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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DEA/▶ 라오 팬픽

개와 늑대의 유전적 차이는 0.04% 미만이다.context

by 레블리첸 2023. 4. 5.

 

 

 

사령관실에 업무 이외 방문 절차는 까다로운 편이지만 그럼에도 누구에게나 열린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개인명으로 단체를 신청할 수 있고 때로는 업무 성과, 포상 또는 특수한 경우를 대며 다른 대원이 사령관실을

이용중일 때도 들어올 수 있다.

듣고 있어, 핫팩?

응.

그러니까... 바르그가 요새 이상 행동을 보이고 있다는 거지?

걔가 원래 정상은 아니긴 했는데, 요근래 점점 심해지고 있는 것 같아서.

핫팩은 뭐.... 일단은 알아둬야 하지 않을까? 싶어서 알려주러 온 거야.

우리, 아, 아니. 나랑 장화랑 셋이 떠들 때를 제외하면 항상 이어폰으로 어떤 음성을 듣고 있는데

죄다 사령관 목소리 모음집이라는 제목의 파일이고 게다가 잘 때는 사령관 ASMR을 들으면서 잔다니까?

자신을 무심코 바르그와 장화까지 셋을 '우리'라고 묶어서 불렀다가 순식간에 귀가 새빨개져서는 정정하는

천아의 모습이 귀여워서 웃음이 새어 나오는 것을 겨우 막았지만 곧 천아의 진지한 눈빛에 웃음기가 멎었다.

핫팩이 조금 더 관심을 기울여줘야 할 거 같아.

...... 이런 말하면 닭살 돋긴 하지만, 바르그는 뭐, 일단 우리 중에서는 유일하게 '잃어' 봤으니까.

...

고마워, 천아.

......사실 엄청 의지하고 있어.

뭐래- 오그라드는 말 좀 하지 마.

난 그냥 우리 애들 중에 유일하게 제정신인 게 나밖에 없으니까

나라도 정신 차리고 있으려고 하는 것뿐이니까.

고마워. 정말이야.

와- 우리 핫팩, 갑자기 징그럽게 왜 이러실까?

....음, 더 이상 시간 지체할 수 없으니까 이만 가봐야겠다! 아참, 바르그도 곧 올 거야.

바로 가려고? ...아직 시간 괜찮은데.

흐흥~ 내가 다른 발정난 애들이랑 같은 줄 알고? 갈 거야-

어제 넷이서 그렇게 놀았는데 오늘까지 그러면 진짜 색정광이지.

아무튼! 난 가볼게. 우리 똥강아지.. 잘 부탁해~ 애기 아빠!

천아가 쿨하게 손인사하며 문을 열고 나갔다. 잠시후 절도있는 청명한 노크 소리가 방안에 울려퍼졌다.

문앞에 서있는 자가 바르그임을 직감할 수 있었다. 대답하자 문이 열리고 바르그가 시선을 내린 채로

진중하게 안부 인사를 했다.

그제서야 바르그의 양어깨 위에 어떤 막중한 것이 올라가 그녀의 작은 체구를 짓누르고 있는 게 보였다.

지금까지 그녀가 짊어지고 떠안고 있던 것은 아마 다른 엠프레시스 하운드의 동료들이 가려주고 있었던

것이겠지. 완벽히 혼자서 자신과 마주하는 바르그는 마치 처음 대화를 나누던 그날처럼 굳어 있었다.

부르셨습니까, 주인님.

바르그. 보기 드물게 떨고 있네.

지금 기분이 어때? 솔직하게 말해줘.

...예..?

....여느때와 다르게, 저 혼자만을 호출하신 건 아마 이번이 처음이 아니실까 하여

혹 제가 어떤 잘못을 저질러 신경을 거스르게 한 것은 아닌지. 막연한 두려움이 앞섭니다.

바르그가 잘못한 건 아무 것도 없어.

