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의 원제는 아무리 돈이 있어도 가지고 싶은 물건이 시중에 출시되지 않아 살 수도 없는데 이와 반대로 사고 싶은 게
지천에 널렸으나 통장에 잔고가 부족해 사지 못하는 사람들은 조금만 더 노력을 기울이면 언제든지 원하는 것을 얻을
수가 있으니 나보다 낫다는 의미에서 '돈이 없다니 부럽구나'였다. 근데 좀 너무 도발적이지 않나 싶어서 기다리는 게
싫다는 내용으로 바뀌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이러는 편이 더 포괄적인 내용을 담을 수 있는 거 같기도 하군.
도발적인 제목이 달릴 뻔한 이유에 대해 우선적으로 설명해보자. 옛날에는 참는 게 미덕이라고 생각했었다. 가지고픈
것이 있어도 참아서 불편을 감수하면 그만큼 확실하게 통장 잔고가 불어난다. 먹고 싶은 거 안 먹으면 그만큼 내 여유
자금이 늘어나고 가지고 싶은 거 안 가지면 당연히 지갑은 두둑해진다. 그렇게 축적해온 자금을 재테크로 활용했었다.
지금은 그렇지 않다는 뜻은 아니지만 어느 순간 악착같이 돈을 모을 필요가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
가계부 쓰는 사람이 적어도 내가 사는 도시에 몇이나 있을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소비를 최소한으로 줄이면 매달 고정
지출이 60만원 선에서 그친다는 것을 알았다. 고정 지출 이외의 것은 사실상 쳐내면 그만인 요소이다. 고정 지출이란
문자 그대로 삶을 유지하는 데에 최소한의 것들이라고 분류한 내용들이기 때문이다. 그 이외의 것들은 모임 비용이나
가지고 싶은 것들, 예를 들어, 아이패드 프로라던가 갤럭시탭, 카멜마운트 모니터암 같은 지출이며 가끔 밖에 나가 밥
먹고 싶을 때 생긴 외식. 고정 지출이 60만원이고 더이상 일할 수도 없는 지경에 이르렀으며 정부에서 생활 지원금을
받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이라 가정했을 때 각종 불편함을 감수한다는 전제 하에 앞으로 최소한 150년 정도는 지금의
생활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는 계산 결과가 나왔다. 앞으로 더 살 날이 50년 정도밖에 남지 않았으니 차고 넘치지.
세상살이 미래는 알 수 없는 거라고 하지만 그 모든 변수를 집어넣을 순 없는 거니까 감안하고.
아무튼 그래서 요즘은 사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것을 발견하면 즉각 구매하는 편이다. 자석으로 작동하는 제품에 특히
마음을 혹하기 때문에 맥세이프 제품에 눈독을 들였고 다양한 기능을 충족하는 3in1 제품에도 눈길이 간다. 효율적인
측면을 상당히 고려한다는 거다. 그 이외에도 접이식 같은 수식어가 붙어있으면 가슴이 두근거린다. 접이식 전기 포트
제품을 보았는데 상당히 혹하더라고. 하지만 원래부터 금욕적인 성격이었다보니 구매할 제품의 목록에도 끝이 있었다.
구매 욕구가 없어진 건 아니다. 가지고 싶은 목록을 나열해보자.
- 갤럭시탭 전용 마그네틱 자바라 거치대
- 이동식 모션데스크
- 사각형 맥세이프 자바라 거치대
- 접이식 배터리 탈부착형 전기 자전거
- 27인치 이하의 USB C타입 입출력 가능한 스마트 모니터
- 마이크로소프트 365
- 갤럭시탭 전용 포토샵
- 키보드 스킨 사용이 가능한 접이식 터치패드 키보드
- 끈이 튼튼한 지벤 안전화
공통점을 나열하자면 대게 출시되지 않았고 심지어 현시점에서는 출시할 계획조차 없는 제품이다. 살 수 있는 건
아직 지극히 개인적인 이유로 살 수 없는 상태다. 예를 들어 지금 구매 가능한 제품 중 하나는 Microsoft 365가
가장 가까울테지만 지금은 구매할 수 없다. 왜냐하면 구독 상품인데 애매한 날에 결제가 되는 게 마음에 안 들어
월말이나 월초에 살 것이기 때문이다. 월말이라 하면 28일이나 1일에 구매하고 싶은데 지금 하고 싶은 일 중에
중국어 필기 자료 작성과 리눅스 마스터 자격증 필기 자료 작성이 있으니까 그냥 내일 바로 질러야겠다. 아무튼
지금 글을 쓰고 있는 현시점에서 구매력은 있지만 구매하지 못한다는 점에서는 동일하다.
사각형 맥세이프 자바라 거치대는 조금 값이 비싸서 6만원대이긴 하지만 딱 마음에 드는 제품이 있었는데 구매를
했더니 전화가 와서는 어떠한 사건이 발생해서 이번 년도 10월달에나 제품이 입고가 가능하다고 안내해주시더라.
눈물을 머금고 상담원의 지시를 따라 구매 취소했다.
최근 '그림을 갤럭시탭으로 그리게 되면 기존에 쓰던 CTL-6100WL 와콤 타블렛은 필요 없는 거 아닌가' 생각이
들어서 냅다 팔아버렸는데 그 다음에 갤럭시탭에서는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도구가 클립 스튜디오로 한정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참고로 왜인지 나도 모르는데 클립 스튜디오는 그냥 구독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 관계로
Photoshop을 쓰려고 했는데 놀랍게도 포토샵은 갤럭시탭과 호환이 되지 않고 아이패드랑 호환된다. 근데 애플
펜슬을 한번 써보니까 펜이 너무 뭉툭하고 두꺼운데다 무겁고 보관도 어려워서 마음에 들지 않았단 말이지. 몇번
써보고 곧장 팔아치웠는데 그림 때문에 다시 산다는 것은 싫어. 그래서 갤럭시탭 전용 포토샵이 언젠가는 출시가
되기를 기다리는 중이다.
스마트 모니터도 LG랑 삼성전자를 열심히 기웃거려봤지만 결국 돌아오는 답은 현재로서는 불가능하다는 거였다.
쉽지 않군. 지벤 안전화는 옛날에 사용하다가 신발끈이 근무 중에 끊어지는 대참사가 있던 이후로 교체가 간편한
신제품이 나오기를 기다리는 중이고. 아무튼 각각 여러 이유로 기다리는 상태인데 기다린다는 게 참 사람 빡치게
만드는 일이다. 기약 없이 묵묵히 앉아서 소중한 시간을 썩히는 기분이란 말이지.
현재로서 가장 큰 고민은 삼성 M5 27인치 스마트 모니터가 이래저래 스펙적인 면에서는 마음에 안 들지만 다른
선택지가 없으니까 불가피하게 사야 하나 말아야 하나 갈림길에 놓여있다는 거다. 왠지 6월 중순까지 조금만 더
기다리면 애플에서 괜찮은 대안을 주지 않을까 싶긴 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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