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조금 걱정. 나와보니 괜찮네. 어제 용무 마치고 16시 30분부터 20시까지 잤는데 그 때문인지
이후로 그냥 밤새고 출근했다. 도대체 무슨 일인지 잠이 안 온다. 생활 패턴 문제겠지. 지금으로서는
그런 사소한 문제보다 상당히 단축된 스마트폰 배터리가 더 신경이 쓰인다. 젠장 코에 여드름까지.
지난 번 근무 때 화목장 자재 정리하면서 바닥을 포복하는 등의 퍼포먼스를 보여줬더니 별명이
에이스가 되었다. 첫 근무 투입 때 같이 온 신입 근무자가 개판을 친 덕분에 이번에 들어온 신입
상태가 별로 안 좋더라는 이미지가 덩달아 붙어 내내 꼬리표로 붙었던 것을 생각하면 괄목할만
하다.
군대도 아니고 굳이 이렇게까지 이미지 쇄신을 해야 하나 싶지만서도 워낙에 공사 초기 때부터
막바지인 지금까지 쉬지 않고 출근해온 15명의 카르텔에 밉보이지 않기 위해선 별 수 없나보다.
기라면 기어야지.
오늘도 갈탄 작업인가 했는데 이번엔 2인 1조로 눈삽 들고 청소를 하게 됐다. 옥상 외벽에 난간처럼 설치된
공간이 있는데 이곳에 떨어진 고철이나 돌덩어리 등 각종 쓰레기를 긁어 모아서 건물의 내부로 뿌려주거나
마대에 담아 항공마대로 버리는 일이었다.
날이 따뜻해서 나름 할만 했지만 처음 보는 반장님과 낯선 작업이라 긴장해서 피로가 누적되고 사진을 찍을
여유도 느끼지 못했다. 그래도 반장님이 작업을 느긋하게 하시는 분이라 널널해서 좋았긴 했다.
벌써 끝났나 싶을 정도로 빨리 내려가는데 감시단과 마주쳤고 알고 보니 1개층이 아니라 총 3개층의 난간을
청소해야 한다는 사실을 들어서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또 다시 가서 작업했고 2명을 추가 지원 요청을 했다.
10시쯤 되어 2개층 째의 청소가 거의 끝나간다. 날이 덥다. 중간에 중간 책임자가 오더니 승강기 위치에서도
청소를 해달라고 하더라. 10시 40분에 3번째 층 난간 청소중이니 대충 일 견적 나오지 않나.
결국 난간 청소 끝나고 옥상 올라가서 청소하니 11시 20분. 젠장 밥 늦게 먹으니 신난다. 그래도 내가 의외로
고소 공포증이 없다는 걸 알게 되서 의미있긴 했다.
오후는 갈탄. 차라리 마음이 가볍다. 근데 피곤해서 몸은 무겁다. 인원이 별로 없는데 양이 많아서 혼자
난로 10개 이상 옮기고 쌓아뒀다. 죽을 맛이더라고. 게다가 기온이 미쳤는지 영상 7도인데 두껍게 입어
땀을 뻘뻘 흘리며 일했다. 근데도 아직 14시 반이라니.
쉬다가 천반장님이 환호성을 질렀다. LH 임대 주택 청약에 당첨되었다더라. 다들 진심으로 축하해줬다.
경사로군.
그나저나 막판에 좀 힘들었다. 열풍기랑 난로를 들고 많이 돌아다녔던 것 같다. 그래도 오전보다는 낫군.
비가 오기 시작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비 맞으며 일해서 엿같았다. 비 때문인가 탈의실 인파도 많았고
지문 인식기 앞에 줄도 길어서 짜증이 났다. 집에 와보니 헤드 랜턴도 사라졌다. 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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