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원하고 집에 돌아오니 친구가 귤을 사두었더라. 야금야금 주워먹다 보니 어느새 주객이
전도되서 내가 거의 다 먹어버렸기에 미안한 마음이랑 먹고 싶은 마음 반으로 생색내면서
귤 한 상자를 주문했다. 특별히 알아본 것은 아니고 적당히 애용하는 인터넷 쇼핑몰에다가
검색하고 귤 사이즈를 중 이상으로 설정해서 결제했을 뿐.
솔직히 처음 인터넷으로 과일 주문해본 거라서 크게 기대하지 않았고 오히려 걱정스러웠다.
왠지 사이즈가 작거나 터져서 오는 게 아닐까 싶었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얼마 전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외국인 노동자 친구가 택배 상자 위에서 탭댄스 추는 영상도 봤어서.
근데 겁나 큼
처음에 상자 깠을 때 너무 커서 깜짝 놀랐다. 주문 실수로 한라봉을 선택했나 생각했었을 정도다.
구매를 결정하고서 내가 제대로 산 게 맞는지 비교를 해보기 위해 집 근처 슈퍼마켓에 가 구매한
값어치와 동일한 양 및 품질의 귤을 보았고 대충 어느 정도 견적이 보인다 싶었는데 이를 아득히
상회하는 품질의 귤이 왔더라. 얼마나 커다란지 내 주먹만한 사이즈다.
성인 남자 주먹만한 사이즈라는 게 대충 감이 안 올 수 있으니 더 자세히 보여주기 위해 블루투스
키보드가 귤 3개만으로 채워지는 수준으로 알이 실하더라. 사사건건 일침 놓는 재미 들려 온종일
나를 빡치게 만들어서 애호하고 싶어지는 친구도 내가 주문한 귤을 보고 지가 뭔데 으쓱거리면서
'거봐라, 내 말 듣고 주문하길 잘했지 않느냐?'면서 거들먹거리더라. 분명히 말하지만 전액은 내가
부담했다.
식사하고 후식으로 입가심할 때 한 개만 까서 먹으면 포만도가 100%가 되어 만족스러워진다.
2개까지 먹으면 너무 배부르고, 간식으로도 식사 시각 1시간 전에 하나 까먹으면 당장 허기를
꺼뜨릴 수 있는 정도다. 매우 만족스럽더라. 난생 처음으로 귤 농가에 깊은 감사함이 느껴졌다.
오죽 감사했으면 오랜만에 타블렛을 꺼내서 짤을 2장이나 그렸을 정도다.
귤 10kg인데 하나 하나가 장군급이고 이렇게 잔뜩 있는데다 성인 남자 둘이 하루에 몇개씩
꺼내먹었지만 아직도 잔뜩 있다. 그런데 겨우 1만 3천원이라니 이런 혜자 아이템을 나 혼자
알기에는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http://item.gmarket.co.kr/detailview/item.asp?goodscode=2284264312
이건 사라.
이정도면 강매해도 된다. 난 다 먹고 또 살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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