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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iary/▶ 근무 일지

20200925일용직 현장 노가다 근무 일지

by 레블리첸 2020. 9. 27.

 

 

기묘한 알람이군 싶더라니 5시 30분이 넘도록 출근 문자를 보내질 않아 사무소에서 출근 확인 전화를

걸었던 거였다. 출발해보니 평상시보다 20분이 더 늦은 상태라 많이 후달렸다. 나름대로 알람 잘 듣고

깨는 편이라 생각했건만 무려 6회에 걸친 모든 알람을 못들었을 정도로 푹 잠들었던 거다.

어제 겨우 일본어 중급2 과목 필기를 마치고 덕분에 주말엔 겨우 여가시간이란 것을 가질 수 있게 되어

방심한 탓일까. 지하철로 이동하는 내내 지금쯤 도착한다면 과연 조식을 먹는 게 가능할까 거정이 됐다.

결코 맛있는 식단은 아니었는데도 못먹게 된다니 아쉽더라.

다행히 지하철을 놓치지 않고 제때 갈아타서 도착하니 꽤 아슬아슬하게 밥 먹을 수 있는 시간이 있었다.

사람이란 게 참 간사한 것이, 그렇게도 먹고 싶었던 조식을 막상 먹을 수 있게 되니 감사한 마음도 죄다

사라지더라.

 

 

 

 

 

이번에는 예인이라고 해서 다른 업체에 팔려갔다. 그나마 다행이라는 점은 같이 간 2명이 우리

사무소에서는 일을 잘하고 융통성도 있는 분들이라서 마음이 한결 편했다. 언제나 다른 업체에

끌려가면 고생만 했기에 걱정을 했는데 아직 공사가 다 완료되지 않은 층에 올라가서 핀이라는

것을 줍는 일을 했다. '핀'이 무엇인지는 지난 일기 중에 소개된 바가 있다.

쭈구려앉은 채 바닥에 떨어져있는 핀 같은 고철 등을 손으로 주워서 마대에 담고 훗날 내리기에

용이하도록 호이스트 입구측에다 묶어서 두는 게 주어진 임무였다.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대신

허리가 좀 아파서 먼 옛날 학교 지각해서 벌로 운동장 오리걸음할 때가 생각났다.

 

 

 

일을 꽤 빨리 하고 다들 군인 정신으로 업무에 임해서 인솔 반장님이 이동할 땐 반경 20m를 벗어나지

않고 '모여라'고 하면 모여있고 '대기하라'면 그 자리에서 벗어나지 않고 명령에 복종하니 반장도 제법

흡족해한 모양이다. 원래 사람이 다 조직의 장이 된 듯한 기분에 쉽게 도취되듯, 그래선지 휴게시간을

많이 주기도 했다. 아니면 흡연자가 많아서일지도.

오후부터는 예전처럼 철근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장소에서 가볍게 청소를 했다. 마찬가지로 어렵거나

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동하다가 10만원짜리 안전화 ZB-207의 다이얼이 철근에 걸려서 뜯어져버리는

대참사가 벌어져 눈앞이 아득해졌었다. 다행히도 다시 끼워맞추니 고쳐졌다.

 

 

 

 

청소를 마치고서는 다시 옥상으로 이동해서 핀 줍기를 이어갔다. 15시에 가볍게 빵이랑

음료로 새참을 먹고 15시 20분부터 시작해서 15시 55분 정도에 마무리하고 퇴근했는데

체력적으로 큰 무리는 없었고 용역들과 손발이 잘 맞고 의기투합이 잘 되어 아주 좋았다.

나쁘지 않은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