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보면 지난주에 쉬지 못했지. 지지난주에도 그러했고. 날도 추워서 움직이기 싫어지니 이번주는 온전히
집에서 휴식에 전념하고 싶었다. 오후 14시에 학원에 가야 하는 일정이 있지만 이것도 내 배덕감을 끌어올릴
요소로 삼기로 했다. 원래 단순히 집에서 쉬는 것보다 학원이든 학교든 수업을 째고 쉴 때 효율이 상승하니까.
간만에 맥주를 몇개 사서 저녁에 마셨다. 예산 사과 하이볼, 생 라임 맥주. 그리고 할인 구색을 맞추기 위해서
대충 집어온 거 하나에 안주로 먹을 과자 하나.
맥주를 대용량으로 2개나 마셨는데 도수가 4.5%밖에 되지 않아서 그런지 정신이 몽롱하지는 않았다. 혹시
생라임 맥주 맛이 매우 실망스러웠기 때문에 아쉬움이 남은 탓일지도. 남은 맥주 1개까지 전부 마실까 살짝
고민했지만 왠지 그랬다가는 일요일을 망칠듯하여 말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잘한 일이야.
진짜 연말이다. 연말다운 행동은 그다지 하지 못했고 그런 분위기도 별로 느끼지 못했지만 마음은 이제 조금
쉬어도 되지 않겠냐며 정신을 설득한다. 오래간만에 그 꾐에 넘어가주기로 했다. 아니면 이미 예전부터 그런
꼬임에 넘어갔었던 걸지 몰라도 오늘은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합의를 진행한 셈이네.
생각해보면 일모도원인데 지는 저녁놀이 아름다워서 잠시간 발길을 멈추고 경치를 즐기고 있는 모양새이다.
날은 저물고 있고 갈길은 멀지만 그렇다고 해서 시간과 적에게 쫓기는 것은 아니니 쉴 땐 쉬어도 되지. 없는
적을 만들고 조바심을 내봤자 발이 엉켜 넘어지게 될뿐이다.
쉴 것이라고 말은 했지만 실상은 보고서의 자동화를 대대적으로 진행하고자 한다. 일단은 한주간 잘 사용한
침낭을 세탁기에 돌린 다음 널어두었고 점심으로는 이웃에게 받은 라면과 어제 사두었던 과자 하나로 대충
처리했다. 이제 작업을 시작해볼까 했는데 친구가 뜬금없이 맥도날드 햄버거 단품 하나와 바나나 한송이를
가져다 주었다. 웬것이냐 물었지만 별말이 없더라고. 의도와 의미를 알 수 없는 사건에는 더 이상 신경따위
기울이지 않는 것이 철칙이다. 단순히 호의라면 고마운 일이다. 그런데 그럴 녀석이 아닌데.
시간의 틈새를 어떻게 메우면 좋을지 고민하는 것도 좋지. 특히 요즘은 부쩍 로봇청소기를 반려 가전으로
삼을까 고민하고 있다. 청소를 매일 하고 싶은데 매일 청소하면 귀찮으니까. 한편으로 기왕에 구매한다면
효율을 최고로 높이기 위해 청소기가 구석구석까지 일을 할 수 있도록 바닥에 활로를 만들어 줄 필요성을
느꼈다. 그러려면 휴지통을 띄워두고 통행을 막을만한 것을 치워야겠지. 하지만 냉장고와 짐을 보관하는
끌차는 어쩔 수 없고. 지금 쓰고 있는 침대의자도 1월이 되면 갈아치울 생각이다. 12월에는 조금 지출이
많았거든.
잡담은 여기까지 하고. 이제 느긋하게 보고서 자동화를 진행해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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