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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nyReview/▶ About Anything

2024년 G-Star 행사 참여 후기

by 레블리첸 2025. 2. 23.

 

 

 

 

 

 

 

 

 


생각보다 사진을 많이 찍지 못했다. 어느 방향으로 고개를 돌려도 사람이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일일히 가릴

것을 상상하면 소름이 돋을 정도라서 아마 찍을 엄두조차 못냈을 거다. 생생하게 당일에 기록한 글이 있었는데 아마도

쓰여진 메모 정리하면서 지웠는지 사라진 것은 아쉽게 됐네. 시간이 벌써 4개월 정도 지났지만 기억에 의존해서 글을

남겨야 할 거 같다.

여느날과 다름 없이 회사와 집을 반복하고 있는데 군대에서 같이 복무했던 오랜 친구로부터 같이 지스타 행사 가보지

않겠냐는 제안을 받았다. 일정을 확인해보니 아주 바쁘지 않았고 마침 쌓여있는 연차를 조금은 소모할 필요도 있어서

수락했다. 지스타 행사에 정기적으로 참여하는 모임이 있는데 그곳에 초대를 받았고 지인들으 소개 받았다. 각자마다

저금한 돈을 사용하는 형태로 운영이 되고 있었는데 나는 신입이니까 갹출할 때는 보태고 개인이 낼 때는 개인으로서

비용 부담하는 것으로 정책을 맞추었다. 갑자기 혼자 덩그러니 모임에 끼는 거라서 어색하고 부담스러울 수 있었으나

다행히 친구가 나를 많이 이끌어주어 돌이켜보면 매우 안락하고 마음이 편안한 힐링 여행이었다.

지스타 행사가 아마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진행하는 것이었던가.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금요일에 부산에 내려가

일요일 점심 이후에 귀가하는 것으로 일정을 맞추었다. 금요일 아침 KTX 타고 부산을 내려가는데 사람이 엄청 많아

이 모든 게 지스타 행사 때문인가 싶더라고. 어느 일본인 모녀가 캐리어를 보관함에 넣지 못하고 있기에 도와주기도

했다. 나의 행색이 추레하여 겁을 주진 않았을까 걱정이 되었다. 이후에 부산역에서 내릴 때도 짐을 내려드렸다.

 

 

 

 

 

 

 

 

 

 

 

 


첫날은 진짜로 정신이 없었다. 부산역 내려서 지하철 타고 벡스코역까지 이동해야 했는데 역시나 캐리어를 끌고 다니는

일이 여간 쉬운 일이 아니더라고. 일단 아침부터 굶었으니까 점심은 버거킹에서 먹었고 회장으로 들어가 열심히 두리번

거렸다. 사람이 진짜 많았네. 운좋게도 행사장 지하에는 캐리어 등의 큰짐을 보관할 수 있는 업체가 있어서 짐을 맡겼다.

가격도 매우 저렴해서 부담이 없었다. 이후에는 입장권을 발급해야 한다는 것을 듣고 또 모험을 떠났다.

얼마나 내가 바보 같은지. 여기까지 와놓고 지스타 입장권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입장권 판매가 시작되는 당일에

어떤 오류가 있어서 입장권 구매가 다들 안 되는 상황이었는데 구매하기 위해서는 계정을 새로 생성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고 기다리면 조치가 되지 않을까 싶어 기다리던 와중 여유분까지 구매를 완료했다는 한 모임원의 말을 듣고 그럼

구매할 필요가 없어졌다는 생각에 그냥 머리에서 지웠는데 그 표가 알고 보니 인원수에 맞춰 구매한 게 아니라는 거.

주절주절 이야기가 많았는데 결론적으로는 다행히 남는 입장권이 있어 받았다. 때문에 친구들이 골치가 아팠을 거라

생각하니까 마음이 편안하진 않았지만 여기까지 와서 못즐기면 손해지. 성격답게 곧장 잊어버리고 행사를 만끽했다.

줄을 서서 기다리는 시간이 엄청날 거라고 듣긴 했는데 진짜 장난이 아니었다. 다음에 다시 행사 참여할 일이 있다면

반드시 간이 의자를 사오리라 다짐했을 정도다.

부산까지 가느라 아침부터 체력 소모가 컸고 엄청 많이 걸은데다가 처음 보는 광경으로 뇌에 과부하가 걸려서 많이

피곤했을 거다. 거기다가 이렇게 오랫동안 서 있는 게 오랜만이기도 하고. 오후에 입장했는데 줄 서는 시간만 종합

2.5시간이 걸려서 행사장은 2개 정도 구경하고 나왔다. 이래서 선택을 잘하거나 아예 오픈런을 뛰어야 하는구나.

지인이 예약해준 숙소는 사진으로 볼 수 있다시피 매우 훌륭했다. 방은 2개가 있었는데 한곳에는 잠버릇이 좋지

않은 사람을 몰아넣고 다른 한곳에는 잠귀가 예민한 사람을 모으고 가장 무난한 나와 다른 지인이 거실에서 잤다.

침낭 가지고 내려갔는데 매우 유용하게 잘 썼지.

 

 


생각하니까 저녁으로 푸라닭에다가 이것저것 매장에서 사온 음식들 먹고 여기에 모자랐는지 족발에 막국수까지

주문해서 먹으며 한참동안 웃고 떠들었는데 이때 찍은 사진은 어딜 갔나 모르겠네. 그래도 당시 유쾌한 기억만은

생생하게 남아 마음 한켠에 남아 있어 좋다.

 

 

 

 

 

 

 

 

 

 


모임의 운영과 방침은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만큼 매우 체계적이었다. 지스타를 5년 정도 근속하고 있는 친구들다웠다.

