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후 13시에 기상해서 토질역학2 과제랑 일본어중급2 과제를 하고 하천설계와 기초공학
과제 준비를 마쳤다. 21시에 누웠는데 잠이 안 와서 카드 게임이나 했더니 어느덧 시계가 새벽
4시를 가리키고 있길래 망했음을 순응하고 곧바로 일어났다. 사진을 보면 알 수 있듯 무척이나
피곤해보인다. 그런데 왜 잠이 안 오지? 생각해보니 지난 근무에 신규자 중에 한분이 사주셨던
커피의 영향인 것 같다. 젠장..
제길 이어폰 분실해서 음악 안 들으며 가려니 고역이 따로 없군. 어쨌든 도착해서 혹시 싶은 곳을
찾아가보니 이미 시멘트가 부어져 있거나 말끔히 청소가 끝나있어 회수가 불가능한 것으로 보여
그냥 포기하고 빨리 A/S를 청구했다.
오늘은 고반장님과 4인 1조로 일하게 됐다. 걱정되는구만. 옥상에 올라가서 이음새에 청테이프를
붙이는 작업과 호이스트 연장에 필요한 밑작업을 오전 내내 했다. 그럭저럭 할만 했지만 손가락을
베여서 순식간에 저기압이 됐다.
당신은_목숨을_잃을수도_이따_.jpg
오전이 끝나고 일단 중식. 지하 휴게소에 가서 한숨 잤다. 좀 추웠고 전화가 자주 오거나 해서
자주 깼지만 잘 쉬긴 했다. 오후부터는 쁘레카를 이용해 시멘트를 부수는 일을 하게 되었는데
같이 일하는 다른 2명이 베테랑급이라 난 조공만 하면 됐어서 골치 아픈 일은 없었다.
많이 지쳤지만 버틸만 했다. 다만 빡센 오전 일 끝나고 반장님이 믹스커피를 주셔서 마셨으니
제대로 잠을 잘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끝날 무렵에는 엄지 손가락에 눈에 겨우 보일만한 자그마한 쇳조각이 박혀서 제거한다고 조금
애를 먹었다. 어쨌든 빼내긴 했으니 다행. 베인 상처도 거의 아물어서 나쁘지 않은 하루가 됐다.
끝나서 창고 가니 창고 정리를 도와야해서 좀 퇴근이 늦어진 건 안 비밀.
퇴근길에 목소리로 구걸하는 거지를 보았다. 지하철 입구에서 나처럼 일 끝나고 터덜터덜
걸어내려오는 사람들을 향해 넙죽 엎드리며 제발 2천원만 도와주세요 읍소하더라. 만약에
거짓부렁이었더라도 충분히 지갑을 열어줄 수 있지만 요즘 세상에 누가 현금을 쓰나.
용역들도 온라인 이체로 일당을 받는 시대라 일행 중에 아무도 현금은 커녕 지갑도 가지고
있지 않아서 다들 당혹스러워하며 지나쳤다. 2천원이 교통비인지 아니면 수금 목적인지는
모르겠지만 나이도 충분히 젊어보이는 사람이 그저 길바닥에 엎드려 하루를 빌어먹으면서
사는 꼴이, 과연 종일 땀흘려 노동하여 일당을 번 근로자의 눈에 곱게 비칠까? 최소한 돈을
받으면 어디에 쓸 것인지 분명한 사용처라도 밝혀두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
구걸에 실패하고 억하심정으로 자기보다 약한 행인을 해코지할 것이 조금은 염려되었지만
그렇다고 경찰에 신고할 순 없었다. 그것이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어쨌든 돌아와서 씻고 보니 오른쪽 무릎 옆으로 길게 철근에 베인 상처가 있어서 더 열받는
하루였다. 젠장 너무 다쳤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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