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929 모더나 백신 접종일
원래는 누구 씨가 말하는 것처럼 맞을 생각 없었는데 주변 친구들이 대부분 맞았서 술자리에 참석하여 아직
안 맞았다고 말하자니 조금 부끄러운 마음이 들기에 냉큼 예약했다. 이러니 저러니해도 결국 인간은 체면을
가장 중요시 여기는 생명체가 맞다. 왜 안 맞았냐는 말에 지리멸렬하게 왜곡된 논리로 잘난척하는 건 아직도
애송이 사회 초년생짜리나 할 짓이니 그냥 바빠서 까먹었다 변명하고 예약했다. 생각해보면 백신을 맞는 게
맞지.
백신 예약도 엄청 복잡한 절차도 없더라고. 그냥 홈페이지 들어가서 신청만 하니깐 끝이었다. 헌혈 예약이랑
그다지 다를 게 없었다. 그리고 한참 잊고 지냈는데 당일날 알림 메세지가 도착했다. 모더나 접종자 중에서는
탈모 증세를 보인 사람도 있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에 불안은 했다만, 신경 끄기로 했다.
17시 예약이었는데 일찌감치 출발해서 15분 전 도착했고 미리 준비한 신분증 보여주고 챙겨온 펜으로 문진표
작성했다. 주사도 안 아팠다. 바늘이 들어온 것을 눈치채지도 못했을 정도였다. 이후 15분간 대기. 어지러운가
아닌가 애매한데 대충 귀가해서 바로 샤워하고 냉큼 잤다. 내일 출근이기도 하고.
20210930 접종 다음날 1일차
살짝 주사를 맞은 부위가 얼얼하고 정신은 붕떠 있는 감각인데 괜찮다. 나, 의외로 코로나에 면역이었을지도?
일단 오늘은 에이원맨파워 업체 소속으로 소물류 용역을 하게 됐다. 일단 상하차 일인데 팔뚝을 얼마나 올릴
수 있는지 보고 10월 1일에 노가다 출근 여부를 결정해야 할듯.
17시에 퇴근하고 버스에 오르다 기둥에 팔뚝을 부딪혔는데 욱씬거리더라. 근육통이 듣던대로 장난이 없었다.
팔에 멍이 든 것처럼 아프다. 망치로 쎄게 한대 얻어맞고 2시간 정도 지난 후의 고통에 맞먹는다.
20211001 접종 2일차
아침에 눈을 뜨니 마치 노가다판에서 오전 근무 중에 동료가 휘두른 H빔에 맞고 오침한 뒤 눈 뜬 이후와 같이
팔뚝이 아리더라. 그래도 출근해서 일했다. 살짜쿵 무게 있는 상자 옮기긴 힘들지만 아주 죽을 만큼은 아니고
가끔 두드러기 같은 증세가 보이며 가려웠지만 모기에 물렸는지 아닌지 애매해서 냅두었다. 그래도 정확하게
17시가 되니 고통이 많이 줄어들었고 두드러기도 사라졌다.
여전히 주사 맞은 곳을 손으로 꾸욱 누르면 아프긴 하다.
20211002 접종 3일차
이제 손으로 주사 맞은 부위 눌러도 적당히 얼얼하기만 할 뿐 아프진 않다. 10점 만점에 대략 2.5점 정도의
근육통이 느껴지고 일하다보니 어느새 21시. 집 가는 길에 문득 이 글이 떠올라 환부를 문질러보니 그다지
안 아프다. 내가 코로나보다 강하다.
20211003 접종 4일차
한마디로 끝.
다 나았다.
20211027 모더나 백신 2차 접종일
1차랑 똑같았다. 주사 맞는 것도 별 거 없었고 타이레놀 사라고 추천해주시길래 사긴 했다. 외출증
끊고 나온 김에 귀가해서 피자 배달시켜 먹었다. 룸메이트 녀석은 오랜만에 병실을 나왔으니 얼굴
보나 싶었는데 자기 친구랑 놀러나갔더군. 이럴 거면 그냥 백신 맞는 시간 맞춰서 움직였지.
