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라고 부르렴. 머리를 꽤나 많이 길렀다.
무난한 하루가 될 거라고 생각했었다. 적당하게 내일 진행할 업무의 사전 준비를 진행했었다. 계정도 준비했고
문서도 완벽히 준비 됐다. 오늘은 내일에 대비해서 체력을 비축해두는 날로서 여기고 조금 한숨을 돌리며 한껏
느긋하게 짜증나는 히스토리 문서 작성을 하려고 했었다. 그런데 세상 일이 마음대로 흘러가지 않는 게 묘미라
하던가.
점심 식사 전까지는 정말로 그림을 그려놓은대로 순탄하게 진행되었다. 주간 보고도 무사히 마쳤고. 문서마저
생각보다 수월했다. 다음주 2일간 휴가인데 그전에 잔잔하게 일하다가 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여겼지. 근데
퇴근 무렵 갑자기 고객사에서 갑작스럽게 요청을 했다. 본래 예정되어 있던 테스트를 갑자기 종류를 바꿔버린
것. 우여곡절이 있었는데 아무튼 테스트 자체가 갑자기 맹렬히 심화되어 상당히 빡세졌다. 그러는 와중에서도
상당수 쳐낼 부분은 쳐내긴 했다. 계정 준비를 다시 해야 하잖아. 처음부터 다시 해야만.. 내일 과연 어찌 될까.
나도 도중부터는 아예 뇌를 끄고 응대했었다. 일정이 촉박하면 그렇다고 언질을 해준다면 좋을텐데. 점심까지
수월하게 함께 의논해서 일정 조율 마무리했는데 무의미하게 되다니.
아침에는 상사와 옥상에서 부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일단은 정보를 나눠드리기는 했는데. 다만 부업은
원래 준비와 투자 비용이 존재해야 해서 완전 급할 때 급전 땡기는 용도로 시작하기는 무리가 크다. 큰 도움이
되어드리지는 못할 듯해서 아쉬웠다. 퇴근할 때에 일일 업무 보고서를 너무 급하게 전달해서 마무리가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다음에는 퇴근 조금 더 늦어지더라도 심사숙고해야겠다. 근데 오래간만에 부업 이야기를
들으니까 갑자기 부업 맛있게 보이네.
퇴근 후에 리눅스 마스터 2급 자격증 공부하고 싶은데 영 체력이 없다. 방금도 오후 10시에 꾸벅꾸벅 졸다가
적어도 일기는 마무리하고 자야 한다는 일념으로 겨우 마지막 문단을 끝맺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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