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가 아닌 작업하는 팀의 의뢰로 불려나가본 것은 처음이다. 대충 세대 청소라고 들었는데
보아하니 현장이 아파트 단지에 비하면 절대적으로 작아서 왠지 빨리 끝내주지 않을까 하는 좀
막연한 기대감마저 생기더라. 원래 다른 현장 같았으면 일찍 도착하라고 닥달하니 나도 조금은
서둘러서 빨리 왔더니 공사가 한창이길래 '혹시 의뢰하신 분이냐' 물었더니 아니라더라.
당황해서 문자 해보니 왜 이렇게 빨리 왔냐고 황당해하고 나도 이런 일은 처음이라 당황스러워.
아무튼간에 근처 빌라 계단에 앉아서 쉬다가 합류했다.
세대 청소라고 생각하고 왔는데 하는 일은 뜻밖에도 양중이었다. 바닥을 청소할 건 별로 없었고
바닥면을 갈아내고 생긴 돌가루를 쓸어서 넣은 마대 자루가 건물 내에 수북히 쌓여 있었는데 다
밖에 빼라는 지시를 받았다. 정말이지 뜻밖에 양중이어서 기분이 좀 묘했지만 일단 까라니 깠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그냥 양중 시키려고 불렀던 것 같다.
그후에는 저 이름 모를 기계가 바닥을 갈아내는 내내 밀대를 이용해서 먼지를 모아서 버렸다.
계속 팀원과 의사소통에 장애가 있어서 답답한 면이 있긴 했는데 귀찮기도 해서 그냥 귀닫고
할 일 했다.
다행히 점심은 사주더라.
그러다 오후 3시쯤 갑자기 바깥에 보도블럭 공사를 해야 하는데 마대자루가 방해가 된다면서
싹다 주차장 쪽으로 치우라는 지시를 받아서 황당했다. 이거 완전 양중,....? 그렇지만 일단 다
처리했다. 50분 정도 쉬지 않고 날랐는데 마지막 즈음이 되어서는 분노가 치밀어 오르더라고.
솔직히 이대로 집 보내줘야 하는 거 아니냐 따지려고 했는데 일당 주는 소장이 혼자 사라졌다.
억울하더라.
일 끝나고는 재택근무 신청해둔 게 있어서 추가로 돈이나 더 벌려고 했건만 같이 하기로 했던
반장님이 소리 소문 없이 잠적해버려서 결국 못하게 됐다. 이번 주에는 이런 식으로 날라가는
돈이 많은 걸 보니 아무래도 연말이라고 잊고 있었던 삼재의 기운이 기승을 부리는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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