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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iary/▶ 근무 일지

20200731 일용직 현장 노가다 근무 일지

by 레블리첸 2020. 8. 1.

 

 

 

좀처럼 감긴 눈이 떠지지 않는 아침이었다. 작일 정오 무렵 낮잠을 자서 새벽에나 겨우 잠들었던 게 원인인듯.

어쨌든 늦지 않게 출발했고 어제 낮에 잠잘 무렵 왔던 (주)이베이코리아에 대한 자동이체 등록 문자를 이제야

확인해서 계속 신경이 쓰인다. 일단 날이 제대로 밝으면 문의해봐야겠다. 아, 검색해보니 지마켓 스마일 페이

연동을 해주는 기관인 것 같다.

출근길에 지난 번 같이 작업했던 반장님을 만났다. 인연은 인연이군. 행선지가 같다 해도 이렇게 가는 도중에

만나기가 쉽지 않은데. 가는 길에 엇갈렸는데 다른 루트가 있었나 보다. 물어봐야겠어.

 

 

 

 

 

 

 

106동의 45라인 세대 내 물 제거 작업을 지시 받았다. 15층부터 2층까지 해달라고 하는데 가보니까 답이

안 나오는 상태더라. 물통은 다른 팀이 죄다 가져가서 1개밖에 없고 물삽은 쪼개져서 구멍으로 물이 샌다.

이대로는 1층도 다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다른 키 큰 반장님께서 고안해낸 아이디어가 바로 철근을 바닥에 대서 수로를 만든 뒤에 물삽으로

물을 퍼내고 밀대로 밀어버리는 전략을 쓰기로 했고 효과는 발군이었다. 오전 내내 해도 오후까지 절대

못끝낼 것 같던 작업이 약 40분만에 끝났다. 장발 반장님, 장신 반장님 이렇게 단 셋이서 일하는데 휴게

시간이 자율이라 마음도 편하고 몸도 편하다.

 

 

 

 

 

몸도 편하다

내 돗자리가 일등공신이었다. 다들 '이런 걸 챙기고 다니는 사람은 처음 봤다'면서 신기해하시더라.

정말 뿌듯하군.

 

 

 

 

미친듯이 일하다가 점심 시간을 가졌다. 점심에는 매트리스로 쓸 수 있는 단열재가 있는 위치를 제보받아

장발 반장님이랑 찾아가서 바지까지 벗고 같이 누워서 잤다. 12층 뻥 뚫려있는 베란다에서 산을 바라보며

누워있으니 시원한 바람이 솔솔 불어와서 덕분에 아주 꿀잠을 잤다. 안전화 벗는 것보다 바지 벗으니까 훨

힐링되더구만.

생동성 시험 적합 여부 불합격 판정 받아서 조금 시무룩해지긴 했지만.

 

 

 

 

 

오후도 작업의 연속. 적어도 8층까진 끝내야 하는데 이제야 15층에서 12층으로 내려왔다. 잔당

처리에 지나지 않는 수준이니까 조만간 끝나지 않을까 싶었는데 지형이 복병. 그래도 끝내기는

했다.

팀원들이 서로 마음은 잘 맞았는데 굉장히 일하기를 싫어하는 티를 내서 '어쨌든 작업의 책임을'

맡은 내가 조금 난감했지만 즐겁게 일했던 것 같다. 내일도 출근하고 싶은데 폭우가 내린다니까

또 모르겠군.

하... 생동성 됐었으면 좋았을텐데 아쉽다. 어쩔 수 없지. 금전적 여유가 조금 생기면 철분제라도

구매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