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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iary/▶ 근무 일지

20200824 경비원 견학 근무 일지

by 레블리첸 2020. 8. 31.

 

 

 

우선 새벽 4시 40분에 출발했다. 오전 5시 30분쯤 근무지에 도착해서 전번초 근무자와 인수인계하는 것을

보았다. 어제가 일요일이라 분리수거 때문에 쓰레기가 많이 배출됐는데 불법폐기물 때문에 고생이 많으신

모양이다. 오전 6시가 채 되기도 전에 환복하고 야간에 켜둔 등을 끄기 위해 돌아다녔다. 별 건 아니었는데

이후 6시에는 정문 초소의 근무자가 식사를 하는 동안 대신 근무를 서주기도 했다.

7시 30분까지는 담당 구역을 순회하면서 쓰레기를 줍고 분리수거장을 정비하는 것을 견습했다. 뭐 특별히

어려운 일은 없었는데 아파트 단지 내의 철부지들이 공원의 깊숙한 위치까지 쓰레기들을 던져놓은 것들을

회수하여 처치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는 것을 보니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이후 함께 조식을 먹었는데 식사가 끝나자마자 쓰레기 수거 차량이 들어와서 급하게 나가야만 했다.

종이만 수거해가는 업체인데 큰 집게가 한웅큼씩 종이로 된 산을 꼬집어가면 그뒤 퍼트려진 잔해를

물삽으로 긁어서 가져가기 편하게 모아주는 것을 반복한다. 어려운 일은 없었다.

담당 구역 작업이 끝나니 10시 30분 정도가 됐고 이제 근처의 다른 초소 작업을 도와주러 가야 했다.

아주 부담이 갈 정도의 노동 업무는 아니었다.

 

 

 

 

다 끝나고 한숨 돌리는데 이번엔 한군데 모아둔 나뭇가지들을 정리하는 일을 하게 됐다. 그뒤에는

그새 유기하고 도망친 분리수거 잔해들을 정리했다. 그랬더니 11시더군.. 간식으로 가래떡도 먹음.

일이 한가한듯 하면서도 바쁘다. 아파트 세대 내 타일 시공 일정이 있어 공인된 시공인지 확인하기

위해 세대를 방문하기도 했고 군것질을 제법 많이 했다. 와이파이가 없어서 틈틈히 시간이 빌 때면

할 일이 없는 게 안타까웠다.

 

 

 

 

 

 

 

 

종이 수거에 이어서 곧 캔, 플라스틱, 스티로폼 수거 차량이 방문했고 모든 분리수거 일정이 마무리되어

이제는 느긋하게 점심으로 칼국수를 끓여먹기로 했다. 그런데 식사를 시작하려는 찰나 인수자가 갑자기

중앙으로 불려갔고 곧 관리비 내역서를 한아름 가지고 돌아오더라. 일단 점심 다 먹은 다음에 각각 동과

층 순서대로 분류 작업을 했다. 이후 먼저 퇴근했다. 소장님이 고생했다며 아이스크림 사주셨다.

○ 후기

아무래도 60대 노인분들이 주로 배치되는 일이니만큼 노가다에 비교해서 육체적으로 고된 업무는 없다.

굉장히 시간적 여유가 많을 것 같았지만 주민들이 '경비원이 놀면서 돈 받는 것을 아니꼽게 보기 때문에'

중앙으로부터 끊임없이 각종 업무 지시가 하달된다. 물론 그런 자잘한 업무들 역시 어려운 일은 아니라

금방 끝나긴 하고 체력도 크게 소모되지 않지만 빈도가 높아질수록 피로는 계속 누적된다.

보수는 24시간 당직 근무에 10만원 정도를 받는다고 한다. 따지고 보면 일용직 현장 근무가 8시간동안

조금 고생해서 10만원 받는 것을 생각하면 그렇게 보수가 높은 편은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몸이 편해서

지속성은 높다. 공사현장 일용직이 주휴수당 등등의 이유로 일주일에 4번밖에 못나가고 체력의 소모가

극심해서 부담이 큰 반면 경비원 근무는 징검다리식으로 출근하여 결과적으로 출근일수는 모자라지만

끊임없이 할 수 있고 충분히 부업이 가능할 정도로 여유가 있다는 점에서 가산점 요소가 많다.

업체마다 환경 차이는 있겠지만 초소에 앉아서 여름에는 선풍기 바람을 쐬고 겨울에는 난방 쬔다는 게

얼마나 큰 혜택인가. 게다가 혼자 일하는 거라 동료 때문에 스트레스 받을 일도 없고 말이다. 방학일 때

한번 해볼만 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