병실로 돌아오니 컨디션이 조금 나빠진 듯하긴 하다. 계속 목이 마르고 노트북 화면 보기 힘들었다.
살짝 오한이 들어 그냥 새벽 1시에 곧바로 누웠다.
20211028 접종 1일차
오한이 심하다. 추위를 느껴서 꼭두새벽에 깼다. 주사 맞은 팔도 1차 때의 접종 2일차만큼 아프더라고.
입원중이니 원래 주는 소염진통제와 타이레놀을 같이 복용하고 다시 누웠다. 일기 쓸 체력도 없다.
약 먹으니 열이 내려가서 갑자기 더웠다. 진통제 덕분에 팔뚝은 덜 아픈데 그래봤자 저녁 먹을 시간이
되니까 슬금슬금 열나기 시작하고 오한도 느껴진다. 바로 타이레놀 복용했는데 단점이라면 오한 탓에
이불 뒤집어 쓰고 누우면 잠들고 이후 땀투성이로 깨어나는 것. 19시 30분까지 자다가 깼다.
20211029 접종 2일차
오전 7시에 어김없이 발열이랑 오한 때문에 기상. 주사 맞았던 부위가 얼얼하다. 곧바로 타이레놀이랑
진통제 복용했다. 이제는 목에서 붓기마저 느껴지네. 몸상태가 그래도 빨리 회복되긴 한 것 같다. 역시
병원에서 삼시세끼 잘 먹고 잘잔 덕분인 것 같다.
2021030 접종 3일차
다 나앗다고 봐도 무방할 것 같다. 31일에 자려는 찰나 깜빡하고 접종 3일차 기록을 안 썼다는 것을
깨닫고 부랴부랴 적기 시작했을 정도다. 여전히 주사 부위가 아프지만 자다 깰 정도는 아니다, 열도
없어서 아무 이상 증세를 못느꼈고 알러지도 없다.
백신, 별 거 없군.
20211031 접종 4일차
이제 팔도 안 아프다. 기록 종료.
라고 생각했는데..
20211101 접종 5일차, 그 이후
기상과 동시에 현기증과 두통을 감지했고 이날은 하루종일 침대 위에서 보낸 것 같다. 타이레놀 먹고
이래저래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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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추 골절이라는 병명으로 병원에 입원해 있으며 산재를 받고 있는 게 다행이라 느껴질 정도로
제법 힘들었다. 그나마 매 끼니를 병원밥으로 챙겨 먹고 푹 잘 수 있어 금방 나았다 생각이 든다.
까놓고 말해서 척추 골절보다 힘들더라.
입원 일기를 보면 알겠지만 이후로도 꾸준히 잔두통으로 고통을 받았었다. 그게 모더나를 맞은
후유증인지 아니면 하루종일 병실에만 있다 보니 비타민D랑 면역력이 떨어져서 그런지 상당히
가물가물해 하긴 했는데, 아무튼 만약 입원 중이 아니었다면 아픈 만큼 일 못나갔으니 엄청나게
속이 쓰렸을 것 같다. 역시 사내자식답게 아파도 아프다고 말 안 하고 꾹 참는다. 이러니 남 녀가
각각 후유증 발생 보고율과 사망율의 척도가 맞질 않는 것이다.
다행히 지금은 두통도 다 사라졌다. 그런데 백신을 접종 받아도 유효 기간이 있다는 말을 들으면
앞으로 정기적으로 백신 맞느니 그냥 안 맞고 말겠다 생각이 들 정도다. 일상 생활이 힘들었으니
또 맞을 엄두가 안 난다. 차라리 공사 현장에서 일하다 또 추락해서 팔다리 부러지는 게 낫지.
듣자 하니 화이자 백신은 엉덩이가 떨리는 기묘한 체험을 한다고 하던데 대신에 모더나 백신처럼
발열이나 두통 등의 증상을 보이는 사람은 적다는 것 같다. 적어도 내 주변인들은 그러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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