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Diary/▶ 아무 얘기

2024년 9월 넷째주 To Do (말할 수 없는 비밀)

by 레블리첸 2024. 9. 29.

 

 

 

 

 

 

 


올해 처음으로 모기 물렸다. 엄청나게 강력하게도 물었는지 오늘 아침까지도 가려웠다. 요즘에는

모기가 소리가 안 들리도록 진화했다던데 과연 보이지도 않더라. 기념적인 첫 모기는 차치해두고

이제부터는 주말에 있었던 일들을 열거해볼까.

 

 

 

 

 

 

 

 

 


드디어 날씨가 상당히 풀렸다고 판단이 되어 거의 반년 이상 보류했던 전기자전거 수리를 맡겼다.

10km 이상 달려본 건 처음이었다. 나름대로 좋은 경험이었네. 전기자전거의 상태는 내 생각보다

훨씬 심각했다. 체인은 녹이 슬어서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고 설상가상 트레일러까지 박살났던

모양이다. 이런 상태로 운전했다니 역시 무식하면 용감한 법이다.

수리비가 비쌀 줄 알았는데 다행스럽게도 예상의 절반 이하도 청구되지 않았던 것은 다행이었다.

하지만 이제 페달링이 가능해졌으니 운전 도중에 배터리가 방전될 걱정은 사라졌다.

 

 

 

 

 

 

 

 

 

 

 

 

점심에는 친구랑 샤브샤브 먹었다. 오랜만에 가니 맛있었네. 특별히 덧붙일 말은 없다. 구름이 정말

멋있었다. 천고마비의 계절이니까 이렇게 멋진 구름을 앞으로 만나기 힘들겠지. 날씨가 이날까지는

아직 무더웠던 게 아쉬웠다. 더위도 나름대로 즐길 수 있는 면이 있는 법이다.

그늘이 이만큼 반가워지는 계절이 달리 있던가. 빌딩 사이로 보이는 구름이 보는 것만으로 상쾌함을

선사했다. 유년기에 한여름 아스팔트 위 아지랑이를 뚫고 메이플스토리하러 PC방 가던 기억이 났다.

나름대로 좋은 기억이야.

 

 

 

 

 

 

 

 

 

 


이런저런 일이 아주 많았지만 회사 일이기 때문에 적을 수가 없다. 아무튼 토요일이지만 회사에 가야만

했다. 그래도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닭가슴살 주문을 잊었기 때문에 주말에 먹을 게 없었는데 회사 가서

도시락을 사올 계기가 됐으니 이거 완전 럭키비키잖앙.

분노는 느끼지 않았다. 그저 모든 것이 희극처럼 느껴졌다. 사건 및 사고가 터지는 건 무슨 일이든 당연.

중요한 건 수습을 어떻게 하느냐에 달린 거다. 어떻게든 웃어 넘길 수 있는 수준으로 격하하는 게 내 일.

 

그리고 그것을 완벽히 수행했으니 그만이지.

 

 

 

 

 

 

 

 

 

 


결과적으로 참으로 기나긴 토요일이 되었다. 꼭두새벽에 일어나서 전기자전거 수리하고 돌아왔더니만

회사에서 사고 수습해야 했고, 이걸 처리한 뒤 돌아와 친구랑 점심 먹었지. 이후에는 PC방 가서 놀다가

저녁으로 함께 KFC 먹었다.

이것만으로 이미 기진맥진한 상태였는데.

 

 

 

 

 

 

 

 


심야에는 고시원 원장님이 술 한잔만 어울려 달라기에 어울렸다. 퍽 지쳤지만 이것 역시 나름대로

훌륭한 기분전환이 된다. 게다가 오죽 마음이 지쳤으면 내게 구조 요청까지 했겠어. 원장님에게는

원장님만의 신선한 매력이 있으니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 새로운 영감을 주곤 한다.

처음으로 방문한 술집은 굉장히 넓은데 손님이 없어 매우 한적했고 이것이 오히려 마음에 들었다.

사장에게는 면목 없는 일이지만 조용히 술 마시는 것을 더 선호하는지라. 데이트하기에도 괜찮은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떡볶이가 대실패였지만 웃긴 일화 생긴 셈치고 말았다.

과연 모든 식사가 이정도 수준인 건지 궁금해서 요리 하나 더 주문해보고 싶었으나 원장님이 극구

만류하시더라. 아쉽게도 빠져나왔다.

 

 

 

 

 

 

 

 


2차로는 일본식 주점을 방문했는데 여기가 굉장했다. 비용은 상당히 나가는 곳이지만 맛이 일품.

게다가 조용한 분위기라 지친 몸과 마음이 치유되는 기분마저 들었다. 일본 맥주를 마셨는데 퍽

부드러워서 오히려 취기가 사라지는 듯했다. 이정도로 훌륭한 가게에서는 지불하지 않으면 계속

마음이 쓰일 거라 여겨져서 여기에서는 내가 결제했다.

고시원 원장님한테 종일 얻어먹기만 하는 것도 면목 없잖아. 아무튼 흥청망청 취해서 귀가한 후

양치 다시 하고 잤다. 원래 술 마시러 나가기 전에 이미 잘 준비를 상태였거든. 그리고 일요일에

눈을 뜨니 정오였네. 숙취가 없는 건 좋았다. 나름대로 술을 많이 마셨음에도. 씻고 방안 청소를

한 다음 바깥에 나가서 공원 한바퀴 돌았다. 볕은 또 다시 뜨거워졌더라.

아마 오늘은 정말 푹 쉴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