다면 한 명의 남자가 여러 여성과 교감하며 이 한 남자를 두고 여성이 서로 싸우는
하렘물과 캣파이트 내용이 주를 이루는 내용을 순애물로 가리키며 순한 맛이라고 하자. 오늘날 탑툰에서 인기있는
작품은 대부분 순한 맛을 자랑하고 있다. 잘 팔리기 때문이다.
순한 맛은 대리만족감과 마치 독자 본인이 사랑받는 느낌을 주기에 연애하고 싶은 욕구를 불러일으킨다. 더불어서
내용이 가볍고 통통 튀기 때문에 재미까지 덤으로 준다. 하지만 매운 맛은 심장이 자가 발전하게 만드는 순한 맛과
달리 외부적인 요인으로 독자의 심장을 쥐락펴락하는 내용이 주를 이루며 대게 무겁고 정신적인 피로를 동반한다.
주인공 남성은 한없이 무력한 존재이며 연인 내지는 마음에 둔 이성을 빼앗는 존재는 때로는 사회적인 악, 상대도
되지 못할 수준의 알파 메일로서 등장하기 때문에 작품을 읽으며 주인공에게 동화되는 독자들까지 덩달아 내상을
입기 마련이다.
잘 만들면 PTSD 트라우마의 수준으로 기억에 단단히 각인되어 쉽사리 잊혀지지 않을 작품이 되겠지만 못만들면
그만큼 작가 본인의 이름에 먹칠을 하게 되는 양날의 검과 같은 작품. 하지만 일본에서는 단행본 형식으로 작품을
투고하기 때문에 작품 자체의 호흡이 짧아 빠르게 치고 빠지는 매운맛 작품이 인기를 끌 수 있는 반면 우리나라의
떡툰은 대게 장편으로 연재하므로 남자 주인공의 답답한 행동이나 여자 주인공을 빼앗기는 이른바 고구마 구간이
필연적으로 길어지는 만큼 이러한 먹먹함이 독자들이 탈주하게 만드는 요소가 되어 인기를 끌기 어려웠다.
일진물과 성인 웹툰의 환상적인 콜라보레이션!
이정도 맵기는 어떠세요?
요근래 대한민국 웹툰을 주름잡는 만화 장르는 학교 일진들이 판치는 '일진물'이다. 여기에다 NTR과 BSS가
가미되는 것은 어찌 보면 왕도적인 내용이라고 볼 수 있겠다. 미성년자들이 법 무서운줄 모르는 하룻강아지와
같이 일탈을 저지르며 무고한 시민이나 학우들에게 폐를 끼치고 때로는 회복하지 못할 피해를 주는 모습은 악
그 자체라고밖에 표현할 길이 없는 수준인데 주인공은 여기에 말도 안 되는 이유로 휘말린다.
일진들에게 휘둘리는 남자 주인공. 더군다나 독자는 당연히 남자 주인공의 시점으로 해당 작품을 읽게 되면서
점차 그와 동기화되고 작품에 몰입하게 되기 때문애 고구마 구간에서 특히 답답함을 느끼게 되는데 이게 무려
성인 만화에서 진행되는 이야기다. 2D 인권과 미성년자 보호에 그 어느 나라보다 열과 성을 다하고 기울이고
있는 우리나라이기 때문에 직접적인 묘사는 없겠지만 극중의 인물이 상처받는 이야기는 동시에 독자들에게도
큰 상처가 되기 마련이다.
게다가 사이버 성 범죄는 초등학생조차 가능한 그 피해 대상이 될 수 있고 그 여파는 범국가적이며 50년까지
우스울 정도로 지독하게 피해자를 괴롭히며 그 여파로 피해자 당사자는 목숨까지 잃을 수도 있기에 다루기가
어려운데 성인 만화의 특성상 여러 한계를 손쉽게 도약하여 작품의 맵기는 상상 이상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참교육이 등장하면 어떻게 될까?
