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Diary/▶ 병원 일기

등짝 고치기 프로젝트 1주일차-어이 어이 관리비가 100만원이라고?!

by 레블리첸 2023. 2. 12.

 

 

 

 

 

피부 문제 때문에 항상 고민이 많았었지만 피부과에 가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대학 다닐 때엔 학비 내느라고

돈이 없었고 더군다나 피부 관리와 고된 현장 업무를 병행했다가는 괜히 돈은 돈대로 쓰고 피부는 그대로일듯했다.

이제는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 어느 정도 생활도 안정되었고 때마침 사무직이고 안타깝게도 노가다는 뛰지 못하게

되었으니 피부과를 가기에 참으로 시의적절한 때다. 적어도 전동킥보드를 타고 갈만한 거리 안에서 네이버 평점이

괜찮은 병원을 찾아서 예약을 걸어두었다.

Q. 평소 등의 상태는 어떠했길래?

끔찍했지. 사실 예전 허리가 박살났을 때 어차피 집에서만 있어야 하니까 피부과나 가볼까 싶어서 가볍게 견적만

받아본 적이 있었는데 그때 진료를 봐주신 선생님은 내 등 상태를 보더니 헉하면서 크게 숨을 삼키셨을 정도였다.

등짝을 본 사람들은 어디 전쟁터 가서 총이라도 맞았냐고 물어보는 등등 등이 너무 더럽다면서 지적을 받는 일이

셀 수 없이 많았다. 이정도면 진작에 한번 피부과에 갔었을 법도 한데 어차피 등을 남에게 보일 일이 없을 거라며

돈 굳은 셈치며 안 가고 버틴 나도 참 끈기가 굉장한 것 같다.

친구에게 부탁해 내 등짝을 촬영한 사진이 있긴 했었는데 잠시 사진첩에 저장되어 있었다만 가끔 식사 전 무심코

보게 되는 일이 빈번해지고 밥맛이 떨어져서 삭제해버렸다. 아무튼 그만큼 상태가 안 좋았기 때문에 괜히 여기다

올렸다가 혐짤을 올렸다며 빈축을 사게 될 듯하여 말았다. 글로만 표현하니까 심심하긴 하지만.

 

 

 

 

 

 

와! 100만원!

피부과 의사 선생님이 등을 보시더니 역시나 대공사가 필요할 것 같다고 말씀해주셨다. 직접 여드름을 짜는 압출을

진행하고 피부를 벗겨내는 박피 작업 후에 색소의 침착을 줄이기 위한 필링 작업이 진행되어야 할 듯한데 광범위한

영역이기 때문에 비용이 무지막지하게 들 거라고 하시더니 가격을 보니 그런 것 같기도 하다.

예전에 견적을 받았을 때는 3개월 치료에 70만원으로 보았었던 적이 있었으므로 그 1.5배에 달하는 액수가 불렸을

때에는 이게 과연 맞는 건가 싶었지만 치료에 들어가니까 확실히 납득이 가는 금액이긴 했다. 등부위는 위와 아래로

나눠서 볼 수 있는데 나는 일단 전체가 문제이기 때문에 거의 목덜미 부분부터 엉덩이 바로 위까지 빼곡빼곡 약품을

도포하시며 헉헉 가쁜 숨을 몰아쉬시니 송구스럽더군. 내가 죄인이지.

아무튼 첫경험이기 때문에 경황이 없어서 시술 받는 내내 질문만 한데다가 뻣뻣하게 옆구리에다가 두 팔을 붙인 채

스마트폰조차 못봤었는데 이런 상태이기에 이런 저런 사진을 찍는다는 건 어림도 없는 얘기였다. 하지만 이건 아직

상황에 익숙하지 못해서 그런 거고 다음번에 방문할 때는 이것저것 사진을 찍어서 지금보다 훨씬 풍족한 글로 만들

예정이다. 만약 등의 상태가 궁금하시다면 2주차에 간호사 선생님에게 부탁 드려서 등을 찍고 게시해보겠다. 덧글

남겨주시거나 하시라고.

 

 

 

 

 

 

 

 

비용이 100만원이 나오긴 했는데 놀랍게도 1주일 간격으로 3회 방문에 100만원이다. 즉 한달에 100만원을 태운 것.

자꾸 지난 피부과 이야기를 들먹여서 열심히 관리해주신 선생님에겐 면목 없지만 그곳에서는 3개월에 70만원을 부른

일을 생각하면 저번에 방문한 곳이 문제인 건지 여기가 비정상적으로 비싼 것인지 궁금해질 정도다.

덕분에 가계부를 볼 때마다 살짝 우울해질 것 같군. 아직 월급이 들어오려면 한참 남았는데 이렇게나 구멍이 뚫린데다

심지어 앞으로도 계속 관련하여 지출이 발생할 예정이라니 암울하다. 아무튼 비용은 이정도가 들었다. 누가 나의 등에

뭐라고 한마디하면 최소 100만원이 들어간 귀한 몸이라고 반격할 수 있겠군.

Q. 관리 과정은 어땠어?

100만원이 아주 큰 돈은 아니지만 작은 돈은 아닌 만큼 나름대로 귀빈 대우를 받는 건 아무래도 기분이 좋은 일이다.

헛소리니까 넘어가고. 레이저 기기라던가 치과에 가면 볼 수 있을 것 같은 무지막지한 기계 팔 같은 거로 시공이라도

하는 건가 싶었는데 작은 방에 들어가 웃통 까고 엎드려 있으니 선생님이 들어오셔서 면봉 같은 거로 등을 짜 주셨다.

이래저래 복합적인 심정이 들어 머릿속은 다분히 혼란스러웠다. 일단 큰 병원이니만큼 다른 손님들도 관리나 치료를

받고 있는데 설마 저 사이에 끼어서 혼자 반전라 상태로 있어야 하는 건가 걱정이 많았는데 독방을 사용할 수 있다니

안심이 되었다. 그런데 전문적인 기기가 아니고 아마도 간호사이신 것 같은 분이 직접 한땀 한땀 등의 여드름을 짜는

수작업으로 진행하시니 인건비가 들어가서 이렇게 비용이 비쌌던 건가 싶더라고.

스케일링이라고 해서 뭔가 등 껍질을 한꺼풀 벗겨내는 약물을 의사 선생님이 직접 도포해주시고 이것이 마른 다음엔

정확히 어떤 기구를 쓰신 건지 엎드린 상태라 못봤지만 촉감으로 견주어 보았을 때 아마 면봉인 듯한 것으로 내 등의

여드름을 압출해주셨다. 체감상으로는 아마 30분인데 아마도 그보다 더 오래 작업을 진행하신 듯하다. 시술 내내 선

채로 계시니 다리 아프실 것 같아서 매우 걱정이 되더군. 이후에는 등 전체에 차가운 무언가를 발라서 붓기를 최대한

가라앉힌 다음 또 무언가 팩을 발라주시고. 이후에는 닦아내주시고 참으로 극진히 보살핌을 받았다.

등이라는 특성상 관리해야 하는 부위가 매우 넓기 때문에 팩이나 각종 약물도 어마무시하게 많이 들어갔는데 괜시리

죄책감이 하늘을 찔렀다. 들어간 돈을 생각하면 어느 정도 수지타산에 맞는 것 같긴 하다만. 그런데 내용을 들어보니

3회동안 이어질 시술 안에 압출만 있고 박피 및 필링 작업은 없다고 하시더군. 이에 대해서는 따로 문의가 필요할 것

같다.

가볍게 생각했었는데 빠져나갈 금액이 생각보다 훨씬 많이 무겁군. 회사 열심히 다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