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오후 13시쯤 눈을 떴을까. 어쨌든 늦잠을 잔 뒤 쭉 일상 생활을 하다가 출근 문자를 받아서
아무튼 잠잘 때 이상이 있어서는 안 되는데 기묘하게도 잠이 달아나는 것을 보니/가 아예 습관처럼
굳어져버린 모양이다. 잠을 도통 못잔 상태로 출근을 하게 되었다. 살짜쿵 두통이 있는데 망할놈의
소화불량인 것 같기도. 약을 먹을까 말까 고민했지만 내일은 헌혈이니 말기로 했다.
항상 가던 곳을 배정 받았는데 갑자기 저녁 무렵 다른 지역에 가줄 수 있겠냐는 부탁을 받았고 대강
거리를 계산해보니 차이도 없길래 수락했다. 안 가본 곳에 찾아가는 것은 스트레스지. 밥 안 준다고
하길래 조식은 편의점에서 삼각김밥 2개랑 우유 하나로 3,000원 지출을 했다.
현장이 좁지도 않은데 안전교육장, 사무실, 창고 등의 중요시설들이 뿔뿔이 흩어져있어서 찾느라고
애를 먹었다. 특히나 사무소에서 3번 게이트로 갔어야 했는데 이상한 곳으로 안내해줘서 헤매기까지
하는 등 짜증나는 일이 많았다. 6시 55분에 안전 교육장에 다른 인력들과 대기.. 7시부터 신규 채용자
면접서 작성 및 교육이 진행됐는데 알고 보니 거기 와있던 4명 전부 같은 사무소 인력이더라. 어쩐지
반가운 기분이 들더라.
물청소하는 줄 알았는데 세대 청소. 즉 각 세대 내에 쌓여있는 쓰레기 자루들을 승강기에 투척한 후에
같이 지상으로 내려가, 지게차가 한 번에 실어나를 수 있도록 적치된 빠렛트 위에 쓰러지지 않도록 잘
쌓기를 반복하는 일이다. 어쨌든 어려운 일도 아니고 관리자도 맡기고는 떠나버려서 인력들로만 팀이
구성된지라 매우 일정이 널널하여 좋다. 몸상태는 나빠도.
일단은 오전 일과가 끝나니 소나기가 내리더라. 조금 엿같은데 그냥 맞으면서 식당까지 걸어갔다. 인솔자가
점심에 식당으로 오면 된다 하길래 공짜밥인가 기대했건만 5,500원을 결제하라고 하고 그 결과는 사진이다.
이럴 거면 그냥 밖에 나가 편의점에서 삼각김밥에 라면 하나 사먹던가 순대국을 사먹었겠지. 열불이 났지만
대충 빨리 위에 쑤셔넣고 현장에 돌아가서 다같이 단열재 깔고 잠이나 잤다.
오후 일과도 계속 같은 일의 반복. 다행히 오전 때보다 일은 많이 적었는데 기묘하게도 시간은 더 빨리 간듯.
어쨌든 쉬지 않고 노동했기 때문에 기록은 여기에서 끊겨있다. 이제부턴 기억나는 것들만 적자면 팀원들이
다들 열심히 따라준 덕분에 아주 훈훈한 분위기 속에서 편한 마음으로 쉬이 일했다. 일의 강도는 꽤 높아도
역시 마음이 맞는 사람들이랑 일을 하는 게 편하다니깐.
일이 얼추 끝났고 사무실로 복귀하는데 여러가지로 충격적인 소식이 꽤 많았다. 다른 현장에서는 16시를
넘기면 정리하는 분위기였는데 이곳에선 적어도 30분까진 계속 일을 해야한다고 말하고 먼지를 털어주는
에어건 위치나 씻을 수 있는 곳 위치를 모르니 흙먼지 투성이인 채로 돌아가야 한다는 점.
마지막으로는 법이 개정되어 2020년 8월부터는 한달간 한 현장에서 8일 이상 일할 시 4대보험에 가입이
강제되어 사무소에서 떼는 수수료 1만원에 추가로 보험 가입비 1만원을 더 떼인다는 것. 물론 연금으로
먼 미래에 혜택을 돌려받는다곤 하지만 글쎄, 세상이 어지러운데 그 혜택을 받을 수 있을지 없을지도 잘
모르겠고. 어쨌든 만약 8일차가 되면 지난 7일동안 내지 않은 보험비를 포함하여 한번에 8만원을 제하고
나머지 금액을 지불해준다고 한다. 세상에나.
얼른 '다른 돈벌이 수단'도 개발해둬야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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