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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대학교 3학년 2학기 과정 수료 및 성적표

by 레블리첸 2021. 1. 25.

 

 

 

 

 

 

3학년 2학기는 과도기라 엄청나게 고된 시간을 보내게 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 시국이라 차라리

다행이었다. 온라인 수업이라 교통비랑 등하교에 걸리는 시간도 없는데다 공부하기에도 편하니까

내친김에 21학점까지 신청해버렸고 그나마 운이 따라줘서 어느 정도는 바라는대로 진행됐다.

성적이 아주 훌륭하진 않지만 매일 공사장 출근하고 밀린 공부 한 번에 하고 벼락치기로 시험치는

썩 바람직하지 못한 학생이었던 것치고 좋은 성적을 받았다. 만약 오프라인 수업으로 진행 됐다면

아마 돈도 많이 못벌고 성적도 이것보다 한참 떨어졌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 이 시국인 것이

나에게 있어서는 오히려 운이 따른 상황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모든 자영업자들이 줄도산하고 또

취업도 막혀버려서 다들 울고 있지만 어찌 되었든 대학생 신분으로는 취직도 할 수 없으니.

같은 대학교 후배님이 계실지 모르겠지만 일단 올해 기준 수업에 대해 리뷰나 좀 해보련다.

1. 일본어중급2 A+

중급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길래 어려울까봐 걱정을 했었는데 난이도는 대략 JLPT N2에서 N3의

사이에 있었던 것 같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아무리 수업이 어려워봤자 20대 초 중반의 수준에서

머물러 있는 것이 당연하겠지. 과제도 어렵지 않았고 시험도 가타가나 및 히라가나를 읽을 수 있는

정도의 레벨이라면 충분한 듯하다. 개인적으로는 한자 1급에 JLPT N2 취득자라서 수월했다.

2. 생활영어중급2 말하기B+ /쓰기A+

의외로 매주마다 동영상 제출 과제를 주거나 해서 무척 성가셨다. 우리 학교 학생들의 영어 수준을

엿볼 수 있는 흔치않은 기회이기도 했는데 다들 매우 형편 없더라. 본인도 서투르지만 눈에 띄도록

잘하는 사람을 한명도 못봤다. 아마 다들 공부하는 것보다 애인이나 컴퓨터랑 노는 데에 더 급급한

모양인 것 같아 보였는데 훗날 취직해서 승진 시험을 앞두고 부리나케 영어 공부하며 후회하는 게

벌써부터 눈에 선했다.

까다로웠고 특히 말하기 수업의 경우에는 내가 왜 겨우 B+밖에 못받았는지 이해가 안 되긴 했지만

귀찮으니 납득하기로 했다.

3. 미래설계와 창직A+ / 진로나침반A+

시험이 없는 수업이라고 해서 학점 채우기용으로 만만하게 보았는데 매주마다 과제가 부여 되어서

굉장히 힘든 나날을 보내야만 했는데 그래도 돌이켜보면 아주 죽을 만큼 힘들진 않았다. 전공 나름

공사 현장에서 일을 하는 것도 업무 경험의 일환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포트폴리오 제작도 쉬웠고

원래 이렇게 별 거 아닌 거로도 길게 늘려서 씨부릴 정도로 작문에는 자신이 있기 때문에 보고서를

제출하는 것도 할만 했다.

특히 미래설계와창직 수업에서는 조별괴제가 있었는데 한 명 빼고 모두 열심히 참여해서 그럭저럭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었던 것 같다.

4. 토질역학2 B+

교수님께서 교편을 내려놓기 전 마지막 수업이었는데 까놓고 말하자면 솔찬히 엿같았다. 매주마다

수업 강의 내용 전체를 노트에 자필로 필기해야 하는데 그 내용이 너무나도 많아서 4-5시간씩 써야

했고 그렇다고 내용이 아주 쉽게 이해가 되는 것도 아니라서 정말 시간 낭비만 한 강의였다. 그래도

성의를 보여서 열심히 공부하고 끝까지 공부 자료 팔아먹을 생각으로 필기도 했었건만 시험에서는

이미 제공된 문제들 중에서 객관식으로 출제한다고 해놓고는 전부 주관식에 전혀 쌩뚱맞은 곳에서

문제가 제출되는 등 학생들의 뒤통수를 갈겼다. 나름대로 노력은 했는데 B+

이의제기하고 싶었는데 그냥 더이상 엮이고 싶지 않은 마음에 관뒀다. 더이상 뵐 일이 없다는 것이

그나마 위안거리다.

5. 하천계획 및 설계 A+

우리 학교 우리 과의 유일한 희망이 되시는 교수님 수업이라 재미도 있었다. 하천을 직접 답사하고

보고서를 작성해야 했는데 너무 겁먹을 필요 없이 그냥 머리 비우고 재미있게 만들기만 하면 다 끝.

문제 풀이가 없고 전부 암기해야만 하는 거라서 힘이 들긴 했지만 그럭저럭 괜찮았다.

6. 프리스트레스콘크리트 공학 및 설계 A

아무리 기사 시험에 프리스트레스 콘크리트가 비중이 적다고 해도 설마 3학년 1학기 때 진행했던

수업을 똑같이 되풀이하실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래도 덕분에 공부하기에는 수월했다. 들어야만

하는 강의가 너무 많고 과제도 매주 산더미라 힘들었는데 그나마 쉬어가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시험도 역시 우리 학교 학부생들에 대한 기대를 접으셨는지 난이도가 아주 높진 않았다.

7. 하수도공학 B+

기사책을 읽어주시기만 하시던데 지난 수업과 다르게 시험은 전부 서술형으로 나왔다. 황당하게도

기말고사 문제와 중간고사 문제가 중첩되길래, 예전에 제출한 중간고사 답안지를 참고해 제출했다.

문제는 중간고사 문제 채점과 기말고사 문제 채점을 같은 날에 진행하셔서 눈치채신 듯하더라.

8. 기초공학1 A+

마찬가지로 교편을 떠나시는 그 교수님 수업인데 의외로 여기에선 좋은 점수를 주셨더라. 그렇지만

역시나 매주 수업마다 강의한 내용 전체를 직접 받아적어서 제출해야 하는 과제를 주셔서 괴로웠다.

토질역학2 받아쓰기로 4시간, 기초공학1 필기로 4시간 정도를 쏟아붓고 나면 다음날에 출근하기가

심히 망설여질 정도였다. 게다가 다른 과목들도 과제를 매주마다 주는데 정말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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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수강한 모든 과목들에 대한 필기 자료와 과제 제출물들을 보유하고 필요하신 분들에게는 작은

성의를 받고 양도해드리고 있다.

그나저나 4학년에 올라가면 조금 시간적으로 널널해질까 기대가 되는데, 아무래도 1학기까지는 또

고생을 해야할 것 같은 불안한 예감이 든다. 자영업자와 취준생들에게는 미안하지만 내년 중순까진

판데믹으로 더 고생해주셨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