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4시에 손가락이랑 발가락 모기 물려서 깼다. 널 죽여야 내가 편히 잘 수 있겠다 싶어 수색에 들어갔으나
찾지 못했다. 열받게도 발가락은 바닥면을 물었군. 어쨌든 출근할 때 그리고 출근하고 나서는 완전히 까맣게
잊고 지냈다.
오늘은 고시원이 자체 살충 방역을 한다고 소란이다. 퇴근하고 돌아가면 적당히 마무리 되어 있겠지. 오늘도
이어서 엄청나게 바빴다. 오전에는 특별히 해야 하는 일이 있어서 후다닥 처리했고 이어서 문서 보완 작업을
진행했다. 아무래도 주말을 좀 투자해야 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의 분량인데. 사실 욕심을 덜면 아무 문제없긴
해. 신입 사원은 다른 부서에 팔려갔고 리더는 오후에 반차를 가버리니 진짜 혼자서 대응도 하고 업무도 해야
하는 철인이 되었다. 시간 정말 빨리 지나갔는데 좋다고 여겨야 하나.
점심 먹기 전에 리더가 파견 근무로 떠나고 내가 현재 프로젝트를 완전히 담당하게 될 예정이라는 말을
전해 들었다. 현재의 리더는 대략 반년 정도 갔다가 올 예정이라는데 그때 다시 담당자 자리를 돌려줄지
아니면 쭉 갈지는 모르겠다. 근데 나 슬슬 다른 프로젝트 하고 싶은데.
점심에는 신입 사원이랑 함께 우육탕면 먹었다. 맛있고 배는 불러서 좋았는데 왜 그냥 닭가슴살에 밥을
먹을걸 자꾸 후회가 되는지 의문스럽다. 아무튼 올라와 이어 열심히 문서 작성했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점점 최신화된 문서에 가까워질수록 수정해야 하는 부분이 줄어들어 작업이 수월해진다는 거다.
뻔한 전개인데 정신 차리니 퇴근 시각이었다. 퇴근하고 나서는 회사 탕비실에서 닭가슴살로 저녁 식사
마치고 귀가했다. 고시원이 곤충떼 재난이라도 펼쳐질줄 알았는데 막상 가보니 별거 없더라. 늘상 그러
하듯이 청소하고 빨래 돌렸다. 방안이 습해지고 빨래 건조대 때문에 문이 봉쇄된 탓에 의기 소침해져서
그냥 방구석에 쳐박혀 문제의 ‘트릭컬Re:vive’를 하면서 놀았다. 일기도 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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