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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nyReview/▶ About Anything

대학 기말고사 끝난 기념으로 놀러다님 #소신이쏘 #룸익스케이프올리브점

by 레블리첸 2021. 12. 15.

 

 

 

 

 

드디어 10년간의 대학 생활의 종막을 맞는다. 2012년에 입학해서 2022년 졸업이라니 기구하네.

논란이 될 수 있지만 그딴 거 다 까고서 진솔한 마음만 늘어놓자면 코로나 바이러스의 영향으로

판데믹 상황에 덕을 입었다. 만약에 바이러스가 없었다면 돈을 지금처럼 많이 벌지 못했을 거다.

4년간 회사 생활을 하면서 벌어둔 돈을 깎아먹으며 살았어야 할 거다.

하지만 비대면 강의로 진행한 덕분에 자칫 껄끄러울 수도 있었을 대학 생활을 넘기고 내 할 일만

집중할 수 있었다. 게다가 처음 1년은 대학교에서도 컨닝의 부정 행위들을 예상하지 못했었는지

시험 기간이나 학습 기간 중에 대처가 부진한 탓에 하루의 3시간만에 모든 강의들을 수강하거나

오픈북 시험 아닌 오픈북 시험을 볼 수 있는 등 상당히 꿀을 빨았다.

어차피 적당히 졸업장만 딸 작정이었는데, 뜻밖에 학점까지 건졌으니 개인적으로는 하늘이 도운

셈이다. 전염병으로 전국민들이 고통을 받고 물론 나도 뒤늦은 청춘이나마 캠퍼스 라이프라고는

전혀 만끽하지 못한 게 안타깝지만 결과적으로 두둑한 지갑이 남았으니 좋은 등가 교환이다.

 

 

 

 

인생 마지막의 기말고사가 끝났으니 후련하지만 한편으로는 적적해지기도 하는 마음을 달래기 위해

친구들을 만나서 한잔했다 아쉽게도 척추가 여전히 골절된 상태라 술을 마시지 못했지만. '소신이쏘'

라고 하는 가게인데 갈비찜이 유명한 맛집이라고 친구가 추천해서 가게 됐다.

손에 뭔가 묻는 것을 극혐하는데 식당에서 먹는 갈비찜이라 생각하니까 뼈다귀를 손으로 잡고 고기를

뜯어먹어야 하나 걱정이 앞섰다. 그런데 위의 사진처럼 양은 냄비에 살코기만 잘 발라져서 젓가락으로

쏙쏙 골라먹기 안성맞춤인 상태로 나오더라고. 게다가 얼마나 고기가 부드러운지 한 번 씹으니 솜사탕

먹을 때처럼 고기가 뭉게져 입안에서 사르르 녹았다.

크림 갈비찜이랑 매운 갈비찜이 있는데 괜히 매운 거 도전했다가 다 못먹을까봐 크림으로 주문을 했고

이것도 매운맛 조절이 가능하기에 순한 맛인 약지부터 가장 매운 엄지까지의 단계 중에서 약지 정도로

부탁드렸다. 아주 살짜쿵 매콤해서 오히려 식욕을 더 돋구는 맛이더라. 술 땡겼다.

 

 

 

 

 

 

 

다 먹고서는 치즈 볶음밥 2인분 정도 주문했다. 점원분이 냄비를 가져가신 뒤에 건더기랑 고기를

깔끔하게 건져내 다른 냄비에 예쁘게 담아주셨고 남은 국물에는 밥을 볶아서 무지성으로 퍼 먹기

알맞은 상태로 만들어서 가져다 주시더라. 몸이 참으로 편안해서 좋았다. 이게 돈의 힘인가.

개인적으로 점원분께서 신경을 기울여주셔서 가스 버너 불을 너무 오래 켜두었더니 달려오시더니

불을 꺼주기도 하시는 등 친절하고 좋았다. 이건 어쩌면 내 미모가 한몫한 것일 수 있다. 내 리뷰만

읽고 가셨다가 괜히 찬밥 신세 받으실 수 있으니 이점은 유의하시면 좋겠다.

