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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iary/▶ 아무 얘기

이웃집 대령님과 8만원짜리 고-급 식사

by 레블리첸 2020. 2. 10.

 

 

인물이 워낙 훤칠하셔서 가리지 않고 올리고 싶었지만, 부끄럽다 하신다.
라고 말하는 나도, 사진빨을 못받아서 여러분의 안구 건강을 위해 가리기로 했다.

 

 

이런 거까지 증명해야 하나 싶긴 한데, 인당 4만원짜리 식사였다.

 

 

 

이웃집 대령님이 생신을 맞으셨길래 생일을 원래 챙기는 타입은 아니지만 간만에 비싼 밥을

먹고 싶길래 생일이란 핑계를 대서 생색도 낼 겸 식사에 권유했다. 인당 4만원짜리의 뷔페식.

유감스럽게도 최근 수술 후유증 때문에 속이 그다지 좋지 않아서 좋은 상태는 아니었던 것이

돌아보면 후회로 남긴 하지만 그럭저럭 나쁘지 않은 시간을 보냈던 것 같다.

 

 

사진 좌측 하단 구석에 항상 '손가락'이 찍혀있는 걸 보면... 역시 남자는 사진을 못찍는다.

 

 

원래 나이가 들수록 사람은 외로워지는 법이다. 배움의 터이건 일자리이건 우리들을 묶어주었던

끈이 사라지고 나면 사람은 적막한 바다 위를 표류하는 쓸쓸한 돛단배와 같은 모양이 되어버린다.

사장님은 퍽 외로우셨던 모양이신지, 한 시도 쉬지 않고 지나온 이야기들을 늘어놓기 시작하셨다.

나이가 좀 들어 그저 닥치는 법과 닥치고 있을 이유를 알게 된 나는 그저 입 다물고 이야기를 흘려

들었다. 격의 없는 친구였으면 품격 없이 닥치고 음식에 집중하라고 말했을 정도로 조용히 밥에만

집중하고 싶은 기분이었지만 배경음악 삼기 적당했다.

 

 

 

슬라이드쇼 대체 어떻게 사용하는 건지 모르겠다.

 

 

간만에 생과일 음료를 잔뜩 마셨다. 술과 커피를 입에 대지 않는지라 어울려드릴 수는 없었는데

간만에 괜찮은 고기와 회도 잔뜩 먹었다. 너무 내가 먹고 싶은대로만 휘둘렀나 싶기도 했었지만.

이제 생각해보니 먹기 힘든 과일을 좀더 많이 챙겨먹으면 좋았을걸 싶기도 하다. 수박 맛있더라.

너무 맛있는 식사였어서 이 다음날 집밥 먹을 생각하니 우울해지더라.

 

 

 

 

아무려면 즐거웠으면 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