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름대로 계획은 있었다. 마침 관리자도 연차이고 해야 할 일은 그다지 어렵지 않았으니 오래간만에 여유를
즐겨보려고 했었다. 팀원들에게는 적절한 임무를 배분했었고 후다닥 내가 작성해야 하는 보고서도 끝마쳤다.
팀원이 임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고 그중 부사수는 어쩐지 다른 업무에 꽂혀서 거기에만 몰두하는 등 좀
상당히 삐걱대긴 했지만 그다지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부분이었다.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으면 다가가
도와주면 되고 부사수가 하고 있는 업무는 살짝 본업에서 떨어져 있기는 하지만 멀리 보았을 때에는 분명히
필요한 작업이기도 했거든.
다만 모든 문제는 고객사가 항상 새로운 일감을 찾아오면서 발생한다. 우선 계속해서 던져주는 이슈의 수정
확인 요청. 가끔씩은 고객사에서 우리가 엄청나게 다수이거나 업무의 처리가 말도 안 되게 빠르거나 대단한
숙련자라고 착각하고 있는 게 아닐까 싶다. 물론 나는 이 프로젝트를 2년 가까이 담당하고 있으니 숙련자가
맞지만. 팀장이자 프로젝트 담당자로서 본사 내부에서 다양한 보고와 인원 관리를 담당해야 하므로 완전히
업무에 집중할 수가 없다. 장치 보고, 주간 보고, 일일 업무 보고, 고객사 소통한 내용 정리, 임무 배분 등등
단순 업무만을 할 수 없다고. 그리고 부사수는 계약직에다가 업무에 그다지 열정이 없다. 그럭저럭 도움이
되는 팀원은 바로 지난달에 대학 졸업한 인턴이고 같이 제대로 일하게 된지는 3개월밖에 지나지 않았다.
정규 업무가 한창 진행 중이고 심지어 직원들의 업무 교육까지 해야 하는 와중에 업무적으로는 썩 도움이
되지 않는 부사수를 두고 혼자서 이슈 수정 확인과 문서 정리를 하고 있는데 여기에다가 일감을 던져주면
도대체 어떻게 다 소화해내라는 것인지 모르겠다. 어차피 다음달이 되면 나는 이 프로젝트에서 난 작별을
하니까 더 이상 골치 아플 일은 없을 테지만 말이다. 불안하게도 고객사에서는 업무 인수인계가 준비되고
있다는 사실을 완전히 알고 있지 않은 눈치이다. 뭐, Test Leader부터 휘하의 Test Engineer들이 전부
숙련되지 않아 경험이 없는 인원들이라 나도 그후의 미래는 그다지 떠올리고 싶지도 않다. 수조를 옮길
때 마중물을 대는 것처럼 순차적으로 인원 교체가 진행되어야 하는 건데 이렇게 갑자기 처리한다니 나도
어이가 없긴 해. 상부의 지침이니 어쩔 수 없겠다만.
어쨌든 새로운 결제 테스트가 진행되어야 한다. 대충 완료하려면 2,300달러 정도가 필요하다. 한화로
300만원 정도인가. 별로 타이밍이 좋지 않았다. 지금 들고 있지만 아무런 의미 없는 청약 저축 해지해
버리고 이 돈으로 검증해버린 다음 예금이나 추가로 개설하고 싶구만. 내일 관리자와 상의를 해야겠다.
어찌 될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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