 

 

 

 

 

가격은 1인분에 15,000원으로 상당히 부담스러운 가격이었다만 서비스와 맛을 저울질하면

충분히 그럴만한 가치가 있었고 집만 가까웠다면 아끼는 동생에게 한턱 대접해줄 수 있겠다.

점원분이 고기 다 발라주고 밥도 맛있게 볶아주신 걸 생각하면 사실 다 먹고 난 후 신사답게

팁으로 5,000원 정도 두고 갔어야 했었겠지. 안타깝게도 허리 부상으로 노가다를 뛰지 못해

수입이 반토막이 나버린 상태라 주머니 사정이 좋지 못해 그러진 못했다.

 

 

 

 

 

 

 

 

식사를 마친 후에는 예약해두었던 '룸익스케이프 올리브점'으로 갔다. 방탈출카페는 처음 가본지라

솔직히 말해서 정신이 없었다. 카페가 설마 지하에 있을 줄은 전혀 몰랐어서 건물 앞에서 하늘 위만

올려다보느라 헤매긴 했다. 테마인 즉 스토리는 '오즈:익시드 드림'이라는 것으로 '오즈의 마법사'를

모티브로 주인공에 빙의해서 각종 퍼즐을 풀어나가야 했다.

의외로 볼륨이 엄청나게 크더라. 원래는 75분 길이고 시간이 초과되면 도중에 나오게 될 수 있으니

무제한인 힌트를 적극 이용하라는 점원분의 안내가 있었다. 원래는 딱 2개의 구간뿐인 줄로 알아서

여유롭게 진행했건만 의외로 퍼즐도 많고 이동 구간도 많았다. 안타까운 건 '도대체 뭘 해야 하는지

알 수 없어서' 허비한 시간이 많았다는 점. 사실상 안내원 님의 힌트 없었으면 평생 못빠져나왔을듯.

그리고 퍼즐을 풀어야하는 곳과 힌트가 제공되는 곳이 분리되어서 따라가기가 힘든 것도 있었는데

이러니 저러니해도 결국 클리어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75분짜리인데 클리어에 120분이 걸렸지만 말이다.

 

 

 

 

 

 

원래라면 탈락 처리되서 중도 이탈되어야 했는데 나의 미모가 여기서도 통했는지 50분이나

가까이 연장을 해주신 덕에 무사히 엔딩까지 볼 수 있었다. 참고로 여러분은 혹 무한 연장을

기대하고 갔다가 75분만에 컷 당하고 문전박대 당할 수 있으니 너무 내 리뷰만 믿진 마시라.

개인적으로 안내해주시던 점원분이 너무 귀엽고 예쁘셔서 번호 물어보고 싶었는데 일할 때

연락처 요구하는 건 인간 말종이나 할 짓거리라는 걸 알아서 너무 안타까웠다.

 

 

 

 

끝나고는 깔쌈하게 기념 사진 한방 남겼다. 클리어 타임을 아득히 초월해서 120분을 찍은 것치고

꽤나 의기양양한 모습이라 지금 생각해보니 사진을 찍어주시던 직원분께서 얼마나 황당하셨을지

감히 상상조차도 안 간다. 마지막 사진은 꽃받침인데 그냥 '무야호~'한 거로 생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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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개인적으로 더 놀고 싶었지만 사실은 허리가 안 좋은데 계속 서있거나

걸어야 해서 피로가 상당히 누적돼 있는데다 무려 그 다음날 '한국과 세계소통의 역사' 시험이

있었기 때문에 빨리 귀가하고 싶어서 작별 인사를 흐지부지하고 호다닥 귀가했다.

그리고 집에 돌아와 씻은 후 새벽 2시에 곧바로 진짜 마지막 기말고사를 치뤘다. 이제 남은 건

17일의 졸업 시험과 19일에 토익 시험뿐이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