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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iary/▶ 근무 일지

200520 노가다 근무 일지

by 레블리첸 2020. 5. 24.

 

 

 

지난 번 갔던 현장이 아닌 첫번째로 가게 됐던 현장에 재배치 받았다. 새벽 5시에 출근 문자를

보내자마자 씻은 뒤 작업 지시 문자를 확인하고 현장으로 출발했다. 출근할 때 특히 만약 퇴사

안 하고 계속 회사 다녔어도 사이버강의라서 충분히 소화해낼 수 있었을텐데 아쉬움만 커졌다.

하긴 누가 코로나 사태를 예견할 수 있었겠어. 적어도 4월엔 끝날 줄 알았다.

어쨌든 도착했는데 작업 반장님이 나를 기억하시고는 반겨주시더라. 저번엔 1인 조공이었는데

이번엔 4인 1개조로 일하게 됐다. 오전 중 지시받은 작업 내용은 현장 내에 잡다한 쓰레기 정돈.

군대에서 아침 점호 끝나고 담배 꽁초 줍던 일이 떠오르더라. 오전 10시 무렵부터는 다른 작업

반장님에게 소속되어 2인 1개조로 상수도관을 설치하는 일을 하게 됐다.

 

주황색 천으로 포장된 것이 수도관으로 저것을 펼쳐서 아래 사진처럼 현장 전체를 두른다.

제법 무거워서 둘이 들어야할 정도였는데 어쨌든 굴리니까 옮길만 했고, 어쨌든 이것들을

곧게 펼치는 것도 일이었다. 그후에는 열선도 나란히 옆에 펼친 뒤 이 두 개의 선을 일정한

간격마다 전열 테이프로 묶어 고정한다. 이후에는 파란 봉투 안에 포장되어 있는 단열재를

칼로 째서 가른 뒤 수도관과 열선을 그 안에 집어넣고 테이프로 동봉했다. 이것을 반복한다.

말로만 설명하니까 간단하게 들리는데 테이프 구조가 뭣 같아서 일하기 까다로웠다.

11시 30분부터 웬일로 점심 식사하라고 쉬는 시간을 주더라. 점심은 저번과 다르게 협약된

식당에서 제공되었고 13시까지 여유롭게 휴게 시간을 줬다. 잘됐군. 같이 일했던 파트너와

뜻이 잘 맞아서 같이 카페에서 쉬었다. 커피 값이 4100원이나 하는 게 좀 아쉬웠다.

오후 작업도 계속 관을 펼치고 배치하고 열선 깔고 전열 테이프로 고정한 뒤 단열재 커팅 후

부착시키는 작업을 반복했다. 작업 장소가 달라질 때마다 준비물들을 최초 비치해둔 곳에서

가져와야 했는데 꽤 멀어서 많이 빡셌다. 그래도 팀원들이 다들 좋은 사람들이고, 특히 같이

일했던 동료분이 일을 잘하셔서 오후는 사실 영혼 가출 상태인 이등병의 마인드로 따르기만

해서 심리적으로는 꿀 좀 빨았다.

그러다 어느새 오후 16시가 되서 슬슬 정리하는 분위기였고 연장 정리한 뒤 30분부터 퇴근령.

체력이 붙은 건지 아니면 이 현장에 익숙해져서 긴장을 안 한 덕분인지 일 끝나고도 피로감이

덜해서 내일도 출근할지 말지 망설였다.

 

 

 

 

라고 글을 썼는데 다음날 근육통으로 고생했다. 당시에만 해도 멀쩡했는데 출근했으면 굉장히

피를 봤을 것 같군. 만신창이가 된 작업화가 얼마나 빡셌는지를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