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상태가 아주 훌륭하진 않다. 오른쪽 종아리엔 모기 물렸는데 겨울을 앞둬서인지 아니면 산모기라
그런지 걷기 힘들 만큼 부었고 왼팔은 어제 모더나 백신을 맞은 후 자고 일어났더니 붓기 및 통증이
있다.
어쨌든 오늘은 에이원맨파워 업체에서 일을 받아 소물류 하역을 하러 가는데 가계부를 보면 오늘은
노가다를 뛰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지만 모더나의 후유증이 미지수라서 어쩔 수가 없었다. 일해보고
멀쩡하면 내일은 노가다로 10월을 시작해야겠다. 그나저나 계속 졸리네.
일해보니 오늘은 저번처럼 쉽지 않다. 일단 출근해서 보니 하차 일이 아니었다. 물류 창고에서
박스의 숲을 헤매며 특정 제품이 든 상자를 찾아 분류한 후 끌차에 실어 검수장에 가져다 주면
여성 용역분들이 상자를 까서 옷 상하의를 각각 태그 확인하여 문제 여부 확인을 하신다.
가져다만 주면 끝인가 했는데 상자 운반과 제품 검수 속도가 맞지 않아서 결국 상자 운반하다
여자 용역과 붙어서 제품 검수까지 해야 했다.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만 그러는 와중에 상자를
가져와야 하는 일이 있으면 곧바로 다시 모험을 떠나야 하고, 여자들이 상자를 들기 어렵다고
하니 상자 들어주고 쏟아주고 쌓아주는 등 잡무가 많았다.
처음엔 다들 제품 검수가 느렸는데 일단 침착하고 태그 위치를 정확히 파악해낸 뒤 어찌 하면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을까 생각한 결과, 포장을 전부 벗겨내지 않고 반만 벗긴 다음 태그만
확인하고 도로 집어넣는 방식을 찾아내서 전파했고 그 결과 작업 속도가 무척 빨라졌다.
점심 시간에는 간단히 김밥으로 떼우고 점심 시간 거의 반납하고 일해야만 했다. 엄청 바쁘다는듯.
일단 정해진 업무량 다 마치니 포장 마친 상자 다시 다 까서 불량품 검수해야 한다 한다. 이게 뭐지?
듣고 보니 업무 내용이 딱히 어렵지는 않아서 용역분들과 상의해서 17시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단,
다들 조건이 맞춰지지 않았고 '어쩔 수 없이 분위기에 맞춘다'는 인상들이 컸다.
일단 남자A 반장님은 '1시간 정도라면 할 의향이 있다'고 했고, 여자B 반장님은 '다리 아파서 할 수
없다'라고 말했으며 여자 C반장님은 아무 말 없이 다수결에 따르시는 모양이었다. 나는 연장 수당
얼마까지 쳐주는지 보고 결정하겠다고 말하고 과장님과 대화를 나눠봤다.
현재 시각 14시부터 17시까지 3시간만 더 하고 오늘 일당은 2배로 받는 것으로 협의를 봤다. 다들
군말없이 일해줘서 다행이었다.
다만, 나는 내심 그래도 불만이 있었다. 사실 일손 딸려서 후달리는 쪽은 업체인데 용역인 우리가
어째서 휘둘려야 하는지를 모르겠다. 9시부터 17시까지 일을 하는데 결과적으로 일당 9만원에다
덧붙여서 점심까지 반납했고 보험비까지 떼여서 최종 8만 7천원밖에 못가져간다면 차라리 7시에
시작해 16시쯤 시마이치고 점심이나 일하는 틈틈이 낭낭하게 쉬는 노가다 뛰고 11만원 받고 말지,
계속 손해 봤다는 마음으로 기분이 꿍했다. 백신 맞아서 편한 일 찾아온 거니 감안해야겠지만..
내일도 나오겠냐는 말에는 아니올시다라고 대답했다. 페이도 적고 풀근무인데 왜 하겠나. 일가자
인력에서 일이나 찾아봐야겠다. 근데 일이 잘 안 뜬다. 일가자 인력 사무소의 최대 단점이다. 일을
하고 싶어도 못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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