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2시가 좀 안 되서 잠들었던가. 눈뜨니 5시 15분이라 살짝 당황했지만 지각은 아니었다.
사운드 호라이즌 앨범과 호루라기를 준비했으니 신호수를 배치받아도 문제 없고 일반 작업
차출되어도 포켓 돗자리를 준비했으니 문제 없지.
오늘도 저번의 그 반장님과 맞닥뜨려서 같이 조식을 하게 됐다. 어제는 내가 안 와서 조식을
걸렀다고 하시는군. 참 황송하기도 하지. 여튼 아침 식사는 평범한 군대 조식 같은 느낌으로
무난했다. 왜인지 신호수로 불려갈 것 같은 예감이 드는군. 그나저나 오늘도 또 36.9도네.
다행히 일반 작업팀으로 배속됐지만 과연 무얼하게 될지 미스테리다. 아는 얼굴도 없는데다
보아하니 리더를 맡을만한 재목도 안 보인다.
아니군. 지난 번 테이핑을 할 때 리더를 맡았던 반장님이 붙으셨다. 이외에도 그 고참 인력이
신뢰하는 이가 붙어서 총 6명이 한 팀으로 지하 5층의 물을 제거하는 작업을 하게 되었다. 훗,
나의 안전장화가 빛을 발할 때가 됐군.
오전까진 여기서 못나가겠다 싶었는데 화요일에 콘크리트 시공을 하기 앞서서 물을 없애야만
하며 그밖에도 6개의 방에 물이 차 있는 관계로 대략 오후까지도 못나갈 것 같다. 저번에 샀던
안전장화에 깔창 3개를 깐 상태로 처음 일해봤는데 발을 꽉 고정해주는 것까진 좋지만 여전히
발뒤꿈치가 떠서 걷기 힘들고 발을 너무 꽉 잡다보니 편치 못한 부분이 있긴 하더라.
계속 양수 작업만 진행하는데 꽤 물의 양이 많아서 다들 작업화가 쫄딱 젖어 괴로워하는데 일단 양말이 젖지는
않아서 좋았다. 땀으로 젖긴 했어도 적어도 흙탕물은 아니니.
점심 식사로는 메밀국수가 나왔는데 맛은 그럭저럭 소금기 하나도 없었지만 대체로 먹을만 했다. 휴게 시간엔
대화가 통하는 반장님과 같이 혹서기 휴게소까지 가서 쉬었는데 에어컨이 빵빵해서 한여름에도 13도를 맛 봐
좀 힐링이 됐다. 돗자리를 못써본 것은 아쉽지만.
오후부터는 지난 번처럼 테이핑 작업을 하게 됐는데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가더라. 벽면이 죄다 젖어있던 탓에
제대로 붙지 않는 부분이 많이 아쉬웠다. 어느새 15시 30분이 되었는데 갑자기 해당 층을 완전히 정리하려는
의도에선지 각지에 널부러져 있던 쓰레기통 골격을 모아오라는 지시를 받았고 쉬었다가 시작하려니까 갑자기
작업 시작도 전에 외부의 대형 펌프 호스 위치를 변경해야 한다며 야단법석이다.
어쨌든 처리했고15시 50분부터는 쉬었다. 토요일인데 기분이 마치 수요일 같구만. 일 끝나고 돌아오는 길에
갈비탕 한그릇 때리고 잠깐 침대에 누웠다가 기절해버려서 지금 일어나 쓰는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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