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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iary/▶ 근무 일지

20210925 일용직 현장 노가다 근무 일지 (시간이 안 가)

by 레블리첸 2021. 9. 26.

 

 

 

 

날이 많이 쌀쌀해졌다. 그리고 결국 날을 넘기고도 어제 일한 '인디자인' 업체로부터는 임금을

지불받지 못했다. 이 일기를 쓰고 있는 시점인 현재에는, 내일인 월요일 입금될 거란 이야기를

들었지만. 저녁에 일을 끝 마친다 했으니 입금이 늦어질 거란 예상은 했다만 일가자 인력 쪽은

항상 이런 게 문제인 것 같다. 가다 인력은 일 끝나면 저녁에 꼬박꼬박 입금되는데 말야.

하여튼 계속 탈의실에서 기다리고 있으려니 경우가 아닌 모기 자식이 얼쩡대기에 그냥 나와서

오전 TBM까지 기다리기로 했다. 춥구만...

 

 

 

 

 

 

오늘은 104동에서 호이스트를 타고 각층을 찍으며 문 옆에 모아져 있는 쓰레기들을 내리게 되었다.

양이 별로 없겠지 싶었는데 가보니까 꽤 많더라. 싶었는데 엄청 많더라. 46층부터 31층까지 하니까

8시가 됐다. 1시간밖에 안 지나다니 충격. 그래도 인원이 넷이라 편안하다. 이것이 노가다의 묘미지.

즐겁게 일했다.

 

 

 

 

 

오늘은 참 기묘하게도 시간이 안 가는군. 어제 인디자인 업체로부터 못받은 돈 때문에 어지간히

신경이 쓰이나 보다. 아무튼 19층까지 내려와서 이제 호이슽트 쟁탈전으로 작업 진척이 정체를

맞았다. 오늘따라 유독 강반장님이 날카로우시군.

결국 모두 정리하고 점심 식사를 했다. 식사하러 가면서 혹시 몰라 인디자인의 현장 담당자분과

통화를 했는데 대뜸 바쁘니까 이따 다시 전화 줄테니 끊으라고 하시더라. 어안이 벙벙하긴 했고

점심 시간 내내 노심초사하며 기다렸건만 결국 전화는 오지 않았다. 뭐야, 대체.. 점심 시간인데

잠도 못잤다.

 

 

 

 

 

오후에는 처음으로 RD(Reference District) 쪽으로 이동해서 작업을 하게 됐다. 거주자 구역이란

뜻이다. RD에 있는 상가 건물의 공사가 아직 한창이라 이쪽의 자재들과 현장을 정리하는 업무를

하게 되었다. 그저 머리랑 마음 비우고 하라는대로 하기만 하면 되는 일이다.

받아치기로 샤프트를 정리하여 쌓고 알폼들도 재정리했다. 힘들었다. 그런데도 유독 시간이 겁나

느리게 지나가는 것 같다. 이거로 하소연하니 남반장님은 '시간 빨리 가면 늙어서 죽기나 하지, 뭐'

라고 대답하신다. 비관적이시구만.

아무튼 반대편 넘어가서 바닥도 청소하고 다시 돌아와서 다이 만드는 등 보조적인 일만 잔뜩 했다.

지루할 틈은 없었다만 시간이 유독 안 가는 것 같아서 따분하고 지치는 것만 같았다. 토요일이라서

그랬나. 일 끝나고 인디자인에 전화해보니 임금 지불 관련해 사무소에다 연락하고 알려주겠다더라.

당연하지만 일이 끝나고 집에 돌아와 씻고 밥 먹고 빨래 돌린 후에도 전화가 안 왔다.

이대로 가면 일요일이라 다시 전화해보니 월요일에 입금될 거라 하더군. 일가자 인력 문제구만. 그

와중에 가다 인력에서는 띵동 스마트폰 알람 문자와 함께 금일 임금이 입금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