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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iary/▶ 근무 일지

20201106 일용직 현장 노가다 근무 일지(에폭시 보조2)

by 레블리첸 2020. 11. 14.

 

 

 

 

 

어제 일이 끝나고 저녁 먹은 후에 곯아떨어졌다가 눈 떠보니 오후 10시인즉 약 4시간 정도 숙면을 취했었고

이후 밀려있는 대학교 과제를 끝내고 나니 새벽 2시였고 자려고 했지만 커피를 마신 덕분에 잠이 안 오길래

그냥 밤을 샜다. 힘들 줄 알았는데 버틸만 하구만.

밀린 포스팅도 빨리 처리해야 하는데 말야. 기껏 6시 35분쯤 도착했건만 아무도 없어서 뭘까 싶었더니 아침

조회는 오전 7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한다고 한다. 이럴 거면 왜 50분까지 오라고 한 거지.

어쨌든 오늘도 어제에 이어서 에폭시 도포 작업을 하게 되었다. 절차는 지난 번과 똑같았다. '프라이멀'이라

불리는 찐득거리는 액체를 바닥에 뿌리고 밀대로 넓게 펼치면 롤러를 가지고 위를 문대어 넓게 도포하고서

이제 '프라이멀'과 '돌가루를 섞어서 '규사'를 만들면 이것을 통에 담는다. 이것들을 끌차에 실어다 가져오면

'박스'라고 불리는 라인기에 붓고 지금까지 에폭시를 도포한 구역을 예쁘게 포장한다.

'박스'가 무게가 상당하고 운전자는 방향 조정과 전체적인 그림을 봐야하고 보조 운전자는 추진력을 주면서

적당히 무게를 실어서 너무 두껍지 않게 깔아줘야 하므로 두 명이 달라붙게 된다. 나는 '보조 운전자'를 했다.

제대로 한 건지 모르겠다. 운전을 담당한 직원분이 과묵한 스타일이라서 딱히 피드백을 주지도 않고 말이다.

스스로 잘 하고 있는 건가 싶을 땐 아예 머리를 비우고 '어차피 나는 일용직'이란 마인드를 가지면 좀 편하다.

여튼 오늘도 점심 식사를 차라리 늦게 하고 일을 빨리 끝내기로 했다.

 

 

 

 

도포를 마치고 바닥에 떨어지거나 통, 구루마, 배합기 등등에 붙어있는 규사들을 조각칼 같은 것으로

제거해주다가 시간이 너무 늦어져서 일단은 점심을 먹고 돌아왔는데 지하 2층의 수도관이 터진 탓에

아주 물바다가 됐더라. 작업 장소인 지하 5층으로 내려가보니 물이 새고 있었다.

방수 액체를 뿌려놨으니 일단은 괜찮겠지.

 

 

 

보내주나 싶었는데 그렇지 않았다. 지하 4층에 올라가라 길래 무얼 하나 싶었는데 바닥에 에폭시를

도포하기 전에 바닥을 한번 깔끔하게 정리를 해야 하는 듯하다. 망치로 바닥의 모난 부분을 쳐서 다

부수고 전체적으로 싹 먼지를 청소했다. 처음으로 엄청 큰 대형 청소기를 쓰게 됐다. 쓴다라고 하긴

뭐하군. 대형 청소기는 흡입하는 기기 및 먼지를 모으는 저장고가 세트로 묶여있었는데 따라다니며

대형 저장고를 끌어 멀리 떨어지지 않도록 보조해주는 일을 했고 어려운 일은 아니었는데 무거워서

꽤 힘들었다.

그래도 15시 30분에는 퇴근을 시켜주었다. 오랜만에 먼지 투성이가 되어서 퇴근했다. 11월 7일이랑

8일에는 무엇을 했더라. 간만에 푹 쉬었던가. 역시 일기를 쓰지 않으면 기억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