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5시 반에 모기 새끼가 알람해줘서 깨었고 30분 동안 수색했지만 못찾았다는 것은 그리 유쾌한 상황은 아니다.
거기다가 2차례 이어지는 꿈은 각각 귀신과 군대 꿈이었으니 참으로 최악이었다. 귀신 꿈은 딱히 내용은 없고 군대
꿈은 일병말 시점에 어째선지 중공군이 되어 있었는데 CP병이 되려고 열심히 꼬리 흔드는 내용이었다. 꿈속에서는
공안이 한국인 민족 청소 정책을 펼치더라고.
결국 누워있다가 모기 잡았다. 출근하는데 정신이 없었고 동시에 운도 없었다. 망할 화장실 바닥에 수건을 떨궜는데
물을 잔뜩 흡수했더군. 그 수건으로 몸을 닦을 수 없으니 급한 김에 일단 복도에 걸어두고 씻었다. 씻고 나와서 후딱
옷 갈아입는데 마침 고시원 원장님이 물 뚝뚝 떨어지는 그 수건을 보고는 격노하여 굉장히 찔리더라. 사과 드리려고
했는데 아침부터 대청소를 하고 계시길래 괜히 일하시는데 방해하는 것일까봐 출근하고 따로 사과드려야겠다 생각.
그리고 수건은 버리기로 결심했기 때문에 갖고 나갔는데 나간 찰나 마주쳐서 영 좋지 못한 타이밍에 사과를 드렸다.
일단 출근 중에 상황을 잘 설명한 문자를 남겼다. 출근 중에도 계속 여기저기 부딪히고 긁히는 등 정신 없었다. 대체
오늘 왜 이러냐.
업무 자체는 다행히 무난했다. 망할 네트워크 연결성 테스트 때문에 발목을 잡혀 시간 안배가 어려워 종일
머리 싸매고 고민하고 반복해서 시도해야 해서 썩 편안한 업무는 아니었지만 이정도로 끝났으니 망정이지.
욕 먹을 일 없었으니 다행. 다만 우리 부사수가 어지간히 일하기 싫어하는 것이 보여 속으로 걱정이 많았다.
퇴근하고 나서는 회사 탕비실에서 밥 먹고 가려는데 정수기에 뜨거운 물이 안 나오더군. 어이 없는 일이지만
진정하고 사내카페 내려가서 라면 먹고 퇴근했다. 퇴근하면서도 당연히 벽에 자전거 좀 긁었다. 제기랄.
오늘은 아무래도 뭘해도 안 될 것 같다. 조용히 닥치고 자는 게 최선책인 모양이다. 정말 운수대통이다. 빨리
자려고 했는데 갑자기 고시원 원장님이 부르시더군. 나가보니 그간 같은 층에서 온갖 해괴한 짓을 하시던 한
어르신이 무언가를 저지르신 모양인지 경찰까지 대동하여 어딘가로 인솔 중이었다. 일단 이것저것 거들었다.
곧잘 자기 방을 못찾고 다른 층을 헤매거나 공용 화장실의 물을 틀어놓은 채 다른 볼일을 보러가시는 등등의
얼토당토 않은 사건을 벌이시는 노인이었는데 옥상에서 담배갑에 불을 붙이면서 담배를 피는 기행을 벌여서
신고 당하고 퇴실 조치되는 흐름이었다.
정신박약이라며 신고 했는데 최근 마약 관련 강력 사건이 많은 탓인지 의심되어 경찰 인력이 대거 투입 됐다.
차라리 잘 됐지. 한참을 병원 안 간다고 실랑이 벌이다가 결국 2시간만에 병원으로 보내졌다. 훗날 듣기로는
결국 정신쪽에 문제가 있는 게 확인되어 격리 조치되셨다나 뭐라나. 아무튼 당시에는 그냥 신기한 일이 있네
싶었는데 지금 일기 쓰며 돌이켜 보니 결국 '휴식 행위에 방해를 받은 셈'이라 볼 수 있어 조금 화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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