와! 일진참교육물 아시는구나!
주인공 겁/나/셉/니/다
자신을 극심한 따돌림과 괴롭힘으로 지켜주던 학급 반장이 일진 무리들에 의해 유린 당하고 그 굴레를 벗어나지
못할 것만 같던 주인공은 모종의 이유로 어떤 조직에 의해 훈련 받은 후 특수한 약물까지 주입 받아 초인이 된다.
무려 2화만에 고구마 구간이 끝나고 통칭 주인공이 활약하고 복수하기 시작하여 독자들로 하여금 카타르시즘을
주는 사이다 구간으로 넘어간 모양새인데 순한 맛이 주류인 탑툰 플랫폼의 흐름을 읽고 우리나라 독자들이 만날
입으로는 NTR이 좋다 어쩐다 허세를 부려도 속을 들여다 보면 슈퍼 겁쟁이 클럽 VVVIP인 것을 간파한 듯하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동시에 주인공의 유쾌한 반란에 독자가 느낄 쾌감이 상대적으로 줄어들고 작품의 깊이 역시
그 풍미가 옅어진 듯하다.
나조차 주인공이 어떠한 약물로 강화되는 것을 보며 무슨 '캡틴 아메리카'인가 생각하며 코웃음이 나왔고 어떤
무술 훈련을 받으며 그 바탕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때는 손발이 살짝 오그라들려고 했을 정도다.
순한 맛의 『작은 전쟁』?
기본적인 내용 구성 자체는 학창 시절 억압받던 이른바 찐따가 일진들에게 무참히 짓밟히고 모든 것을 잃은 후
어떠한 계기로 각성하여 복수해 나간다는 전형적인 '언더도그마' 형태가 성인 웹툰과 버무러져 한때 탑툰 간판
작품이었던 『작은 전쟁』과 유사하기에 벌써 커뮤니티에서는 제2의 작은 전쟁으로 소문이 파다하다.
붙잡힌... 유린 당하는 '첫사랑'
화제의 그 작품과의 유사성은 주인공이 처음으로 호감을 표했으며 동시에 누가 봐도 품행이 바른 동급생인
첫사랑 그녀가 각자의 이유로 작중 주인공을 심리적으로 궁지에 몰아넣는 대상과 긴밀한 관계를 맺게 되고
작품적으로도 여러 의미로 '볼모' 역할을 맡게 된다는 점이다. 이 장면을 보니까 『작은 전쟁』 향수가 심하게
나더라고.
원래 학급 반장은 가슴이 시키는 것이라서 하나같이 거유라는 클리셰가 있긴 한다지만 상당히 캐릭터성이
유사하여 같은 흐름으로 극이 진행될까봐 벌써부터 두려워지기 시작했다. 그야 그럴 게 『작은 전쟁』 은..
맛있어 보이는 히로인, 맛있는 떡씬
어쨌든 아무렴 어떠랴. 맛만 좋으면 그만 아닐까? 아주 오랫동안 첫사랑녀 '시은'은 등장하지 않을 것 같고
그 자리는 1회성 떡씬용 여성 캐릭터들과 기타 여성 주역들이 메꾸게 될텐데 일단 캐릭터 디자인이 마음에
들었다. 개인적으로 금발이 기대되는군.
무엇보다 주인공이 이른 각성 후 일진들에게 선보인 참교육 장면에서 짐작케 했듯 격투 장면이 인상적인데
이는 정사 장면에서도 유감 없이 발휘되어 매우 만족스러웠다. 내게 섹스는 살인이다.. 같은 인상을 받았다.
아무튼 나름대로 기대를 할만한 신작이 나왔는데 매워보이기 때문인지 사실은 일진 참교육물 같은 느낌이
낭낭한 반면 그다지 조회수가 늘지 않아 안타까워 리뷰를 적었다. 시간 나면 한번 봐줘.
https://toptoon.com/comic/ep_list/ZZ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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