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이 엄청 바쁜 건 아닌데 정신 없었다. 일찌감치 쉬엄쉬엄 끝낼 수 있을 거라 생각했었는데 고객사에서
뜬금없이 요청을 추가해버렸기 때문이다. 일정은 그대로이고 문서는 초안을 기준으로 설계가 되어 있는
상태에서 갑자기 검증 대상 동작이 늘어버리면 문서도 골격을 바꿔야하고 더욱 빠듯해지잖아. 처음부터
제대로 가능성을 고려되지 않았던 게 문제이다. 우리가 잘못한 건 아니고.
어쨌든 탈도 많고 말도 많았지만 하루는 무사히 잘 넘겼다. 다행히 내일도 무난하게 잘 마무리가 될 것만
같다. 잠시 같은 부서내의 별동대가 업무를 중단하고 함께 일하게 됐다. 고객사가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고 싶어하는 모양이군.
퇴근 후에는 늘상 그렇듯 청소하고 빨래했다. 빨래 널다가 실수로 갤럭시S24 Ultra 떨어뜨렸는데
액정 보호필름이 깨졌다. 참으로 빡치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곧바로 보호필름 부착 가게에 가고
싶었지만 그러기에는 시간이 너무 늦었다. 내일 퇴근하면 들러야겠네. 애초에 갤럭시 S24U가 꽤
무거운 탓이 크다. 아무튼 내 잘못 아님.
한편 자동 만보기 기계가 도착했다. 나름대로 기대를 했건만 걸음 수가 집계가 안 되더라. 조정이
필요한 거 같은데 나사를 풀 수 있는 드라이버가 동봉되어 있지 않아서 조정할 수 없었다. 일단은
집에 드라이버가 있으니 챙겨봐야지. 잊지 않고 챙겨두었다.
부디 한가해졌으면 좋겠군. 적어도 지금 하고 있는 특수 테스트가 마무리되면 다시 한가해지겠지.
계약 연장이고 뭐고 그냥 빨리 이 프로젝트가 끝나기만을 바랄 뿐이다. 게임QA 서브 리더 경험을
해보고 싶다. 리딩은 조금 부담스럽다. 빌어먹을 왜 회사에서 내가 일 잘한다는 소문이 퍼져버린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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