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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iary/▶ 근무 일지

20201016 일용직 현장 노가다 근무 일지 (면갈이)

by 레블리첸 2020. 10. 16.

 

 

 

건설사가 아닌 작업하는 팀의 의뢰로 불려나가본 것은 처음이다. 대충 세대 청소라고 들었는데

보아하니 현장이 아파트 단지에 비하면 절대적으로 작아서 왠지 빨리 끝내주지 않을까 하는 좀

막연한 기대감마저 생기더라. 원래 다른 현장 같았으면 일찍 도착하라고 닥달하니 나도 조금은

서둘러서 빨리 왔더니 공사가 한창이길래 '혹시 의뢰하신 분이냐' 물었더니 아니라더라.

당황해서 문자 해보니 왜 이렇게 빨리 왔냐고 황당해하고 나도 이런 일은 처음이라 당황스러워.

아무튼간에 근처 빌라 계단에 앉아서 쉬다가 합류했다.

 

 

 

 

 

 

 

세대 청소라고 생각하고 왔는데 하는 일은 뜻밖에도 양중이었다. 바닥을 청소할 건 별로 없었고

바닥면을 갈아내고 생긴 돌가루를 쓸어서 넣은 마대 자루가 건물 내에 수북히 쌓여 있었는데 다

밖에 빼라는 지시를 받았다. 정말이지 뜻밖에 양중이어서 기분이 좀 묘했지만 일단 까라니 깠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그냥 양중 시키려고 불렀던 것 같다.

 

 

 

 

 

 

 

그후에는 저 이름 모를 기계가 바닥을 갈아내는 내내 밀대를 이용해서 먼지를 모아서 버렸다.

계속 팀원과 의사소통에 장애가 있어서 답답한 면이 있긴 했는데 귀찮기도 해서 그냥 귀닫고

할 일 했다.

다행히 점심은 사주더라.

 

 

 

 

 

그러다 오후 3시쯤 갑자기 바깥에 보도블럭 공사를 해야 하는데 마대자루가 방해가 된다면서

싹다 주차장 쪽으로 치우라는 지시를 받아서 황당했다. 이거 완전 양중,....? 그렇지만 일단 다

처리했다. 50분 정도 쉬지 않고 날랐는데 마지막 즈음이 되어서는 분노가 치밀어 오르더라고.

솔직히 이대로 집 보내줘야 하는 거 아니냐 따지려고 했는데 일당 주는 소장이 혼자 사라졌다.

억울하더라.

일 끝나고는 재택근무 신청해둔 게 있어서 추가로 돈이나 더 벌려고 했건만 같이 하기로 했던

반장님이 소리 소문 없이 잠적해버려서 결국 못하게 됐다. 이번 주에는 이런 식으로 날라가는

돈이 많은 걸 보니 아무래도 연말이라고 잊고 있었던 삼재의 기운이 기승을 부리는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