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인천에 가게 되었다. 까라면 까야지. 다만 현장은 오전 8시부터 시작이라 서두를 필요
없었는데 새벽 5시에 기상한 김에 출발해서 도착하니 1시간 정도의 여유가 있었다. 그렇지만
마땅히 쉴 데가 없어서 상가 지하에서 바닥에 돗자리 깔고 잤다.
잘 자다 아침부터 상가 주변 미화하는 소리 때문에 시끄러워서 나와서 바깥 바람 쐬다가 연락
받고 작업 현장이 되는 아파트 7층으로 올라갔다. 오늘 할 일이 무엇인고 하니 인테리어 팀이
작업하면서 나온 온갖 쓰레기들을 치우는 일이었다. 말로는 간단한데 양이 어마어마했다.
덩치가 작은 것들만 있는 건 아니었고 벽으로부터 떼어낸 문짝이나 기둥, 나무 판자, 단열재
등등 꽤 크고 무거운 녀석들이 나왔는데 죄다 부수거나 쪼개서 그대로 들어 1층으로 옮기고
지정된 위치에 쌓았다. 일단 언제나 그렇듯 마대들을 전부 내리고 대충 정리했다.
점심 식사 이후로 웬만큼 다 청소가 끝났길래 일찍 끝내주려나 기대를 했는데 곧 철거하는
분께서 벽을 망치로 쳐서 부수기 시작했다. 12시부터 점심 시간인데 30분만에 작업 재개를
해서 조금 신경질이 난 상태였다. 어쨌든 오후에는 철거 작업으로 생긴 벽돌 잔해들을 전부
마대에 담는 일을 했는데 제법 시간이 많이 걸리고 대화할 만한 상대도 없어서 좀 외로웠다.
힘들고 땀이 나서 반팔티만 입고 일했다.
벽돌들을 전부 마대에 담아 정리한 뒤에는 마대들을 다시 1층에 내려야만 했다. 이번엔
지정된 위치가 아니라 곧장 폐기물 수거 차량에 실아야만 했다. 이 모든 과정을 나 혼자
진행했는데 거의 양중이나 다름 없어서 도대체 뭐하는 짓거린가 싶긴 했다.
여튼 마대 자루들을 다 실었더니 이번엔 오전 중에 내렸었던 폐기물들을 예쁘게 싸그리
실어야 한다는 지시를 받았다. 모든 일을 나 혼자 진행해야 했다. 차라리 여럿이 했다면
서로 이런 저런 이야기나 두런두런 나누면서 재미있게 일하는 건데.
다 끝내니 17시였는데 슬슬 퇴근하겠다고 눈치를 보내니 엘리베이터 내부도 좀 청소를
해달라고 부탁 받아서 청소까지 마치니 17시 10분쯤이었다. 거, 빌어먹게 신세 졌수다.
후다닥 튀어나와 퇴근했다. 이건 좀 아니다 싶은 현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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