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1월 셋째주 To Do

 

 

 

 

 

 

 

미친놈인가 싶겠지. 새로 산 가죽 장갑에 자석을 체결해서 열쇠 붙이고 다니고 있다. 원래 가방에 자석 걸어놔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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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열쇠를 붙여두고 다녔었는데 가방이 흔들리면 쉽게 떨어지더라고. 붙이기도 어렵고. 그래서 그냥 장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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붙여두기로 했다. 원래는 벨트에 자석을 연결하려고 생각했었다만, 벨트 자체는 잘 안 쓰기 때문에 자전거 탈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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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수로 착용하는 장갑에 연결하는 게 낫다고 여겼다. 근데 자석 벨트라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질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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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노가다 목장갑을 낀 채 자전거 운전했었는데 스마트폰 조작이 안 되고 무엇보다 너무 얇아서 손이 너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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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렵길래 장갑을 구매했다. 포장 뜯으니 악취가 퍼지길래 냅다 세탁기에 돌려버렸다. 가죽 상하는 거 아니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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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도 앞섰다만 원래 걱정은 안고 있어봤자 손해이니까 냅다 맛만 보고 버렸다. 결과적으로 장갑이 상하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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않았다. 말리는 데에 시간이 좀 걸렸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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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은 무려 3번째 도전이 되는 CSTS FL 자격증 응시하는 날이다. 겨우 이정도 수준의 자격증에 3번째 도전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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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조하지 않을 수가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나름대로 변명거리는 확실하긴 해. 1회차 때에는 지나치게 방심해서 공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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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자마자 HSK 3급이랑 리눅스 마스터 2급 자격증 공부 시작해버려서 결국 떨어졌고 2회차 때에는 공교롭게도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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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이 HSK 3급 시험일인데 회사에서 중국어 자격증 소유자를 몰색하는 듯하길래 중국어 공부 쪽에 더 힘을 주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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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 HSK 3급은 붙고 CSTS는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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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올해 마지막 시험. 11월이 되어서 프로젝트의 담당자로 승진했는데 단순 사무원이었을 때랑 격이 다른 업무량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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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개로 사내에서 도맡아 진행하고 있었던 TF팀의 지난달부터 끊이질 않는 원고 반려 때문에 결국 공부할 시간이 전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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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었다. 시험 전날이 원고 게시하는 날인데, 무려 원고를 게시하는 당일까지 원고 확인이 이루어지지 않았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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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적으로 못마땅한 수준으로 등록은 되었고 어김 없이 그날도 회사 업무는 바빴으며 귀가하니까 열받아서 자격증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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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 쓸 여유가 없었다. 이렇게나 일에 치여 있는데 집에 돌아와서 쉬지도 못한다니 억울해지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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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을 목전에 둔 순간 아무리 신경질 났어도 공부했어야 했다고 후회했다. 고사장에 벌써 3번째 도착. 이제는 건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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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비원과 시험 관리인에게도 내적 친밀감이 생겨버릴 지경이다. 올해 봄부터 지금 겨울까지 신세 졌다는 생각에 그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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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사던 음료 사는 김에 좀 더 사서 경비원과 시험 감독관에게 나누어 드렸다. 반기지 않으시더군. 주는 입장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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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아무런 신경도 안 쓴다. 부담은 받는 입장 쪽이지. 어쨌든 시험 개시까지 2시간 정도 여유가 있어서 빈 방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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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 차분히 공부했다.

 

 

 

 

 

 

 

 

 

 

 

 

 

아이패드를 챙겨왔어서 작성했던 필기 자료와 모의고사를 풀어보며 자습했다. 돌이켜보니 꽤 도움이 됐군.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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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 자체가 워낙 어렵고 까다로운 문제가 많았다. 지금 수준으로 공부했을 때 만약 전 회차 시험이라면 시험 끝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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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합격했음을 장담할 수 있었겠지만 이번에는 탈락했을 확률이 조금 더 높을 것 같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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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울할 건 없고 공부 부족이다. 외부적인 요인이 많아 공부를 못했다고 변명은 했지만 정말 개인적인 휴게 시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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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부 갈아넣었다면 공부 부족 문제는 나름 해소할 수 있었을 터다. 모든 게 내 게으름 때문이지. 하지만 나도 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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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돌릴 틈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지금까지 미친듯이 달려온 것도 사실이잖아. 결실이 미덥지 못했지만. 아무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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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상했다. 속상한 마음을 그냥 나온 김에 바깥 돌아다니고 친구 좀 만나서 회포나 풀까 했는데 마침 스마트스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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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가 하나 판매되서 자료를 전달해줘야 하기 때문에 귀가해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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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돌아와서 짐 풀고. 다시 나가서 뻥튀기와 맥주를 샀다. 오늘 저녁밥 먹은 다음에는 이것들로 허기 채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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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잘 거다. 내일은. 내일 생각하자. 하지만 지금은 뭔가 더 하고 싶은 의욕이 생기지 않는다. 방이 쌀쌀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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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불 속에 들어가서 전기 장판 켜고 여태까지 몸을 좌우로 굴리다가 이제서야 저녁 먹기 전 글을 남긴다. 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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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하구만. 이럴 땐 같이 공부할 사람이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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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할 거 없으면 미리 마지막이 될 거 같은 다음 회차 SNS 홍보팀 원고를 밑작업하고 고객사에 전달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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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서를 보강해야겠다. 아무래도 통계가 없으니까 문서가 심심하더라고. 정 할일 없으면 어차피 CSTS 시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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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 나올 때까지 할 수 있는 거 없으니 리눅스 마스터 2급 공부해봐도 좋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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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니까 얼마 전이 수능이었던가. 수험생도 고생이었다. 수능이랑 한낱 자격증 시험을 나란히 두기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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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목이 없지만 나도 수험생이었던 몸. 결과가 마음에 안 들었다면 재도전하면 그만이다. 내가 3번째 도전했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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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길지. 하지만 무엇이든 '기회 비용'이 있으니까 선택은 신중해야만 한단다. 어느 정도 선에서는 결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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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복하는 것도 필요한 선택이다. 투자 비용에 매몰 되어선 본말전도거든. 뭐, 이렇게 말하는 나는 붙을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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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TS 응시를 위해 재도전할 거지만. 어디까지나 취미의 영역이라고 변명할 수 있으니 그런 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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