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빴고 충실한 한해였다. 1년의 시작은 척추가 박살난 상태에서 시작하긴 했지만 무수한 걱정을
한몸에 받았었던 것과 다르게 금방 회복했고 일상에 복귀해도 괜찮겠다는 의사 선생님의 진단과
동시에 취직이 되었다. 그래서 3월부터는 열심히 회사 생활을 했고 업무에 빨리 적응하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을 기울였다. 모든 작품 활동을 일체 끊고 오로지 일에만 집중했으니 말이다.
원래 다니던 회사에 복직할지 말지 고민하다가 선택한 안정적인 길은 내 생각보다 업무 외적으로
쉬운 일이 없었다. 항상 사람이 문제지. 골치 아픈 일의 연속과 굴러갈 수 없는 프로젝트를 어떻게
해서든지 끌어가야 한다는 책임감 때문에 티는 안 냈다고 생각하는데 아무튼 많이 힘들었다. 이에
더해서 갑자기 동거하던 친구와 헤어지게 되었고 이사 때문에 정신도 없었네. 그러다 보니 어느덧
가을이 되었다.
가을부터는 슬슬 다시 취미 생활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회사에는 내가 어떤 성향인지 분명하게
눈도장을 찍어두었고 무엇보다 3개월 정도 빨리 정규직 전환에 성공해서 그야말로 철밥통이 되어
심리적 여유가 생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제대로 한 일은 없었는데 앉아있으면 허리가 상한다는 말
때문에 와식 생활에 도전했고 의자랑 책상을 팔아치워서 작업 환경 조성에 실패했기 때문. 정말로
다양한 시도를 해보았지만 식사 후 곧바로 누으면 체하고 샤워 후 바로 누으면 머리카락 개떡지는
등등 애로사항이 참 많았어서 어느샌가부터 주말에도 앉으려고 회사 출근하는 상황이 되었다. 이
무슨 개소린가 싶겠지만 고시원 방안에 앉을 곳과 책상이 없어서 자연스럽게 눕게 되더라고. 이게
반복되니까 사람이 글러져서 그냥 주말에 회사 사무실 가서 앉아있는 게 훨씬 정신 건강에 이롭단
결과가 나왔다. 그래서 지금 이 글을 쓰는 지금 1월 1일에도 회사에 있다.
2022년을 키워드로 표현하자면?
"회사와 돈 지랄"
눈을 뜨면 회사 가고 퇴근하면 잠을 자는 일상의 반복. 매일 매일 다른 업무를 진행했으므로 세세히
보면 무늬는 다르지만 어쨌든 결은 같았다. 그리고 와식 생활 한답시고 그만큼 또 많은 장비를 샀다.
단편적인 예를 들자면 아이패드 프로랑 갤럭시 탭을 산 것. 누워서 볼 때 편한 모니터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구매했다. 그리고 이것들을 거치하기 위한 암 거치대를 1월달에 구매할 예정.
참 많이도 구매했다. 미니 밥솥도 샀고 회사에서 쓰는 모니터 받침대도 구매했지. 태블릿PC에서 쓸
각종 부속품까지 생각하면 많이도 돈을 썼다. 그래도 결과적으로는 매달 저축하고 돈을 남겼으니까
괜찮겠지. 1월달에는 피부과를 가보고 2월달에는 미니 냉동고를 구매할 예정이다.
2023년
뭐할까 미리 생각해두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두근거린다. 일단 1월 7일인 지금으로부터 일주일 뒤엔
HSK 2급 자격증 시험이 있다. 결과가 좋을지 나쁠지는 모르겠는데 아무튼 피부과에 가서 등짝을 좀
만져볼 생각도 하고 있다. 작년에 갔었다면 좋았을테지만 그러기에는 회사가 바빴다. 지난번에 가서
진찰 받았을 땐 3개월에 70만원을 불렀으니 아마 3개월 치료 기간 동안 고생 좀 하겠지. 제대로 씻지
못하고 등도 받치지 못할듯.
3월에는 부산에 놀러갈 예정이다. 마침 그런 일정이 있어서 말이야. 벗겨진 등 가죽이 많이 회복되면
이때쯤 털갈이도 할 것 같다. 브라질리언 왁싱 받아서 체모 정리해야지. 그리고 4월에는 HSK 3급을
응시해볼까. 그때쯤이면 와식 생활을 어느 정도는 완성하지 않을까 싶다. 그림 그리고 싶다고.
주말에 다시 공사 현장을 뛰어볼까 생각도 든다. 그러려면 안전화를 구비해야겠군. 지난 번에 샀었던
안전화가 발을 아작내버려서 다시 ZIBEN 제품을 구매해야할 것 같더라. 비싼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피부과 시술을 받는 중에는 노가다 같은 현장일을 못할테니 봄이 다 지날 때까지는 얌전히 월급 받고
살아야겠군.
같이 여름 이후의 신년 계획 짤 사람이 있으면 좋겠다.
'■ Diary > ▶ 아무 얘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Happy Chinese New Year입니다 여러분 (0) | 2023.01.23 |
---|---|
제발 결혼해줘 (0) | 2023.01.21 |
한심한 놈들을 보는 게 요즘 내 삶의 낙이야 (0) | 2022.12.04 |
한손 글쓰기 (0) | 2022.11.13 |
증거불충분 불구속입건 (0) | 2022.11.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