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잠을 잤다 해야 할지. 슬슬 스마트폰이 임종 임박이라 새벽에 알람이 울리는데 렉이 걸린 탓에
꺼지질 않아 빡쳐서 베게 밑에 집어넣었다가 진짜 듣고 일어나야 할 알람을 못들었다. 그 결과로
20분 정도 늦게 출발했다. 춥네.
오늘도 RD 가려나. 사람이 별로 없다. 오늘은 오랜만에 104동 1층에서 엘리벵터 청소한다. 우선
양수기로 물을 제거. 오랜만이네.
양수기로 일단 물을 제거해야 안에 들어가서 바닥을 긁을 수 있는데 양수기로 물 제거하려면
엄청나게 오래 기다려야 하기 때문인지 반장님이 나만 야적장에 가 일을 좀 도우라고 하셨다.
젠장, 막내인 내가 만만한 거군. 무지성 노가다 ON.
라고 생각했는데 도로 불려가서는 내려가 바닥을 긁으라고 한다. 솔직히 말해서 이런 작업에 굳이
4명은 필요 없다. 오늘은 뭔가 나도 일하기 싫어서 야적장에 불려간 순간 냉큼 안전 장화에서 일반
안전화로 갈아신었고 '다시 갈아신고 오겠다'하니 그새를 못참았냐며 신경질을 내신다. 그딴 건 잘
모르겠고 천천히 여유를 가지며 안전장화로 갈아신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영악하길 잘 했다.
처음에는 위에서 마대 운반하는 개꿀 작업을 했다. 그런데 아무래도 반장님이 김팀장님 편의는
봐주고 싶으셨던 모양이다. 김팀장이 올라오고 내가 내려가라고 하더군. 일정이 바쁜지 쉬지도
않는다. 양수기 작동 도우면 다시 내려가서 마대에 진흙 퍼담기를 반복. 그래도 다행히 104동만
끝내면 된다 한다. 도대체 왜 서두르는지 모르겠다. 정신 없이 일하다 보니 중식.
오후에도 오전에 이어서 엘리베이터 바닥 청소하는데 유독 가스라도 마셨는지 아니면 산소가
부족했기 때문인지 계속 머리가 지끈거리더라. 어쨌든 청소 끝내고 올라오니 14시 30분 됐다.
정리하는데 조금 반장님과 마찰이 있었다. 왜 이렇게 말귀를 잘 못알아먹냐고 뒷담을 하시대.
내가 뒤돌아서 세 발자국 정도 앞서갔을 때 큰소리로 궁시렁댔으니까 뒷담화가 맞다. 기분이
언짢았다. 이 현장도 10월 중순이 안 되서 끝난다는데 이제 더 볼일 없어선지 막나가는듯.
아직 퇴근 시간는 조금 남았으니 야적장에서 다같이 무지성 노가다했다. 대충 바닥 쓸고 분류하거나
소꿉장난질하다가 끝났다. 그런 와중에도 반장님은 김팀장님이랑 또 어딘가에를 갔다가 오시더라고.
편애 쩌는군. 아무튼 머리만 안 아팠어도 좋은 하루였으련만 비까지 살짝 내려서 조금 비를 맞았더니
신경이 날카로워졌던 것 같다. 아니면 인디자인이 결국 월요일까지도 입금을 안 해줘서인가?
일기를 쓰고 있는 오늘 화요일 20시쯤 통화해보니 직원분이 오늘에야 겨우겨우 사무실을 찍었다면서
내일인 수요일에는 반드시 입금된다 하신다.
그러고 보니 일기 업로드하고 이웃분과 떠들다 갑자기 화가 나는 게, 엘리베이터 청소 작업에 4명이
투입됐고 각각 역활이 부여됐다. 우선 2팀으로 쪼개서 1팀은 똥오줌 냄새가 진동하고 산소도 부족한
지하에서 일하고 2팀은 지상에서 일했다. 1팀에는 나랑 A반장이 속했었는데 A반장과 나는 쇠삽으로
바닥을 긁고 A반장이 삽으로 오물을 푸면 내가 마대를 펼쳐 그걸 담은 뒤 묶고 내려와 있는 갈고리에
매단다. 그럼 2팀의 김팀장님이 끌어올려주고 그것을 2팀의 B반장님이 10m 안팎의 항공마대에다가
담는 절차로 진행됐다.
빡치는 부분은, 1팀은 쉴 때도 그 냄새나고 모기가 그득한 지하에서 쉬어야만 했고 역할 교대가 전혀
안 이루어져서 오전부터 퇴근 1시간 전까지 계속 이 일만 반복했다는 점이다. 내가 처음에 야적장에
가서 일이나 도우라기에 호다닥 안전화로 갈아신었다가 불려왔을 땐 마대 올리기+가져가기를 같이
진행해봤어서 얼마나 일에 여유가 있는지도 알고 있다. 그걸 둘로 나눠서 한다라..
게다가 막판에는 뒷담까지 욕을 먹었으니 내가 뭔 잘못이나 저질러서 미움을 산 건가 싶을 정도였다.
딱히 특별한 대화를 나눈 적이 없는데. 아무튼 속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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