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 구매했다. 이번에 산 제품은 엠지텍 이어프리G5 블루투스 골전도 이어폰이다. 요컨대 귓구멍에다가 천박하게
이어폰 쑤셔박는 추잡한 방식이 아니라 진동으로 소리를 전달하는 최첨단 방식이다. 최근에 전동킥보드를 타고 회사로
출퇴근할 때에 주변의 작은 소리를 듣지 못해 몇번 사고로 이어질 뻔했을 뿐더러 노면의 요철이 정도가 심하여 내 몸이
진동 모드로 전환됐을 때에 무선 이어폰이 바닥을 나뒹구는 일이 빈번하다는 이유로 골전도 이어폰을 찾아보게 되었다.
특히 운전자들 사이에서 골전도 이어폰은 강력히 추천되고 있더라고. 사실 마침 기존에 사용하던 블루투스 이어폰께서
끝끝내 충전조차 되지 않을 정도로 망가진 것도 기인하기는 했다.
요즘은 중국 제품이 하도 많기도 하고 그만큼 '중국 제품이지만 쓸만하다'는 평이 많이 들리고 있지만 모름지기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뒤통수 맞더라도 우리나라 국산을 애용해야 하는 게 도리가 아닌가 싶다. 물론 이 글은 애플 아이패드 프로로
쓰고 있지만. 아무튼간에 포장이 상당히 멋져서 마음에 들었다. 여는 방식도 깔끔하고.
사용하기 이전에 반드시 완충 상태를 찍어달라고 권장 사항으로 적혀 있길래 일단은 충전. 이 제품을 사용한지도 어언
3개월이 넘은 것 같은데 전원을 연결하면 위와 같이 충전 중일 때는 빨간 빛이 점등되고 충전이 완료되면 파란색 빛이
표시된다. 설마 충전하면서 쓸 사람은 없으리라 믿는다.
골전도 블루투스 이어폰이 늘 그렇듯 귀에 얹어서 뒤통수를 감는 형태로 쓸 수 있게 일종의 고리 형태를 띄고 있으며
소재는 생각했던 것보다 부드러우면서 탄력이 있다. 마음에 드는 것은 살이 닿을 수 있는 부분이 쇠가 아니기 때문에
겨울철에 너무 차가워지지도 않고 정전기가 발생하지도 않는다는 점이다. 여태까지 탈착하며 한 번도 불편함은 느낀
경험이 없으니까 말 다했지.
이 시국이라서 다들 마스크를 오래 쓰고 있으면 귀가 떨어져나갈 것처럼 아팠던 경험을 한번쯤은 했을텐데 때문인지
골전도 블루투스 이어폰도 같은 맥락으로 오래 쓰면 마스크처럼 귀가 아픈 것 아니냐면서 우려를 표하시는 사람들을
많이 보았다. 하지만 마스크랑은 궤를 달리 할 수 밖에 없는 요소가 있는데 마스크는 세균이나 먼지의 유입을 막고자
피부와 밀착되어 꽤나 강한 압력이 줄을 통해 단련되기 어려운 부위인 귀 뒤에 가해지는 반면, 골전도 이어폰은 그저
귀 위에 얹어질 뿐이라는 점이다.
마침 소포를 받았을 때 사무실이었어서 시착해본 후 사진을 찍어보았다. 저때는 상대적으로 머리가 짧았을 때인데도 아주
유심하게 보지 않는 이상 블루투스 이어폰을 착용하고 있는지 아닌지 잘 드러나지 않는 듯이 보여서 업무하면서 은근슬쩍
노래를 들을 수 있지 않을까 내심 기대도 했다. 지금 보니 안경이 좀 비뚤어진 것 같은데 아마 제대로 된 착용 방법을 몰라
저렇게 된 듯. 안경을 쓴 다음 안경 다리 위에 이어폰을 얹는 식으로 착용하기 때문에 안경이 비뚤어질 일은 없다.
사진 참 시바견 같이 찍혔구만.
