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눈이 내리기 시작하더군. 바람은 차가워도 죽을만큼 춥진 않다. 어제 무리한 탓에
근육통이 있어서 오늘은 괜찮긴 하지만 과연 연속 출근이 가능할지 걱정이 된다. 잠을 푹
자야 하는데 이 현장에서 물보다 커피를 많이 마시게 되서 카페인 때문에 잠을 못자는 듯.
그러면 커피를 안 마시면 되지 않느냐고 묻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물은 없고 커피만 있는
상황에서 한시간 내내 돌덩이 나르고 기진맥진한 상태에서 안 마시고 버틸 수 있나 한 번
보고 싶다.
오늘 일정이 눈에 훤하다. TBM 끝나면 잠깐 현장 올라가서 화톳불에 몸 좀 녹이고 머리를 철근에
부딪혀가면서 난로에 석탄 보급하고 열풍기 운반 및 등유 채우기겠지. 어제 많이 빡셌으니 오늘은
쉬엄쉬엄 했으면 좀 좋겠는데.
난로 나르기의 연속. 지옥이다. 인원도 없어서 더 힘들다. 면티 위에 핫텍스 입고 와이셔츠 걸친 뒤
작업복을 입었는데 면티가 땀에 젖고 마르지를 않아서 아주 고역이었다. 겨울에 노가다 뛸 때엔 꼭
잘 마르는 재질의 옷을 입도록 하자.
오후도 난로 내리기. 꽤 많은 양을 내렸는데 내일 다시 올린다고 한다. 그리고 곳곳의 난로에 착화제를
보급해주었다. 오늘은 난로 관련 일의 비중이 크구만. 등유 운반까지 짬이 좀 났더니 다른 팀원이 하는
일을 돕게 했다. 지난 번처럼 화목을 하시더만 시간 참 더럽게도 안 가던데 다행히 곧 벗어나서 다시금
등유 운반팀으로 배정됐다.
등유 운반 전에 내일 난로 10개가 배치될 곳을 미리 봤다. 내일도 고생이겠군 싶지만 할일을 미리 알게
되니 심리적 부담이 많이 줄었다. 15시 46분쯤에 이미 모든 임무가 다 끝나서 퇴근 시각까지 쭉 쉬었다.
등쪽 근육이 땡겼는데 마침 잘됐지.
너무 힘들어서 일기를 쓸 체력도 없다. 중간에 한번 누웠다가 일기를 끝내긴 해야지 다짐하고 일어나서
마지막까지 겨우 집필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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