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원에서 한바탕 사건이 있었다. 옥상이 시끄러운 것 같길래 올라가봤더니 할아범이랑 원장님이
실랑이를 하고 있더군. 두분 다 자존심이 있어서 말 한마디 안 지려고 하고 서로 말꼬투리만 잡으며
무의미하게 언성만 높이고 있었는데 보아하니 원장님은 이미 술을 거나하게 드신 모양이었다. 자초
지종까지는 아니지만 간단한 맥락을 들어보니 상대편 할아버지는 상습적으로 새벽 4시마다 괴상한
시 한구절을 문자로 전송하고 술을 마시면 정상적 사고가 불가능하게 되는 정황으로 보인다. 아마도
원장님은 이러한 행태에 더이상 참을 수 없다고 생각되어 따지다가 말싸움으로 번졌겠지.
상대가 이상 행동을 보였다면 그 즉시 정신병원에 신고해 내쫓을 수 있었으련만 안타깝게도 원장님
역시 취기에 맨정신이 아닌지라 횡설수설하고 금방 화를 내서 논리적이지 못했다. 골칫거리를 치울
좋은 기회를 술 탓에 놓친 셈이라고 볼 수 있겠다.
친구가 순살 고등어를 대량으로 구매해서 나누어 주었기에 먹었는데 나름 짭조름해서 맛은 있었다.
끝맛이 너무 비려서 식사 마치고 3시간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뱃속에서 비린내가 올라오는 듯한 게
문제지만 껍질 누가 먹냐고 오히려 타박을 하더라.
내일은 원래 무난하게 지나갈 법도 한 하루인데 갑자기 인원 한명이 은행 업무 때문에 급하게 연차
써도 되냐고 부탁해서 어쩔 수 없이 허했다. 내일 오후에 2명 빈 상태로 일하게 되니 조금 난감하다.
제기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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