써보니까 진동만으로 소리가 들린다니 신기한 감각이었다. 스피커가 달려있는지 안 달려있는지는 모르겠는데 지금 쓰면서
잠깐 스피커 유무를 확인해보았는데 없는 것을 보아 순수 진동만으로 소리를 전달하는 듯하다. 이젠 많이 익숙햐져서 전혀
위화감을 못느끼지만 처음 소리를 들었을 땐 마치 누군가 귀 주변에 스피커를 대고 노래를 틀어둔 것처럼 멀리 들리는듯한
인상이 있었다. 이런 점은 익숙해지면 그만이다. 인간은 무엇이 되었든지간에 적응하는 생물이니까.
외관을 조금만 더 자세하게 살펴보자, USB C타입 충전을 지원하기 때문에 선을 꽂을 수 있는 단자가 있고 음량 조절
버튼이 하나씩 있다. 참고로 이 버튼을 빠르게 입력하면 이전곡이나 다음곡을 재생할 수 있다는데 해당 기능은 그다지
안 쓰기 때문에 어떻게 작동하는 건지 잘 모르겠다. 이 제품을 산 이후로는 오로지 중국어 강의만 듣고 있거든.
다른 골전도 이어폰은 써본 경험이 없기 때문에 비교할 수 없는데 어떤 제품군은 터치 방식으로 구동을 한다고 했던가.
버튼 방식은 슬슬 구닥다리처럼 느껴지니까 해당 부분에 대해서도 빠른 개발이 되어 주면 좋겠다. 사실 슬슬 애플에서
에어팟에 이어 골전도 블루투스 이어폰을 출시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머리를 조금 기르고 난 후에 착용 사진. 이정도면 회사 업무 중에 착용하고 노래 들어도 전혀 안 들킬 자신이 뿜뿜한다.
하지만 그럴 깡은 없어서 도전해본 적은 없다. 노래 들으면 능률이 올라가는 타입도 아니거니와. 그럼 일단 수개월 전
미리 작성해두었던 이 제품의 장단점에 대해서 나열하면서 동시에 지금은 어떻게 바뀌었는지 적어볼까.
보관은 대체로 아무 곳이나 일단 걸어두고 쓰는 중이다. 먼지가 쌓일 수 있는데 그정도는 가볍게 물티슈로 닦아주면
그만이다. 전용 가방이라던가 접어서 부피를 줄일 수 없지만 그다지 크게 상관은 없다.
골전도 블루투스 이어폰의 아쉬운 점
01. 음질
일단 소리가 역시 아쉬울 수밖에 없긴 했다. 비유하자면 스마트폰으로 노래를 틀어놓고 스피커를 가까이에 댄 상태로
노래 듣는 것 같다. 귀가 개방되어 있기 때문에 음악에 완전히 집중하기도 어렵다. 낮음 음역대의 울리는 소리를 듣기
힘들다는 단점이 있다. 당연히 이어폰을 눌러서 귀에 완전 밀착시키면 소리의 선명도는 올라가지만.
본인이 음악에 미친 수준이 아니고 일반적인 이어폰으로도 적당히 잘 듣고 다닌다면야 괜찮겠다. 만약에 음악을 듣는
순간만큼은 온전하게 세상과 분리되어 오로지 음악과 나만이 존재하는 공상세계에 빠지는 취미가 있어서 일기장에도
"Music is my Life"라고 적어두는 변태가 아니라면 말이다.
음질이 별로라서 못듣겠다는 사람에게는 딱한 일이며 부러운 일이다. 요즘 시대에 태어났다는 데 무궁무진한 감사를
느끼며 매일 매일을 살고 있겠지. 당장 20년만 빨리 태어났어도 'MP3 플레이어'라는 기기로 노래 들었을테니.
또한 소음이 많은 지하철 등에서 사용이 어렵다는 것을 느꼈다. 지하철 정차 구간에서 들리는 소리는 가히 굉음이라
불려도 좋을 정도로 높은 데시벨을 자랑하는데 그 소리가 음악을 지워버리는 경우가 많았다.