다행입니다. 그렇다면 제게 따로 분부하실 사항이라도 있으신지요?

이 바르그, 분골쇄신의 각오로 명을 받들겠습니다.

생각해보니까 진짜 바르그랑 단둘이 시간을 보낸 적이 별로 없는 거 같네.

잠깐 여기로 와볼래?

예? ..아, 예. 알겠습니다.

바르그가 총총 걸음으로 다가와 사령관의 앞에 서자 사령관이 자신의 무릎 위를 손바닥으로 툭툭 쳤다.

여기 앉아.

예?! 재, 재고해주십시오! 주인님.. 저는 보기보다 무겁... 무겁습니다....

이미 바르그에 대해서는 충분히 알고 있다고 자부할 수 있어. 그리고 지금 내 몸도 그리 연약하지 않고.

무릎 위에 한번 앉아볼래?

바르그가 으으 작게 신음하더니 머뭇거리며 뒤돌아 치마를 가다듬고는 조심스럽게 무릎 위로 내려 앉았다.

하지만 완전히 체중을 싣지 않은 모양으로 종아리의 살이 살짝 떨리는 것이 보이자 사령관은 양손으로 바르그의

두 어깨를 살짝 잡아 당겨서 자신의 가슴 안에 바르그의 뒤통수를 안았다.

주, 주, 주인님..! 무겁진 않으신지요....

바르그의 정수리에 턱을 괴고 그녀의 머리 냄새를 맡자 남심을 자극하는 달콤한 살내음이 비강으로 흘러들어와

단숨에 단전까지 하강하여 고간을 간지럽혔다. 성욕이 발 아래 한순간 일렁였지만 천아의 얼굴을 떠올리며 겨우

잠재운 뒤 사령관은 바르그의 귓등에 입술을 대고 나지막히 속삭였다.

난 절대 바르그를 떠나지 않아.

...!

바르그의 어깨가 움찔거리는 것을 전신으로 느끼며 경직된 그녀가 무릎 위에서 달아나려는 것을 두 팔로 꽉 안아

저지했다.

내가 바르그의 안식처가 되고 싶어.

바르그가 거리낌 없이 어리광도 부리고 가끔은 주변 시선 안 쓰고 애교도 부리는..

어, 어찌 저 같은 자가.... 저는 그저.. 편리한 수족 정도로만 여김을 받아도 그것만으로 이미

저를 용서해주시고 오르카호의 일원으로 거두어주신 주인님의 넓은 아량에..

복잡한 미사여구는 괜찮아. 지금은 우리 둘뿐이잖아.

...

사령관은 말없이 바르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갈대 한잎 흔들지 못할 듯한 실바람이 머리 위를 간지럽히듯이 살살

이마 위부터 머리 뒤까지 네 손가락만으로 쓸어넘기다가 장난기가 동하여 바르그의 앞머리를 어지럽히고 손바닥에

힘을 줘서 얼굴을 꾸욱 누르거나 약지로 말랑말랑한 볼을 쿡쿡 찌르기도 했다.

바르그가 눈을 감은 채 사령관의 손길을 음미하다가 곧 뾰루퉁해진 눈빛으로 자신의 볼을 누르며 장난치는 사령관의

검지를 아프지 않게 살짝 깨물었다. 사령관의 입가에 초승달 같은 미소가 번졌다. 두 손으로 바르그의 얼굴을 잡아서

마치 시바견에게 장난치듯이 반죽하는 것처럼 바르그의 뺨을 치대기 시작하자 처음에는 당혹스러워하며 어깨를 돌려

저항하던 바르그도 곧 두눈을 감고 전신에 힘을 풀어 사령관이 일으킨 파랑에 몸을 맡겼다.

