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어나기 힘든 날이었군. 어제 별로 못놀아서 그런가. 꿈속에서 토요일 부평 현장의 일을 잡을까 말까
고민하다가 깬 탓인지 아침부터 머릿속이 복잡하다. 부질없는 고민이지. 일기장에다 생각을 버리고서
출근길에 오른 다리에 힘을 주었다. 그나저나 참 뼛속까지 노가다꾼이구만.
오늘은 상큼히 테스트 케이스를 작성하네. 갑자기 드는 생각이지만 역시 안락한 사무실에서 키보드를
두드리는 일은 참 좋은 것 같다. 정신력이 소모될 일도 없고 체력이 남아도니 심리적으로 안정되는 듯.
어찌 되엇던 결국 자투리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까 고민중이다. 시간은 빨리도 가는군.
오늘 점심에는 팀원들이랑 스테이크를 썰었다. 솔직히 맛은 그저 그랬는데 비싸서 손발이 떨리더라고.
이거 한끼로 오늘 일당의 1/3이 날아갔기 때문이지.
오후에는 조용히 커피 한잔 마시고 테스트 케이스를 작성했다. 16시까지 끝낼 수 있다고 호언장담을
해버린 탓에 괜히 촉박했다. 때문에 성가신 부분 뚫는다고 실수가 많았다. 밝혀지진 않았지만 아마도
검수 없이 곧바로 적용될 터라 수치사를 당할 예정. 그리고 내일부터는 작성한 테스트 케이스를 바로
실전에 투입하게 된다. 흑역사 생성될듯.
어쨌든 적당히 미션 완수하고 검토한 뒤 퇴근했다. 오늘은 진짜 칼같이 퇴근했네. 집에 도착해 저녁을
먹고 씻은 뒤 세탁기 돌렸다. 친구가 귀가하니 빨래양이 어마무시하네. 바닥 청소하고 중국어 공부 후
체력이 없어서 곧바로 뻗었다.
회사에서 공부하고 퇴근하면 좋을텐데. 뭐, 회사에서 쓰는 프로그램은 엑셀이고 집은 한셀이라 통용이
안 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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