02. 구조
상술했다시피 골전도 블루투스 이어폰은 그 구조상 착용했을 때 뒷목에 띠 형태의 고리가 튀어나오게 되는데 이것이
머리카락을 누르거나 띄워서 상당히 눈에 띄게 되고, 머리가 쉽게 망가지기도 한다. 완전히 장발이라서 아예 덮을 수
있다면 이야기는 달라지겠지만 일반적인 남성이라면 까다롭긴 하겠다. 어쩔 수 없는 부분이지만 아침에 이어폰 쓰고
그 위에 귀도리 쓰고 안전모까지 쓰고 나면 뒷머리가 마치 머리 감고 곧장 베개 베고 누웠다가 일어난 사람처럼 되어
엉망진창이 되어 있다. 특수한 경우라는 것을 감안해야 하겠다.
밴드 길이를 조절할 수 없다는 부분도 살짝 아쉽다. 골전도 블루투스 이어폰을 착용한 상태로 베게를 베고 누울 수는
있는데 혹여나 구부러지거나 부러질까봐 심히 걱정이 되기도 한다. 신소재가 개발되어 지금의 나로서는 상상도 못할
신박한 구조의 골전도 이어폰이 개발되겠지. 아마 그때쯤 갈아타지 않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골전도 블루투스 이어폰의 장점
01. 보건
중이염 발생 확률은 이어폰의 사용 시간에 비례한다. 귀에 장시간 무리를 가게 하여 자극을 주거나 세균에 노출된
이어폰의 고무팁을 오래간 착용하여 발생하는 경우가 빈번한데 만약에 골전도 블루투스 이어폰을 쓰게 되면 전혀
해당사항이 없게 된다. 적어도 오염된 이어폰팁을 귓구멍에 문대고 있지 않아도 된다. 이따금 이어폰 바닥에 떨군
다음 아무런 경각심 없이 곧바로 귀에 넣는 사람을 봤단 말이지. 내 이야기다.
02. 안전
최근 전동킥보드를 타고 출퇴근하면서 노래 듣다가 보면 다른 운전자나 보행자가 주는 신호를 전달 받지 못해서
위험한 경우가 몇몇 있었다. 운인지 요령인지 기지를 발휘해서 사태를 회피하고는 했지만 그럴 때면 십년감수를
했다는 생각과 함께 운전할 때에는 귀와 시야가 최대한 열려 있어야만 하는데 이어폰을 끼고 있으면 자체적으로
청각을 봉인하는 셈이 아닌가 싶더라고. 비슷한 예로 열심히 주구장창 벨을 울려대도 들어먹지를 않고 당당하게
걷는 보행자는 십중팔구 헤드셋을 착용한 상태였지. 아마 인도 위니까 자신은 무조건 안전할 것이라 생각하시는
모양인데 인도 위의 무법자이자 먹이사슬 최상위의 나, 킥라니의 존재를 인식하지 못했다니 안타깝더라. 여기가
아마존이었으면 이미 재규어의 한끼 식사로 전락하고 말았을 거라고.
여러분이 궁금해할만한 요소
Q1. 장시간 쓰고 있으면 안 아픈가요?
오랫동안 쓰고 있을 시간이 없어서 확답을 주긴 어렵지만 제품 소재가 부드럽고 압력을 가하는 형태는 아니라서
딱히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다. 일전에 퇴근하면서 골전도 이어폰을 목에 걸어두었다 생각하고 노래 들을 생각에
목도리 아래 손을 넣었는데 휑해서 순간 후드를 벗다가 바닥에 떨어뜨린 건가 식겁하면서 퇴근길 도중 길바닥을
헤집으며 회사까지 돌아온 일이 있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엠지텍 블루투스 골전도 이어폰은 귀에 걸려있었더군.
02. 옆 사람에게 노래가 들리는 일이 많을까요?
골전도 이어폰을 써보면 알겠지만 자신도 모르게 음량을 높이는 경향이 생기고 이 때문에 소리가 외부로 유출되는
일이 빈번하다. 가끔 소리가 너무 커서 주변에 들리는 게 아닐까 걱정되어 벗어보기도 한다. 음량이 너무 높아지면
걸어다니는 스피커가 되어 있기도 하거든. 근데 그럴 때는 그냥 남들 듣기에 안 쪽팔린 음악 들으면 만사 해결이다.
길바닥에서 『우마무스메』의 '우마뾰이 전설'을 듣는다던가 캐릭터 테마송 같은 것을 듣지 않는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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