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밍 원룸 본격 진행중, 필립스 288E 4K UHD 구매 후기

집이 넓다고 할 수는 없지만 집이 좁은만큼 내가 세상을 바라보는 모니터만은 넓길 바랐다.

그래서 구매했다. 필립스 288E 4K UHD. 단돈 40만원! 월세와 관리비 합친 것보다 더 값이

비싸서 각혈을 토하지 않을 수가 없었지만 간단히 설치하고 전원을 켜서 게임 구동 해보니

충분히 값어치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라식 수술할 필요가 사라졌구만.

크레토스 형아의 우람한 등짝을 보니 가슴이 웅장해진다. 화질이 너무 좋아서 몬스터들

뚝배기를 깨부술 때 튀어나오는 피가 내 얼굴에까지 튀고 방 전체에 비린내가 진동할 것

같다. 모니터는 40만원짜리인데 촬영한 스마트폰은 2018년 기준 15만원이었어서 화질을

충분히 설명하지 못하는 것이 천추의 한이다.

모니터는 보시다시피 28인치로 넓은데 전체적으로 디자인이 깔끔하고 군더더기가 없어서

침대 앞의 선반에다 올려두고 폭신한 쿠션을 두 개 쌓고서 누운 채로 컨트롤러를 조작하고

있으면 하고 있는 게임이 《디아블로3》가 아니더라도 잠에 들 정도다.

그리고 에어컨까지 가동시켜두면 침대있는 고-급 피시방을 이용하는 기분마저 든다. 마치

매일 피서지에서 휴양을 즐기는 것 같다고나 할까. 동네 친구 녀석들 불러다가 게임하니까

뭔가 그냥 나이 서른즘의 아저씨 너댓 명이 모여서 시시콜콜 농담 따먹으며 과자나 까먹는

평범한 일상일 뿐인데도 오래 추억에 남을 것 같더라.

천둥까마귀의둥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