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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iary/▶ 근무 일지

202020822 일용직 현장 노가다 근무 일지

by 레블리첸 2020. 8. 24.

 

 

 

 

 

또 새로운 현장을 배정 받았다. 헤매지 않으면 다행인데. 새 현장 가고 있는데 뜬금없이 6시 무렵에

이전 현장으로 가줄 수 있겠냐는 제안을 받아서 수락했다. 그 대신 단가는 살짜쿵 더 높게 쳐준다고.

대영제국 소속으로 똑같은 팀 소속으로 일하게 됐다. 이유는 몰랐는데 4대보험료로 만원 떼는 것을

앞으로는 소속 업체명을 변경하는 꼼수로 피하려는 듯하다. 동일한 노동에 상대적으로 높은 임금을

준다는데 거절할 이유가 없지.

 

 

 

 

 

 

 

어제에 이어서 이번엔 103동 꼭대기층부터 양수 작업. 의외로 빡셌다. 어제는 그냥 어두컴컴한 화장실

바닥에 쭈구려 앉아서 스펀지로 바닥만 쓱쓱 문지르면 됐는데 오늘은 삽질을 많이 하는구만. 기사들은

할 일이 없을 거라고 하더니만 올라갔더니 물바다가 따로 없다.

양수기를 가지고 왔으면 좋았다 싶었지만 그냥 몸으로 부딪혀보기로 했고 그 결과 아작났다. 다음부턴

그냥 왔다갔다 많이 하더라도 양수기를 쓰는 게 낫겠다. 과학의 힘이 최고거든.

 

 

 

땀에 흠뻑 젖은 채 겨우 물을 제거하고 점심에는 기절하듯 잠들었다. 유난히 일어나기 힘든 날이더라.

편의점에서 처음으로 아이스티를 사서 먹어봤는데 고작 1,500원에 이만큼 피로를 씻을 수 있다는 게

놀라울 정도의 가성비였다. 어쨌든 오후부터는 양수기를 가지고 다시 양수 작업 시작.

한창 양수하고 있는데 갑자기 소나기인 줄 알았던 빗줄기가 거세지기 시작했다. 그후 전화가 와서는

비가 오는데 물을 없애는 일은 무의미하니까 비가 아랫층으로 떨어지지 않게 방수 작업에 더 집중을

하라고 하더라. 옥상쯤에 올라가보니깐 가관이라 시멘트 포대 2개를 들고 올라와서 빗물이 떨어지는

긴급 조치했다. 덕분에 전신이 완전히 젖어버렸다.

이후에는 7층부터 내려오면서 빗물이 방안으로 들이치지 않도록 창문을 닫으면서 걸어내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