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신규 근로자 등록을 했었던 현장에 도착했는데 지난 번에 안경을 착용하고 등록을 했던
탓인지 얼굴 인식이 안 되길래 일단 작업반장님에게 연락해서 어떻게 하면 좋을지 여쭤본 뒤
식당에서 아침 식사부터 해결하고 안전교육장에서 기존의 정보에서 얼굴을 새롭게 등록했다.
그뒤에 대충 탈의실에서 안전모 하나 주워와서 쓰고 인력 대기 장소로 갔다.
체온 재고 작업 조회 후 신호수로 배치 받았다. 신호수란 무엇인가 하니 지게차나 자재 운반
차량이나 레미콘차 등으로 인한 교통이 번잡한 곳에서 인력들이 안전 통로 밖으로 이동하지
않도록 주의를 주면서 현장 내가 협소하여 차량이 4대 이상 진입하지 못하는 관계로 차량이
과도하게 진입하여 번잡해지지 않도록 차량이 들어오고 나감을 통제하는 일이었다.
혼자서 근무해야 하고 나름 책임이 막중한데 한직이기도 해서 정신적 스트레스를 엄청나게
받았다. 거의 군 경계 근무 8시간 연속으로 쉬는 시간 없이 투입된 것 같은 피로감을 느꼈다.
서있기만 하면 되니 육체적 피로가 덜한 편에, 점심 시간에도 교통 통제를 계속 해야 한다는
이유로 점심 휴게 시간도 보장되지 않아서 식사도 교대로 하고 쭉 근무 투입하게 되었다. 뭐
다행히도 신호수도 4인 1개조로 각 요충지에 한 명씩 배치가 되는데 나머지 2명이 현장에서
신호수만 역임해온 베테랑들이라 여유가 넘쳤고 내게 힘내라는 의미로 사이다, 암바사 등의
음료수를 주고 초콜릿까지 간식으로 주셨다. 군대에서도 그랬듯 뭐든 먹어야 기운도 나면서
시간도 빨리 가는 법이라고 한다. (물론 걸리면 안 되니까 몰래 먹어야 한다고 한다.)
맛있었다, 오늘의 밥은...!
오후 14시 30분경 바닥 콘크리트 작업이 중반 이상 끝나가면서 신호수가 배치되어야 할 장소가
줄어들자 내가 일반 작업자로 차출 됐고 이후 받은 역할은 건물 옆의 진흙 무더기를 평탄화하는
일이었다. 그걸 혼자서 하는데 더럽게 힘들었다. 다 끝내고 자가 판단으로 휴식시간을 가졌는데
갑자기 코피가 흘러서 그걸 본 작업 반장님이 걱정하며 푹 쉬라고 양해해주셔서 지하 창고 옆에
비치된 휴게실에서 14시부터 쉬었다.
같이 쉬던 분이랑 인력 일 관련해서 어디 현장은 반장이 정신 상태가 오락가락하면서 일반적인
인력에게 전문적인 공사를 시키니까 배치 받으면 차라리 그날은 쉬라는 등의 정보 좀 나누다가
같이 서명하고 퇴근 절차를 밟았다. 다른 신호수 인력은 그 시각이 되도록 아직 10대의 차를 더
받아야 한다더라. 퇴근이 없냐고 물어보니까 신호수는 원래 퇴근 시각이 다른 인력들보다 많이
늦는다고 한다. 신호수 다신 안 해야겠다.
<신호수 하는 일>
1. 인력들이 안전 통로 밖으로 이동하지 못하게 주의를 한다.
짬이 되는 작업반장님들은 '그딴 거 개나 줘'하고 무시하며 바로 근처에서 작업하는 인력들은
안전 통로밖으로 이동할 수밖에 없는데 그걸 일개 인력인 내가 판단하기도 어렵고, 그냥 이건
딱히 신경 안 써도 된다.
근데 내 관할 영역에서 인명 사고가 나면 나도 책임을 진다고 겁은 주더라.
2. 차량이 일정 대수 이상 진입하지 못하도록 통제한다.
이 현장의 경우 좁기 때문에 레미콘차가 4대 이상 들어올 수 없었고 따라서 4대 이상이 안에
들어갔다면 그 이후로는 잠시 세워둔 다음에 들어오고 나가는 차량을 세어서 교대로 오가게
통제하면 되는 일이다. 길이 좁은데 이 좁은 길로 나가는 차와 진입하는 차가 동시에 쓰므로
충돌하지 않도록 모퉁이에서 잘 보고 있다가 올라가려는 차량을 잠시 막고 내려가려는 차를
먼저 내려보내는 일도 해야 했다.
<신호수 꿀팁>
짬이 좀 찼다면 블루투스 이어폰을 챙겨서 노래 들으면서 하거나 신호수 지정석에 비치되어
있는 자리에 앉아서 해도 된다. 물론 난 신호수 첫경험이었기 때문에 바짝 쫄아서 그럴 여유
없었다.
초콜릿 등의 간식거리를 챙기는 것도 좋다. 물론 난 돈을 벌러와서 돈 쓰는 걸 안 좋아해서
안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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