새벽 5시 정도에 기상해서 다들 준비를 한 뒤 다시 행사장으로 출발했다. 이번에는 오픈런을 뛰는 거였는데 내 인생에

처음으로 해보는 경험이라 굉장히 설레었다. 11월인데도 불구하고 날씨가 온후했는데 역시나 아침은 조금 쌀쌀했지만

간만에 노가다 출근하는 아침처럼 두근거려 좋았다.

입장 시작이 아마 오전 10시부터였던가. 아침 7시부터 줄을 서기 시작했는데 이미 사람이 엄청 많았다. 아침에 지하철

한번 놓쳤는데 그걸 아마 탔더라면 훨씬 더 앞에 있었을 거라며 분하게 여기더군. 하지만 그때 그 상황이 나는 웃겨서

뭐가 되었든 좋았다. 친구들 기준에선 늦었어도 내가 보기엔 이미 엄청나게 빨랐다. 이때도 사람이 너무 많아서 사진

찍을 엄두가 안 났는데 상당히 선두 그룹에 속한 상태이기도 했다.

 



 

 

 

 

 

 

 


첫날에는 여유가 없었는데 둘째날에는 그래도 적응이 되서 주변을 여유롭게 돌아볼 수 있게 됐다. 붉은사막이라고 하는

게임 시연회에 참여했던 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 '소울라이크' 게임이라고 해야 하나. 아무튼 익숙하지 않은 장르였는데

겁나게 어려웠지. 회복이 있는지도 모르고 공격을 피하고 야금야금 때리는 방식으로 토벌을 완료했다. 그날밤 숙소에서

모여서 각자 어떻게 공략하고 어떻게 접근했는지 이야기 나누었는데 웃겼지. 이때 가방을 받았는데 원래 사용하고 있던

가방이 작살이 나서 지스타에서 받은 가방을 쓰고 있다. 정말 받길 잘했네.

둘째날에는 특히 한 친구가 간이 의자를 대량 구매해서 나누어 주었기 때문에 기다리는 게 매우 편하고 좋았다.

 

 

 

 

 

 

 

 

 

 

 

 


오후에는 아마 넥슨의 행사에 참가했을 거다. 친구들이랑 줄을 섰는데 어느샌가 나만 떨어졌고 하필이면 시연하는

게임이 2명이 짝을 지어 참여하는 것이라서 처음 보는 여성분과 함께 팀을 맺어서 게임을 해야만 했는데 그럭저럭

재미있는 경험이 되었다. 다만 끝나고 나오니까 동행하던 친구들과 완전히 엇갈리고 말았다. 환세취호전 행사까지

참여했다. 개인적으로는 마그네틱 실리콘 뱃지 중에서도 여자 캐릭터 있는 것이 가지고 싶었는데 행사 요원분에게

용기내어 한번 변경 가능한지 문의했지만 안 된다고 하더군. 유감이지만 동물에는 관심 없어서 버렸다.

이것도 줄 서는 시간이 엄청 길었기 때문에 끝나니까 오후 4시였고 친구들이 외부 공원에 있다는 말을 들어서 갔다.

한명이 배틀그라운드 콜라보 카페에 갔다가 상품 때문인지 도넛을 왕창 사와서 다같이 먹었지. 저녁 먹기 전이라서

원래라면 안 먹었겠지만 조금이라도 짐을 줄여야 할 거 같았다.

 



 

 

 

 

 

 

 

 

 

 

 


한 친구는 토요일 저녁에 귀가를 했고 나를 포함한 나머지 인원은 다시 숙소에 복귀했다. 저녁에 돈가스 먹었는데

저렴한걸 떠나서 맛이 너무 별로고 속도 좋지 않았다. 그러고 보니까 나를 초대해준 친구도 행사 기간 내내 컨디션

불량이었다고 한다. 사는 동네를 떠나면 항상 아프다고. 이렇게 힘든 와중에도 계속 나를 챙겨주니 고마웠다. 어째

또래 친구들을 만날 때마다 나만 10살 정도 어린 기분이다. 맨날 나만 어린아이인 채로 보살핌만 받는다.

다들 새벽 4시부터 활동했기 때문에 돌아오자마자 뻗어버렸다. 나도 곧장 침낭 안에 들어가 잤다. 일요일 오후에

귀가하기 위해 KTX 예약해두었는데 시간 관계상 오전 행사 참여하기 어려우니까 그냥 숙소 퇴실 시간까지 남아

있다가 귀가하기로 했다. 덕분에 정말 마지막에는 푹 쉬었네.

 

 

 

 

 

 

 

 

 


여행을 마치니 날씨가 다시 완연한 겨울로 접어들었다. 뼈해장국 한그릇 먹었다. 부산역 내부를 열심히 구경했던

일이 기억에 남는다. 여럿이라 떠들썩하고 마음 든든한 것도 좋고 나 혼자서 바람따라 어슬렁거리는 거도 좋아해.

기차에 오르기 전에 부산역 인근에서 밀면 먹었는데 나름대로 맛이 좋았다. 하지만 예전 친구 결혼식 때문에 부산

왔을 때 먹었던 맛집의 밀면 맛은 역시 따라가지 못하는구나.

집에 돌아와서는 곧장 잤다. 당장 내일 출근이었으니까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야지. 이번은 참 운이 좋았던 듯하다.

원래라면 다들 동상 얻을 각오는 해야 한다고 했는데 날씨가 적당히 선선해 좋았으니까.

 

 

 

 

 

 

 

 

 

 

 

지스타 행사 참여하면 엄청나게 많은 선물을 받게 된다는 말이 진실이었다. 장패드도 엄청 많이 받았기 때문에 회사에

필요한 사람 있는지 찾아서 뿌렸다. 마우스패드도 나누어 주었지. 좋은 경험이 고 기억이 되어서 아마 2025년 지스타

행사에도 참여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