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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iary/▶ 근무 일지

20200813 일용직 현장 노가다 근무 일지

by 레블리첸 2020. 8. 13.

 

 

 

새로운 안전화를 구매했다. 지벤 사의 ZB-207이라는 제품으로 가격은 무려 10만원대에 달하는 고가.

저렴한 제품으로 살까 고민했지만 비싼 게 값어치를 한다는 걸 익히 알고 있으니, 투자라고 생각하고

냅다 질렀다. 물론 결과는 대만족.

이와는 별개로 오늘 근무는 조금 힘들었지만.

 

 

 

 

뭐 이리 불안한지. 아무래도 현장 사람들이 조금 버거운 탓인가 보다. 늦지 않게 출발했는데 장갑을

깜빡하고 못챙겨서 열받았고, 망할 전철을 눈앞에서 놓쳤으며 뜬금없이 공사 현장 입구가 변경되어

꽤 먼 거리를 이동해야 했던데다 그래도 애써 기분좋게 출근 도장 찍으려니깐 지하 주차장의 통로가

콘크리트 양생중이라 통행 불가라서 또 우회해야 하는 등 엿같은 일들의 연속이었다.

게다가 집결지에 가보니까 이른 시각도 아닌데 사람이 없어서 더욱 불안했다. 장화를 신어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도 확신조차 안 서는 현장. 익숙해지려면 시간을 필요로 할듯. 시작되었는데도 호명이

안 되길래 무슨 일인가 했더니 실수로 명단에서 순번을 건너뛰대. 그것까진 문제 없었는데 이후 작업

배치 받았는데 착오가 있었다며 다른 팀으로 재배치되는 등 시덥잖게 거슬리는 일이 많았다. 일진이

묘하게 사납군.

세대 청소를 시작하는데 인원이 직영 반장님, 용역 1명 그리고 나까지 겨우 셋이다. 총체적 난국이군.

쓰레기 적치를 위해 빠렛트를 찾으러 단지 내를 돌아다니다 타일공들이 쓰레기 때문에 작업을 할 수

없다는 이유로 작업을 부탁해서 급히 작업 영역을 고쳤건만 그 와중에도 작업 반장은 잔소리만 하고

실질적인 도움은 주질 않는다. 그러다가 지난 번처럼 유령같이 사라지더라고. 결국 용역과 단둘이서

최소 넷이 함께해야 할 일을 진행했다.

다행히 9시부터는 보충 인원 둘이 붙었다. 그중 한 명이 베테랑이라 지휘를 받으며 작업을 수행할 수

있어 꽤 널널했던 것 같다. 근데 이야기를 들어보니 어제 무보수로 야근을 시켜서 오늘 8시 30분까지

출근을 허가받아 아침 조회 때 사람이 그렇게 없었던 듯하다. 정말 미쳐버렸군. 일용직에게 무보수로

야근을 시키다니.

 

 

 

 

 

점심엔 다같이 편의점에 가서 사먹고 돌아와서 청소해야 하는 곳으로 올라가 낮잠을 잤다. 오후 일과

시각부터 다시 청소하기 시작했는데 작업 반장님의 잔소리가 끊이지가 않아서 다들 열받았고 덩달아

일도 빡세졌다. 아무래도 작업 반장님이 집중 마크가 되고 있는 상황이라 쉬는 시간도 없이 일해야만

했고 요구 작업량은 현실과 너무 동떨어져 있어 '야근'하지 않으면 도저히 해낼 수 없는 양이었다.

날은 무척 덥고 습해서 마치 한증막에 들어가 있는 것 같았다. 어쨌든 다시 의기투합해서 되는 데까진

일을 끝마쳤다. 안전화가 엉망이 되긴 했지만, 어쨌든 오늘은 세면장 및 안전화 세척장의 위치를 겨우

알아냈다는 수확이 있었다. 16시에 슬슬 정리를 마치고 창고로 모여서 쉬다가 30분에 퇴근했다. 근데

특별히 퇴근 사인을 하거나 도장을 찍는 것도 아니면서 왜 기다렸다가 반장 지시 받고 가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