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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iary/▶ 아무 얘기

2020 추Suck

by 레블리첸 2020. 10. 3.

 

 

 

다들 추석 잘 보냈을까. 난 그다지 잘 지내고 있지 않다. 회사를 다닐 땐 하루하루가 너무나도 소중했던

장기간의 휴일이 일을 그만두고 하루하루 벌어먹고 사는 빌어먹을 인생에서는 계획들이 틀어막혀버려

답답해서 울화통이 치미는 나날로 바뀌었다. 은행이 업무를 하지 않아서 적금 통장에 자동이체 돼야 할

돈이 안 빠져나가는데 어떤 설정이 잘못된 것인지 납입 횟수는 제대로 인정이 되는 건지 불안할 뿐이고

대학 조별과제 조원들은 전부 추석이라 가족행사 때문에 바쁘다며 연락이 두절됐고 이는 봉사활동하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사무소를 통해 추석에도 일거리가 있다고 들었기 때문에 두 발 쭉 뻗고 누워 쉬다가 일감 받고 출근이나

해야겠다 생각했는데 추석 당일이 되자마자 일이 없다고 일방적으로 통보를 받았다. 미리미리 일거리를

찾아두었으면 좋았을 것을 지나치게 안이하게 여기고 있었던 것이다. 과제는 진행되지 않으며 일할 것도

없고 대학교는 비대면 강의의 연속이라 구태여 시간을 쏟을 필요도 없이 졸업만 기다리면 되는 상황이라

결국 당장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침대에 누워있는 것뿐.

오죽 심심했으면 옛날에 설치해서 재미만 쪽쪽 빨다가 버린 '듀얼링크스'를 재설치해서 하고 있을 정도다.

모든 자격증 시험은 연기되었고 그나마도 시행되는 것들은 시험 좌석 부족으로 수용 인원이 부족해 결국

무지막지한 경쟁률을 만들었고 당연히 그 벽을 뚫지 못했다. 가만히 앉아서 결실을 못맺을 자격증에다가

시간을 투자하고 있는 건 성미에 맞지 않아 관두었다.

단언컨대 최악의 추석이다. 멍하니 앉아서 천천히 수렁의 밑으로 가라앉는 자신을 바라보고만 있는 것은

고문이다. 해야하는 일이 산더미인데 무엇 하나 원대로 진행할 수가 없고 점검해야 하는 작업이 수십갠데

원래대로 돌아가는 것이 없으니 지옥이다.

그나마 일요일에 재택근무 일일 알바를 하나 잡았으니 망정이지. 진심으로 할 것도 없는데 그동안 안 쓰던

글이나 써볼까 생각이 들더라. 차회에 장기 휴일을 맞이하게 될 땐 미리미리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놔둬야

겠다는 뼈 아픈 교훈을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