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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iary/▶ 근무 일지

202020904 일용직 현장 노가다 근무 일지

by 레블리첸 2020. 9. 4.

 

 

 

 

응애 나 애기 노가다꾼!

 

 

 

개학해서 정신없이 바쁠 줄 알았는데 아직은 수업 첫주라서 강의 개관만 이어져 여유로웠고 그 덕분에

아주 눈에 띄게 정신이 피로해져서 바로 노가다 일정을 잡았다. 지난 1학기의 수업 내용을 복습하면서

시간을 써도 됐었지만 지금의 정신 상태로는 무리라고 생각이 들었다. 추격전 때문일까. 추격전이라는

것이 무엇인지는 다음에 글을 쓰도록 하겠다.

 

 

 

 

 

 

 

그러고보니 잠을 제대로 못잤군. 전날 오후 4시에 낮잠 자려고 누웠다가 오후 9시에 깼으니 당연히

그럴만도 하다. 어쨌든 수면 시간이 부족하진 않았을듯. 태풍 마이삭이 이빨을 드러낸 뒤로 한바탕

비를 쏟더니 여름의 기세가 한풀 꺾여 새벽 지하철 승강장 내부에는 냉기마저 돌고 있다.

오늘은 반가운 면면들이 많이 보이는군. 무엇을 할까 했는데 양수하는 작업에 불려갔다. 지난 번에

같이 일했었던 장발 반장님 포함 4인1조로 1동 345라인 8층부터 13층까지 맡았는데 올라가보니까

물의 양이 많아서 다시 양수기 가지러 내려갔다 왔더니 이번엔 전기가 안 들어오는 게 뒤늦게 확인

되어 전기선을 가지러 오는 등 우여곡절이 많았다.

 

 

 

 

 

게다가 매층 만수 상태라서 시간도 꽤 걸렸다. 아랫층부터 거슬러 올라가려는데 10층이 급하다는

전갈을 받고 올라가서 10층을 작업하다 점심 시간을 맞이했다.

점심에는 장발 반장님이랑 쉴 수 있는 곳을 찾아가서 쪽잠을 잤는데 기절해버렸다. 장발 반장님이

많이 피곤했었냐며 웃더라. 그럴만도 하지. 삽질을 제일 많이 했으니.

오후도 계속 양수. 그래도 새로운 양수기가 제대로 작동해줘서 시간이 많이 단축됐다. 아쉬운 것은

다른 두 분, 장발 반장님과 또 다른 반장님이 은근 일을 수동적으로 하셔서 내가 피곤했다. 어쩌면

똑같이 일당받는 주제에 능동적이고 효율적으로 움직이려는 내가 더 피곤한 타입인지도 모르겠다.

1동 345라인 작업이 얼추 끝나니 3시 30분이었고 은근 '8층이 미비한데 마저 끝내고 내려가실까요'

말했지만 민주주의에 따라서 어차피 오후동안 한 번도 안 쉬었으니깐 4시까지 푹 쉬고 내려가기로

결정됐다.

꽤 힘들었지만 역시 체력이 붙고 마음이 편해서인지 할만한 하루였다는 생각이 들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