사령관이 바르그의 머리를 완전히 뒤로 젖히고 자연스럽게 드러난 뽀얀 이마에 가볍게 입술을 맞추었다. 한번으로

성이 차지 않는지 두 번, 세 번 입술을 맞추자 바르그가 혀로 사령관의 턱밑 성대 주변을 훑었다. 전기가 흐르는 듯한

짜릿한 감각에 사령관이 자기도 모르게 몸을 떨자 그 진동을 느낀 바르그가 승리감에 살짝 웃음을 흘렸다.

어쭈....

 

 

바르그의 어깨를 붙들고 있던 한쪽 손을 바르그의 상의 안으로 집어넣어 탄탄한 복근 위 배꼽 언저리를 살살 문지르자

곧 간드러진 신음 소리가 한줄기 귓가를 간지럽혔다. 이 흐름이 자칫 성적인 분위기로 흘러가지 않도록 주의하기 위해

사령관은 손길에 익살스러움을 조금 더 했고 바르그의 얼굴에 한순간 드리운 홍조는 곧 만개한 웃음꽃으로 자연스럽게

칠로 더해졌다.

바르그는 다리를 옆으로 빼서 사령관의 무릎 위에 가로 걸터앉은 채 사령관과 서로 입술과 입술을 부딪혀 서로를 연신

간지럽히기를 반복했다. 아마도 지금이 회심의 기회라 생각된 사령관이 바르그의 한쪽 뺨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귀여워.

...! 귀엽다니요... 저, 저는... 엄연히 늑대 입니다...

......맹수입니다...만...

그 말에 사령관은 바르그의 눈동자를 바라보며 피식 웃었다.

개와 늑대는 엄연히 같은 종이야.

그건...

'알고 있지만' 바르그가 그 다음 말을 할 기회를 거칠게 머리를 쓰다듬으며 빼앗았다.

바르그는 나랑 있을 때는 강아지면 돼.

반드시 늑대일 필요는 없어.

그......렇지만..

늑대로서의 바르그가 싫다는 게 아니야. 늑대든지 강아지든지.

어떠한 형태로든지 바르그가 좋다는 뜻이야. 어떤 바르그라도 전부 필요하고.

...!

그러니까 불안해할 필요 없어. 난 절대 바르그를 떠나지 않으니까.

바르그의 눈에서 만화에서나 봤을 법한 눈물 방울이 한조각 한조각씩 흘러나와 볼을 타고 툭툭 떨어졌다.

아직 떨어지지 않고 갸름한 턱선 위에 맺혀있는 눈물을 혀로 핥고 뺨 위에 남은 눈물 자국을 타고 거슬러

올라가서 촉촉해진 눈가를 입술로 씻어주었다.

착하지, 우리 강아지..

...!

바르그가 수천 수만번 들었을 여제이자 그녀의 어머니, 마리아 리오보로스가 곧잘 부르던 애칭.

경의를 그 말에 담아 품에 안겨 흐느낌 없이 울던 바르그에게 들려주자 바르그는 목놓아 울었다.

며칠 후

와~ 핫팩! 이게 얼마만이야?

그동안 못한 온기 보충 좀 해볼까나-

 

야, 야, 야! 온갖 깨끗한 척 순진한 척은 다하더니

발정난 개마냥 뭐하는 거야?!

응, 나 발정 났다. 핫팩이 뜨거~운 거 안 줘서 너무너무 추워서 못참겠어.

그러니까 됐지? 발정 났으니까 내가 먼저 찜한 거다?

주인니임-!

?

?

바르그가 단숨에 달려들어 사령관의 목에 안겨 매달리며 교태를 부리기 시작했다. 사령관의 옷깃 아래 코를 묻고

연신 킁킁 냄새를 맡고 얼굴을 부비는 모습을 천아와 장화가 얼어붙은 채 바라보고 있었다.

허얼씨구....?

당혹스러워하던 와중 천아와 시선이 마주쳤다.

아니, 저기요. 애를 더 박살을 내놓으면 어째?

다행히 바르그가 완전히 가드를 해제하는 건 엠프레시스 하운드와 함께할 때나 단둘일 때 한정인 듯하다.

-f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