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많이 오더군. 비에 젖은 채 회사 가는 것은 싫어서 지하철 탔다. 상당히 좋긴 하네. 역시 출퇴근 거리는
짧은 게 복지고 깡패다. 젠장할 그나저나 또 일기를 기껏 써놓고 안 가져왔다. 오늘도 역시 사건은 터졌는데
고객사 측에서 테스트 케이스가 엉성하고 최신화가 안 되었다는 이유로 딴지를 걸어왔다.
테스트 케이스를 수정할 시간이 없어서 무작정 새로운 빌드를 쥐여주며 채찍질만 했는데 문서 유지 보수를
어느 사이에 하란 말인가 싶다. 결국 모든 일정이 어그러져서 내일은 일정 조정되어 사실상 혼자서만 특수
테스트를 진행하게 되었다. 이거 만만치가 않구만.
기껏 써놓은 일기를 안 챙겼다고 툴툴댄 것이 무색하게도 그때 쓴 일기마저 결국 유실되어서 어쩔 수 없이
그날 무엇을 했었나 업무 메일을 보며 가늠해본다. 무진장 열심히 일하긴 했구만. 굳이 일일 업무 보고서를
장황하게 작성할 필요 없다는 지시를 받아 최대한 간략하게 작성했는데도 많이 일한 것처럼 보일 정도이다.
기본적으로 테스트 케이스 작성하고 진행하고 최신화까지.
거기에다가 이슈 등록하고 테스트 레일에 반영까지 하다니 원맨쇼가 따로 없구만. 무슨 일이 있었는지조차
제대로 기억을 못해서 일기가 엉성해지는데 이것을 과연 일기라고 부를 수가 있을런지. 앞으로는 꼬박꼬박
써야겠다고 다짐하게 되지만 그러기엔 이미 최소 26일치 정도가 울퉁불퉁 보도블럭 길이다. 젠장.
전조를 느꼈을 때부터라도 후딱 제정신을 차렸어야 했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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