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K 2급 시험 성적표를 받으면 같이 게시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는데 HSK 사무국이 업무 처리 속도가
역시 중국 대륙 형님들의 기상을 이어 받아서인지 아니면 그 자체인지 한국인으로서는 짜증이 날 정도로
느려터져서 그냥 글을 쓰고 후다닥 사진첩에서 사진을 지우기로 결정했다. 컴퓨터으로 시험 쳤는데 대체
왜 결과가 나오는 데에 한달이나 걸리는 건지 도통 이해가 안 되네. 심지어 연필로 수기 작성해야만 하는
JLPT 자격증 시험도 한달이 걸리는데 말이다.
아무튼 일기를 통해서 간접적으로 이야기를 하긴 했지만 HSK 1급 시험 합격 후 약 반년동안을 여유롭게
중국어를 공부했고 이후에 HSK 2급에 응시했다. 왜 곧바로 3급이나 상위의 시험으로 응시하지 않았냐고
묻는 사람이 많은데 그 이유는 2급에서만 볼 수 있는 시험 유형과 한자 단어를 놓친다니 아까워서 그렇다.
망할 놈의 수집 욕구 때문에 말이지.
결과적으로 합격하긴 했는데 시험이 어땠는지 당시에 쓴 생생한 일기를 통해 알아보도록 하자.
일단 상큼하게 지각으로 스타트. 혹시라도 입구컷을 당하는 게 아닐까 걱정하며 지인들에게 요란법석을 떨긴
했지만 역시나 과민한 반응이었다. 밤새 비도 왔나 보더라. 공기가 차갑고 습하다. 그러고 보니 새벽에 갑자기
모르는 사람한테 전화를 받아서 욕지거리를 듣기도 했다. 생각하기가 귀찮아서 차단해두었다. 어떠한 오해가
있는 것인지 아니면 나에게 직접적인 원한이 있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후자라면 안타까운 일이다. 한달이나
지나고 이 일기를 통해 겨우 상기했을 정도의 경미한 일에 지나지 않았으니 말이다.
아무튼 여유롭지는 않지만 어쨌든 시험장에 도착하여 전자기기를 반납하고 장시간 시험 설명 들으면서 대기.
이럴 줄 알았으면 더 늦게 올걸 그랬나 호기 넘치는 생각까지 들 정도로 따분했는데 그러는 와중에 나름대로
중국어 공부한 효능이 있긴 한 건지 시험 설명 화면에 나오는 각종 중국어 문구가 읽히더라고. 1급 시험 치러
왔을 때에는 한자를 읽고 어떤 뜻이려니 이해하는 것밖에 못했는데 이번엔 확실히 중국어로 해석했다.
1. 듣기 영역
지난 번 1급 시험 볼 때는 지문조차 안 들렸었는데 이번에는 드디어 도대체 무엇을 묻는 것인지 들을 수 있는
정도는 됐다. 문제의 난이도는 답이 문제에 있는 수준이다. 다만 화자가 누구냐에 따라서 답이 갈리는 문제가
있었다. 예를 들자면 남자가 "난 우유를 좋아해, 너는?"이라고 물었을 때 여자가 "난 수박이 좋아"라고 답하는
지문이 들리고 이때 남자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맞추는 정도의 문제가 나온다.
단어에만 익숙해진다면 난이도는 까다롭지 않다. 1급이랑 비교해서 어떤지 말하고 싶지만 안타깝게도 1급에
봤을 땐 도대체 어디까지가 지문인지조차 들리지 않았으니 비교할 수 없다. 그땐 무려 예시 문제를 지문인 줄
알고 풀었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근데 어떻게 200점 만점에 180점을 맞았는가 하면 결국 눈치 싸움이다.
2. 독해
의외로 까다로웠다. 겨우 2급 시험을 보는데 벌써부터 어렵다고 느끼면 안 되는데 왜 어려웠는가하면 단어는
전부 아는데, 문법을 몰라 독해 능력이 떨어져서 해석하는 데에 시간을 너무 많이 소요했다. 시험에서 빡치는
요소라면 도대체 질문이 무엇인지를 모르겠고 오로지 예시를 보고 어떤 답을 원하는지 유추해야 한다는 부분.
근데 예시를 봤을 때 고개가 갸우뚱하게 되면 골 때리게 되겠지.
학원에서 미리 미리 몇번 문제를 풀어보는 게 중요할 수 있겠다. 적어도 예시 문제 읽고 해석한다고 소요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을테니 말야. 기본적인 시험 정보도 알아보지 않은 내가 문제이긴 하지만.
시험이 끝나고 개운한 마음으로 시험장을 나섰다. 결과로는 200점 만점에 170점으로 겨우 2급인데 이런
점수만 조금 위태로운 것이 아닌가 싶지만 아무튼 앞으로도 계속 정진해나가야 할 따름이다. 여름까지는
3급에 응시해볼 예정이다. 그러려면 공부를 해야 하는데 계속 놀고 싶은 마음이 방해하고 체력은 쉽사리
마음을 따라주질 못하는 게 안타깝군. 진짜 그림도 그려야 하는데.
스마트스토어에 1급이랑 2급 단어장도 판매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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