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서 습관이 중요하다. 18일만에 출근하니 더럽게 힘들군. 게다가 어제 괜히 생일이라고
생크림 케이크 사다 먹은 게 화근이었다. 체했는지 자다가 두통 때문에 깨고서 하루종일을
두통에 괴로워해야만 했다. 이건 당연히 소화 불량이겠구만. 덕분에 손발톱 정리도 못해서
작업하다가 손톱 들리지 않을런지 심히 걱정이 될 정도였다. 다음 생일부터는 그냥 조용히
꼴깝 떨지 말고 닥치고 보내야겠다.
오늘의 일은 방음판 아시바 자재 정리라고 듣고 출발했다. 왠지 하루종일 화목장에 박혀서
좀비처럼 일을 해야할 것 같은 불안이 생겼는데 일단 '시공사' 내에 안전 교육 받는 것부터
조기 퇴근은 없겠구나 마음을 놓게 됐다. 새끼 발톱 아직 불안해서 걱정이다.
오늘의 할 일은 페어가 된 용역 한 분이랑 함께 위 사진처럼 외벽에 빼낸 방음판을 40장 묶음으로
쌓아두는 일이었다. 그러던 중 울타리 아래에 떨어져 있는, 고물상에 팔면 하나당 식비 정돈 쉽게
벌 수 있는 클립 등의 고철 덩어리를 줍는 일을 했다. 주워다가 몰래 갖다 팔고 싶군. 물론 걸리면
절도죄로 고소 당할 수 있으니 욕심에서만 그치자.
일이 아주 빡세진 않았었는데 길게 자란 발톱 때문에 걷기 힘든 데에 더해서 새끼 발가락까지도
아파오고 두통은 점점 심해져서 속이 메슥거리기 시작했다. 출근하기 전에는 반드시 손, 발톱을
정리하도록 하자. 그래도 다행히 지휘하는 방음벽 설치 업체 소장님이 호쾌한 분이셔서 일할 때
심리적 부담도 없었고 함께 일한 파트너분도 노련한데다 넉살도 좋아서 웃으며 일했다.
여담으로 방음벽 시공팀의 부장 정도의 위치로 보이는 한 분이 계속 용역인 우리 둘을
못마땅하게 바라보기에 무슨 연유가 있었나 궁금했는었데 일이 거의 끝나갈 무렵에서
퇴근 전 쉬는 시간을 가지고 있는 동안 그 사연을 들을 수 있었다.
알고 보니 바로 어제 같은 인력 사무소에서 호출한 두 용역이 위 사진처럼 펜스 타고
올라가서 해체 작업을 좀 거들어달라고 말을 하자마자 바로 짐을 싸서 탈주했다더라.
일을 개판치면 다른 사람이 피해를 입는다는 건 이런 경우인가 보다.
그래도 소장님이 오늘 온 용역은 마음에 든다며, 아직 젊으니 계속 노가다 잡부 일만
하지 말고 자기 팀으로 들어와서 본격적으로 일을 배워보지 않겠냐는 제안을 하셨다.
감사한 일이지. 일단 바로 연락처 교환했다. 만약 지금 대학에 다니고 있지 않았다면
곧바로 제의를 수락했을텐데 참 타이밍이 얄궂다.
사진으로는 잘 티가 안 나는데 결국 버티다 버티던 지벤 안전화의 좌측 신발끈이
끊어지고 말았다. 이건 끈을 교체할 수도 없고, 아무래도 새로 사야겠군. 다행히
지난 현장에서 일 열심히 한다고 받은 안전화가 있으니 그거로 좀 버텨야겠다.
그건 그렇고, 네이버 블로그가 또 재미있는 이벤트를 하더라. 쉽게 설명을 하자면
5/1부터 5/14까지 매일 매일 블로그에 일기처럼, 짧은 한 문장만이라도 글을 쓰고
태그로 #블챌, #오늘일기 를 달면 최종적으로 네이버페이 1만 6천원을 주는 거다.
밥값이라도 벌어보는 게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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